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 이야기

은하수 조회수 : 1,081
작성일 : 2024-10-12 11:04:20

 

엄마랑  한번도 밤새우며  
엄마가 살아온  이야기를 도란도란  해본  기억이 없습니다.  만약  엄마가  살아 돌아온다면  엄마옆에 누워 엄마손 꼭 잡고  엄마의 양담배장수 시절  겪은 많은  일들을 듣고 싶습니다.
공무원의 9남매 셋째로  태어나 일찍 시집간   언니 대신  집안의 큰말이 되어 
외할머니의 오른팔이었던  엄마. 엄마의 13살부터  20살까지 고단한삶을  엮어볼까합니다.

6.25 사변이 일어났을때  엄마는 13살이었어요.  외할아버지는  공무원 이셨는데  바람나서 첩과 살고 있었고  외할머니와 남매들은  꼼짝없이 굶어야할 날들이 많았어요.
그때  엄마가  할머니께 말했어요. 목에 매는  가판대  하나  만들어달라구요.
밑에는 비밀칸도  있는  
가판대를  만들어주자 목에 매고  13살 소녀는  담배를  팔러 나갑니다. 
어린소녀가  파는  담배는 
잘팔립니다. 아줌마들이나  소년들의 텃세도 있었지만 
13살 소녀를  일부러 기다렸다  사는 단골도  생겼습니다.  
아래 비밀칸에 들키면  무조건  경찰서 끌려가는  양담배도  숨겨놓고  팔았다고 해요.

장사시작한지  10달 
공무원월급 3배쯤  되는 돈을  매달  할머니께 생활비로  드릴만큼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렇지만 13살  소녀는  중학교에  가고  싶었습니다.

엄마  이제 장사 그만하고
중학교  갈래요.
그러자 할머니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동생들 학비랑  생활비 나올데가  없다 
중학교 가는대신  그냥 계속  담배 장사하면 안되겠니 하며
엄마 손을 잡고
중학교 포기를  애원하셨대요.

소녀는  중학 교복 입고  학교 가는대신 목판을  목에 매고 대구역 앞으로 매일  나갔어요.
그러다 전봇대에  붙여진
남산여중고 야간  모집  공고를 봤대요.
그날  목판을 집에두고 
남산여중  교장실 문을 두드리며 엄청 떨었다고 합니다. 벌써 4월이었으니까요.
선생님은  늦어도  상관없다
오늘 저녁부터  다녀라
이렇게  말씀해주셨어요.
그날로 군용담요를  사서  교복을  대충  만들어입고
엄마는 낮에는  담배팔이
저녁에는 야간 중학교 학생
야간 고등학교  학생으로
더 열심히  열심히 돈도 벌고 학교도  잘다녔다고 합니다.

엄마의  소녀시대는 
엄청  많이 달리기를 한 추억밖에  없었대요.
단속이 떴다하면
무조건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렸어요.
엄마 목판에
엄마 식구들의 목숨줄이 달려있었으니까요.

엄마가 살아서
돌아오시면
옆에 누워
손 꼭잡고
13살  어린아이
식구 먹여살리려고 
기운차게  일어났던 용감한  아이한테  말해줄래요.  엄마  넘  고생많았어요.
앞으로도  제엄마로 
고생많으실꺼지만
그래도  65세  짧은생
보람되게 사실꺼예요.

어린양담배 팔이 소녀
우리 엄마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IP : 58.142.xxx.1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은하수
    '24.10.12 11:07 AM (211.234.xxx.70)

    이제 제나이가 엄마가 하늘나라 가신 나이랑
    비슷해졌어요.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엄마가 반대한 가난한집 장남과
    결혼한 딸이 오랜 세월이 지나
    엄마에게 보내는 사모곡입니다

  • 2. 미도리
    '24.10.12 11:19 AM (211.235.xxx.91)

    어머니는 정말 씩씩한분이셨네요~! 멋지세요~!
    그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렇게 하셨는지~
    손뼉을 쳐드리고 싶어요~♡

  • 3.
    '24.10.12 11:25 AM (122.252.xxx.157)

    강인하고 씩씩한 분이셨군요
    원글님도 그런 어머님 닮아 용기있게 살아오신 분일거라 짐작되네요
    가부장적이지만 무능력한 남편 때문에 평생 홀로 가장으로 힘들게 살아오신 친정 엄마 생각에 울컥 합니다

  • 4. ㅇㅂㅇ
    '24.10.12 11:54 AM (182.215.xxx.32)

    어이쿠 눈물이나네요 ㅠㅠ
    대단한 분이세요..

