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보다 조금 더 포동한 달이 떠있어요.
달보며 차한잔 홀짝이며
82게시판에 두런두런 이야기하러 왔지요.
동네 마실가듯이.
퇴근하면서 수제비 먹을 생각에 좋았어요.
엊그제 부추즙으로 뭉쳐놓은 연두색 반죽과
당근즙으로 조물락거린 주홍빛 반죽이
이 불금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냥뭐 맹물에 멸치액젓 휘리릭 넣어 육수맛내고
애호박 납작썰어 던져넣고,
고구마도 동글동글 썰어넣고는
수제비반죽 펴서 뜯어뜯어 냄비가득 보글이할때
계란세개 풀어넣어 촤라락 휘뿌리고
고소하니 들기름 한바퀴 돌린다음
잘익은 깍두기와 파김치 곁들여 차려놓고
남편과 마주앉아
주거니받거니 한국자씩 퍼담고 후루룩 거리다보면,
와~ 계란국물이 걸죽하니 고소한걸!
고구마가 있어서 달콤한건가.
반죽 색깔도 고운것이 사먹는거 부럽지않네.
하하호호.
이런 가을저녁을 보내고 있답니다.
마실 수다가 길었지요? 불금이 좋아 이럽니다.
ps. 요리재주는 어설프니 꼬집지 말아주세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