시어머님을 모시고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시댁동네를 빠져나와 도로가 휘어지는 넓은 곳이 나오자
뒷자리에 앉은 시어머님이 돌아가신 시아버님 이야기를 했다 이 동네는 각천마을인데
어느 해 추운 겨울날 한줌도 안되는 도라지인가 고사리인가를
장에 내다 팔려고 시아버님이 운전하는 오토바이를 타고
두 분이 장에 가시는 길이었다 도로가 얼어있었는지
커브길에서 오토바이가 크게 미끄러졌다
그날 아버님도 어머님도 많이 다치셨는데
아버님은 팔에서 피가 났다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아버님은
자신이 다친것은 전혀 개의 바닥에 넘어져있는
아내에게 뛰어와 평소에 관절이 좋지않고
허리 수술을 두번이나 한 아내가 다치지 않았는지
살폈다 이 부분에서 어머님이 울먹이셨다
어머님이 가지고 있던 보자기를 찢어
피가 나는 아버님의 팔을 보자기로 묶었다 그러고도
두 분은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장으로 가서 일을 보셨다
그 이야기를 하는 어머님의 목소리가 젖어있었다
자기는 팔에 피가 철철 나면서
그저 내 걱정을 하며 연방 괜찮냐고 했지
그거 한줌 내다 팔려고 나가서
나도 울었다
아버님은 돌아가셨다
각천마을 그 휘어진 길을 지날때마다
어머님은 남편의 그 사랑을 기억했다
각천마을 휘어진 길에 떠나간 남편의 사랑이
남아 있었다
나는 집에 와서 이 글을 써서 남편에게 보여주었다
부부2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