  • 5. 흐흑
    '24.10.12 1:37 PM (1.236.xxx.93)

    눈물납니다ㅜㅜ

  • 6. 옹이.혼만이맘
    '24.10.12 1:46 PM (223.39.xxx.178)

    버스타고가다 글 읽는데 너무 눈물이나네요
    고단하고 대단했던 어머님이셨구요

  • 7. 괜찮아
    '24.10.12 2:19 PM (121.146.xxx.106)

    마음아파요ㅠ
    눈물이납니다

  • 8. 13세 소녀
    '24.10.12 2:29 PM (223.62.xxx.36)

    13세 소녀였던 어머니께 박수를 보냅니다.
    토닥토닥 격려해주고 싶습니다.

  • 9. ..
    '24.10.12 7:02 PM (61.254.xxx.115)

    정말 강인하고 씩씩한 자랑스런 어머니네요 65세밖에 못사셨다는게 가슴이 아파요 ㅠ 정말 용감하고 대단하세요 존경할만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9320 프로폴리스.. 편평사마귀에 효과 있나요? 14 ㅅㅅ 2024/10/31 1,946
1639319 제가 어디까지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건지.. 7 ... 2024/10/31 1,576
1639318 아니 금투세 폐지나 하라고 25 .. 2024/10/31 1,608
1639317 민주, 명태균-이준석 전화녹취 확보 25 가즈아 2024/10/31 3,860
1639316 코푸시럽에스 라는약 이렇게졸리나요?? 6 ㅇㅇ 2024/10/31 1,034
1639315 스킨보톡스 효과 없는사람은 뭣때문일까요? 4 ㅇㅇ 2024/10/31 1,943
1639314 모든 일이 꼬이고 불운만 이어질 때 어찌 버티나요 12 ㅁㄷ 2024/10/31 2,250
1639313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 8 하늘에 2024/10/31 1,240
1639312 고무장갑 콕 찍어서 추천 부탁드려요 17 .... 2024/10/31 1,602
1639311 메가스터디 1년권 얼마정도하나요? 3 ㅇㅇㅇ 2024/10/31 991
1639310 코스트코나 트레이더스에 다녀오신분 4 최근에 2024/10/31 1,951
1639309 신설중학교 3 중학교 2024/10/31 588
1639308 면역억제제 먹는 사람인데요 8 ,,, 2024/10/31 1,870
1639307 대장내시경후 ㅅㅅ ㅂㅂ가 사라졌어요 11 2024/10/31 6,316
1639306 저번 풀무원생수 다 받으셨어요? 4 ㅁㅇ 2024/10/31 1,021
1639305 조립식 가족 재방 곧 시작합니다. JTBC (내용X) .. 2024/10/31 451
1639304 나라가 풍전등화 3 ㅇㅇ 2024/10/31 1,205
1639303 대통령경호처, ‘직원 생일 선물’ 상품권 4590만원어치 혈세로.. 11 0000 2024/10/31 2,711
1639302 매불쇼는 진짜 발빠르네요! 윤석열 녹취 특집! 10 역시!! 2024/10/31 3,373
1639301 오전시간에 바짝 노력해서 딸수있는 자격증 뭐 있을까요? 2 .. 2024/10/31 1,361
1639300 집에서 해먹기 싫은 음식 뭐가 있나요? 20 2024/10/31 3,389
1639299 세입자 계약시 반려동물금지 특약을 못썼다고 글썼었는대요 10 ... 2024/10/31 1,205
1639298 길냥이 사료-커클랜드 괜찮을까요? 8 짠한 마음 2024/10/31 578
1639297 런던베이글 아직도 줄서야될까요? 6 2024/10/31 2,369
1639296 이건 무슨 경우죠? 4 ㅇㅇ 2024/10/31 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