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그런 따뜻한 정서를 어색해해요
뭔가 좀 감동적인 서사.. 이런류 장면이 티비에서 나오면 보기 힘들어하구요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아이한테 예쁜말이나 표현, 뉘앙스 그런거 너무 안해서
제가 늘 속상하고 또 저도 왠지 같이 상처 받는 듯 이입 되기도 했어요
신생아 때도 퇴근하고 오면 아이부터 보통 찾고 보고 그러잖아요?
남편은 전혀 그렇지 않더라구요. 그 때 얼마나 제가 우울함이 깊어지던지..
(이입 하는건 제가 계속 마인드 컨트롤하고 노력해요ㅠ)
아이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서류를 보내주셨는데
반 친구들과 선생님이 인터뷰한 내용이 적혀있는 서류인데요 (2학기 면담 참고용 자료)
눈에 띄는게
우리 아빠는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나요? 질문에
아이가 안하는 것 같다라고 대답을 했더라구요 ;;;;
이거보자마자 제 마음이 ㅠㅠㅠ
남편이 아이랑 몸으로 놀아주는거 거의 없어요
몸으로 놀아주기는 제가 아주 온 힘 끌어다가 해주네요
그만큼 아이도 저랑 노는걸 재밌어하고..아빠한테는 벌써 기대감을 접은 듯 해요
침대에 누워서 늘 폰만 집중하고 있고 애는 중간 중간 아빠를 찾아가는데
그냥 잠깐 아이한테 장난치듯이 몇 분 그러는게 다에요
옛날 아빠 마인드처럼 외출하거나 어디 가서 돈 쓰면
그게 아빠 노릇 한 거라는 생각을 하는 듯 해요
아빠와의 관계가 돈독하고 그런 아들이 사회성도 자존감도 높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 보면 아빠하고 그런 시간이 부족해서 걱정이 좀 되네요
아빠랑 아이 둘만 있을 때 아이한테 어떻게 하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네요
(둘만 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필요한 거 같아서 주말에 어쩌다
둘만 나가곤 있어요)
의외로 둘만 있으면 아들도 더 아빠한테 의지하고 아빠도 더 잘 케어하는지..??
셋이 있을 때는 남편이 늘 아이 부족한 점을 캐치해서 말하고 그렇거든요
아님 약간 놀리듯이 아이 자극하기도 하구요
인정, 칭찬, 격려 이런류의 얘기를 안하구요
본인이 그런 경험이 부족해서인거 같아서
제가 남편한테 인정, 칭찬, 고마운 표현을 사소하게라도 일부러라도
많이 하려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
그렇게 표현해 줄 상황 자체도 사실 극도록 드물어서 ㅋㅋㅋ
쥐어짜며 해야하는데 참 웃프네요
남편이랑 이런 대화를 좀 편안하게 나누고 싶은데
남편이 워낙 애 같기도 하고...
남편이 좋아하는 거 먹을 때 한껏 기분이 좋은 상황에서
얘기를 나눠봐야 하려나요
제가 아빠, 아들에 대한 관계, 소통에 제가 너무 강박을 가지고 있는건가? 싶을 때도 있구요
엄마가 잘 케어하고 중간에서 아빠에게 직접적으로 듣지 못한는 얘기를 대변해서 해주고
그렇게라도 노력하면 그래도 괜찮을까요?
아직은 어려서 그런데,, 좀 크면서 아빠와 관계가 멀어지고 트러블 생길까봐
제가 좀 미리 걱정을 사서 하는 면도 있는거 같아요
평소 자녀에 대해 부담없이 편하게 두런두런 얘기 잘 나누는 가정
이런 가정이 너무 부럽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