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 마음 속에 독기를 빼고

.. 조회수 : 1,260
작성일 : 2024-10-13 12:54:19

절에 다녀왔습니다.

불교를 좋아는 하지만 저는 아직은 무신론자입니다.

 

불교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으나 도무지 모르겠고

요즘은 유튜브에서 스님의 방송을 듣고 있습니다.

이 스님은 현대판 원효대사인가 싶어요.

감사하며 잘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절에 가서 이틀을 자고 왔어요.

얼떨결에 저녁예불에 참여했는데 촛불만 켜놓고 스님의 목탁소리와 독경(염불?)을 들으니까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아

-내가 지금 감상에 빠지고 있다고 깨달으면서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사찰 안 여기저기를 마구 돌아다녔습니다.

혼자서도 돌아다니고, 옆방의 할머니와도 함께 다녔습니다.

산에 혼자 올라가도 무섭지 않았고

맨 얼굴에 가득 내리쬐는 햇빛도 좋았고

창호지 바른 문으로 들어오는 햇살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나뭇잎을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가장 좋았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혼자여서인지

옆방에 머물던 할머니와도 대화를 했고

일하시는 보살님들과도 대화를 할 수 있었어요.

짧은 시간 동안 그분들의 삶에 대해 듣기도 했습니다.

저는 친화력이 부족한

나이를 먹어도 아직도 새침하다는 말을 듣는 성격임에도 이번에는 사람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었어요.

 

모든 게 다 좋았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생각했습니다.

내 안의 독기가 조금은 빠졌구나..

 

분노나 원망의 감정이 특별히 있었던 건 아니지만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하는 그런 독기가 제 안에 가득차 있었나 봐요.

그래서 더 맑고 순하게 더 열심히 살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형태의 독기인가 ㅋㅋ

데리러 온 남편이 평소보다 더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주어진 오늘을 산다, 그뿐이다.

 

그렇게 살다가 다시 일상의 독기가 쌓이면

다시 그곳을 찾아갈 것입니다.

 

헐렁한 절복을 입고 햇빛과 바람을 쐬며

순한 절밥을 먹고

부처님 앞에 절을 하고

스님의 독경소리를 들으며 예불을 드리고

산속의 적막함에 잠이 들고

종소리와 함께 잠이 깨는 그곳에 가서 순해지고 싶습니다.

 

 

IP : 118.235.xxx.16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해피
    '24.10.13 1:38 PM (118.235.xxx.19)

    템플스테이 다녀오셨군요
    종교를 떠나서 템플은 힐링자체고 본인의 모습을 돌아보는 좋은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 2. 동감
    '24.10.13 1:50 PM (58.29.xxx.163)

    저는 새싹 돋아나는 봄에 제주 한달살기하면서 올레길을 전구간 걸었었는데 그 때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가족이 너무 그립고 지인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던, 모든 나쁜 감정들이 씻겨 나가는 그런 시간이었답니다. 그런데 또 시간이 지나니 그 감정들이 희미해지네요.

  • 3. ..
    '24.10.13 2:30 PM (116.88.xxx.40)

    저도 며칠전부터 하루 한 번 주님의 기도를 필사하고 짧은 묵상을 남겨요.
    마음의 디톡스가 필요한 시기같아서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4522 엄마 왜 우리집은 이런데 안가 왜 이런거 없어? 17 2024/10/13 4,963
1634521 정년이 앞부분을 못봐서 질문이요(스포) 3 솔잎향 2024/10/13 2,071
1634520 넷플 전란 너무하네요 5 강동원 2024/10/13 5,445
1634519 이마트 청계천점 주차장 잘 아시는 분 계실까요? 6 .. 2024/10/13 619
1634518 헐리웃배우들 집은 스케일이 넘사네요 5 제니퍼가너 2024/10/13 2,294
1634517 초6 아이가 그러는데요. ㅋㅋ 7 2024/10/13 2,541
1634516 누락되지않기 위해 출석합니다. 1 해피송 2024/10/13 517
1634515 순해보이면 함부로 한대요 18 .. 2024/10/13 6,534
1634514 이런 바보도 있습니다. 31 바보 2024/10/13 5,274
1634513 카드 만기되서 재갱신되면 비번도 그대로인건가요 1 .. 2024/10/13 704
1634512 위고비 신장과 체중에 따른 처방 기준 3 ㅇㅇㅇ 2024/10/13 1,790
1634511 저는 위라클 위가 참 대단하다 생각해요 17 2024/10/13 4,296
1634510 한강님 서촌 책방 21 한강축하 2024/10/13 4,645
1634509 이재명 부산 자꾸가면 역효과 날텐데 23 ... 2024/10/13 1,903
1634508 문학은 아니지만 실제 몇일 잠을 못잔 4 awet 2024/10/13 1,318
1634507 남북의 기세 싸움에 살 떨린다. 국민 목숨을 도구로 알면 안 된.. 4 __ 2024/10/13 1,089
1634506 저녁에 속재료 간단히 넣고 김밥 쌀껀데 6 김밥짝꿍 2024/10/13 1,655
1634505 김숙이랑 박나래 넘 똑같아요 4 와~~ 2024/10/13 5,104
1634504 19) 키스.할때.남자반응 45 모르는게많아.. 2024/10/13 19,542
1634503 위고비 업계 예상가 9 ..... 2024/10/13 2,776
1634502 집밥의 효과가 있긴 하네요 7 ........ 2024/10/13 4,779
1634501 차 주 도시락 반찬 쌌습니다. 5 도시락 2024/10/13 1,742
1634500 여자셋이 만날때 자리배치? 25 ㅇㅇ 2024/10/13 3,005
1634499 상사에게 하기 싫은 일은 싫다고 했어요 2 ㅇㅇ 2024/10/13 970
1634498 흑백요리사 너무 아쉬운게.. 4 . . 2024/10/13 2,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