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의 파김치

조회수 : 1,818
작성일 : 2024-10-13 08:29:58

80중반 엄마가 김치나 파김치를 가끔 보내주세요.

엄마는 반평생을 음식과 관련없는,,

 장사를 하시다가

뒤늦게 주부가 되셨는데.

그니까 제 학창시절 도시락은 늘 부끄러웠어요.

근데 노력은 하셨어요.

없는시간 쪼개 도시락 싸놓고 일 나가셨고

저녁에 아부래기(어묵)같는 도시락 반찬 사들고 오시고..

맛없기 힘든 아부래기가 엄마 손만 타면 고춧가루로 그냥 비벼놓은 질긴 어묵이 되어있고

된장찌개에도 과감히 계란을 풀고

김치찌개는 꽁다리만 모아서 끓이고.

 

전 늘 그렇게 먹어서 그게 이상한줄 몰랐는데

신혼때 남편이 장모님은 왜 된장찌개에 계란을 푸냐고.

김치찌개는 김치를 먹어야하는데 꽁지만 있고 건더기가 없다고.

그래서 제가 알게됐어요.

모든 엄마의 맛이  진리는 아니구나.

 

어제 엄마가 파김치를 잔뜩 해서 보내셨어요.

없는 살림에 비싼파를 사서 보내셨더라구요.

당근 양파 온갖 양념 다 넣어서

정성들여 담그셨어요.

맛이 안났는지 설탕도 듬뿍.

 

잘 받았다 전화 하면서

엄마! 파김치는 간만 맞으면 맛있으니

저런 잡다한 양념 안넣어도 돼,, 라는 말을

꾹 삼키고.

맛있네 잘먹을게 했어요.

남편은 안주고 저만 먹는 엄마김치네요

IP : 58.225.xxx.20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0.13 8:42 AM (115.22.xxx.162) - 삭제된댓글

    엄마는 김치 담그시면서 사위도 염두에 두시고 더 정성들였을 겁니다.
    드시는 내내 엄마의 사랑과 함께하셨으면 좋겠어요.

  • 2. 향기3622
    '24.10.13 8:42 AM (222.236.xxx.131)

    따뜻한 딸이시네요.

  • 3. 00
    '24.10.13 8:45 AM (182.215.xxx.73)

    아이에게 엄마의 요리는 생존이 걸린 문제라 맛이 없어도 맛있죠

    그래도 단맛 쩡한 그 파김치도 언젠가 다시는 못먹을 그날이 오면 그립게 맛있었던 파김치가 될거에요
    바쁘시고 소질없어도, 늦은 나이에 새로 배우는 초보자의 서툼이 가득해도
    그와중에 담긴 사랑은 숙성된 장 만큼 맛있을겁니다

    부럽습니다 엄마가 계셔서

  • 4. 저는
    '24.10.13 9:08 AM (223.48.xxx.225)

    팩폭하는 딸이라서 이러이러하다고 말해요.
    물론 기분이 조금 상하실 수 있으나 현실을 아셔야 발전이 있죠.
    어릴 적에는 몰라서 못했지만 이젠 어른이잖아요.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든 이렇게한게 더 맛있는 거같다고 하든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해요.

  • 5. ㅇㅇ
    '24.10.13 9:08 AM (211.58.xxx.63)

    착한 따님이시네요 엄마한테 잔소리를 많이했어서.. ㅠㅠ 어머니맘도 느껴지고 원글님 맘도 느껴져요

  • 6. .....
    '24.10.13 9:13 AM (118.235.xxx.231)

    딸가족을 위해 김치를 해 보내시는 어머님도
    그 마음을 아는 딸도 정마루보기 좋네요.
    어머니가 일하면서 자식들위해 음식하던 그 정성을
    알아서 그런거겠죠.
    짧은 글만 봐도 얼마나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었는지 알것 같네요.

  • 7. 그래도
    '24.10.13 10:03 AM (211.206.xxx.191)

    제대로 피드백 해드리면 좋죠.
    엄마는 엄마의 요리 세계에 갇혀 있는 분이니까.
    "엄마 파랑 간단 양념만 하면 더 맛있어.
    과유불급이라 저만 먹어요.ㅠ"

  • 8. 어머님이
    '24.10.13 11:08 AM (172.226.xxx.18)

    지나고 보니 더 잘해줄 걸 이런 맘이 드셨나봐요. 애 키우고 일하고 얼마나 바쁘셨겠어요.. 흠 원글님만 드시는 파감치하면, 부침가루 널고 파김치만 넣고 장떡처험 부쳐드세요. 해물 넣으면 더 좋구요. 아무 맛있는 장떡으로 변신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70484 PD 수첩 같이 보아요.. 18 ㅇㅇㅇㅇㅇ 2025/01/07 3,866
1670483 오늘 PD수첩..최상목 빨리 탄핵해야 합니다 4 .. 2025/01/07 2,877
1670482 박은정 의원이 공개한 윤석열 예상 도주로 jpg 17 법사위원회 2025/01/07 9,322
1670481 넷플)앙 단팥인생 이야기 10 동원 2025/01/07 3,449
1670480 안국역 집회) 82쿡이 또 함께 따뜻함을 나눕니다. 8 나옹맘 2025/01/07 2,107
1670479 인간 키세스 품은 한남동 수도원, 알고보니 87년에도... 6 2025/01/07 5,114
1670478 pd수첩 보세요 9 내란수괴 2025/01/07 2,564
1670477 (떡볶이 나눔 현장 안내 보시고 26 유지니맘 2025/01/07 4,326
1670476 장애인 헌혈에 대해서요 4 .... 2025/01/07 1,096
1670475 지각동사 문장 질문요 2 영어 질문 2025/01/07 861
1670474 낼 아침에 3 경찰 힘내!.. 2025/01/07 2,393
1670473 변산2박3일 18 변산 2025/01/07 2,371
1670472 드라마 남남 6 2025/01/07 1,828
1670471 Pd수첩보세요 12 2025/01/07 3,542
1670470 요양원 입소하는데 얼마정도 드나요? 10 ... 2025/01/07 3,876
1670469 부동산 카페 근황 jpg/ 펌 12 기가찹니다... 2025/01/07 18,269
1670468 지금 서울 눈 안 오죠? 5 레몬 2025/01/07 2,768
1670467 (초보운전) 중부고속, 중부내륙 초보운전은 어디가 나을까요 7 ………… 2025/01/07 1,395
1670466 다시 생각해도 아찔했던 계엄의 밤 16 미친것 2025/01/07 3,131
1670465 왜 윤석열을 스스로 자폭할까요?? 24 ㅇㅇㅇ 2025/01/07 9,124
1670464 후라이팬은 어디다 버려요? 8 분리수거 2025/01/07 3,591
1670463 오늘도 열일하는 법사위원장 정청래 6 쇼츠 2025/01/07 2,631
1670462 독감접종 지금 맞아도 효과 있을까요? 7 독감예방접종.. 2025/01/07 2,283
1670461 표창장 안 믿어요 1 공정 2025/01/07 1,690
1670460 교회에 대해 24 ㅇㅇ 2025/01/07 2,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