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중반 엄마가 김치나 파김치를 가끔 보내주세요.
엄마는 반평생을 음식과 관련없는,,
장사를 하시다가
뒤늦게 주부가 되셨는데.
그니까 제 학창시절 도시락은 늘 부끄러웠어요.
근데 노력은 하셨어요.
없는시간 쪼개 도시락 싸놓고 일 나가셨고
저녁에 아부래기(어묵)같는 도시락 반찬 사들고 오시고..
맛없기 힘든 아부래기가 엄마 손만 타면 고춧가루로 그냥 비벼놓은 질긴 어묵이 되어있고
된장찌개에도 과감히 계란을 풀고
김치찌개는 꽁다리만 모아서 끓이고.
전 늘 그렇게 먹어서 그게 이상한줄 몰랐는데
신혼때 남편이 장모님은 왜 된장찌개에 계란을 푸냐고.
김치찌개는 김치를 먹어야하는데 꽁지만 있고 건더기가 없다고.
그래서 제가 알게됐어요.
모든 엄마의 맛이 진리는 아니구나.
어제 엄마가 파김치를 잔뜩 해서 보내셨어요.
없는 살림에 비싼파를 사서 보내셨더라구요.
당근 양파 온갖 양념 다 넣어서
정성들여 담그셨어요.
맛이 안났는지 설탕도 듬뿍.
잘 받았다 전화 하면서
엄마! 파김치는 간만 맞으면 맛있으니
저런 잡다한 양념 안넣어도 돼,, 라는 말을
꾹 삼키고.
맛있네 잘먹을게 했어요.
남편은 안주고 저만 먹는 엄마김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