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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노벨문학상 소식듣고 하루종일..

광주사람 조회수 : 3,099
작성일 : 2024-10-11 15:04:05

결혼하고 타지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광주가 고향이라는 사실이 늘 자랑스러웠고 빚진마음이 있었어요

5.18이 일어났을 때 저는 겨우 생후 4개월이었죠.

초등학교때부터 최루탄냄새를 맡고 하교를 하고

충장로에 나가면 무장한 전경들이 쫙 깔려있는 풍경들

데모하는 대학생 언니 오빠들을 보는 건 흔한일이었고

가끔 가까이에서 언니 오빠들을 응원하면 씽긋 웃어줬던 기억들

버스가 양영학원을 돌 때 돌이 날라와 버스바닥에 엎드렸던 기억들

김대중대통령이 당선된 날 친척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도청으로 달려가셨죠

5.18이 되면 초등학교 때부터 선생님들은 그날의 이야기들을 들려주셨어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요. 5.18은 광주시민의 정신속에 있어요.

전남대를 입학한 후 수업과제로 망월동묘지와 5.18기념관을 보고 난 후 동기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던 장면도 기억나요. 

전일빌딩 도서관에서 공부도 많이 했는데 정작 그때는 그 건물이 5.18때 헬기에서 총을 쏴서

흔적이 남은 곳이란 걸 몰랐어요. 

 

세월이 흘러 아이들을 낳고 타지를 옮겨다니며 살 때마다 광주사람이라는 걸 늘 자랑스럽게 얘기했어요

은근한 비하와 무시, 차별을 경험한 적도 있어요. 그때는 불쾌해하며 싸우기도 했죠. 

지역혐오 지역차별은 같잖게 느껴졌어요. 

지금도 중고생이 된 제 자녀들 세대에도 그런 분위기가 흘러온다는 것이

화도 나고 가슴이 아파요

저희 아이들은 부모가 광주사람이어서, 자기들도 전라도 사람인걸 자랑스러워해요. 

그리고 다행히 다른지역을 폄하하지도 않아요. 

그런 생각들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죠.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소식을 듣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과 함께 지나온 기억들이 떠오르네요. 

제주 4.3사건, 5.18..

가슴아픈 현대사속에서 직접 그 일을 겪으신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되는 소식이기를 

진심으로 바래요. 

하루종일 울컥울컥 눈물이 나서 독백같은 글을 남겨봅니다. 

 

IP : 1.249.xxx.186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진심
    '24.10.11 3:09 PM (122.43.xxx.66)

    광주분들 존경합니다......전 갱상도사람이예요.
    늘 미안한맘 있답니다 ㅠ

  • 2.
    '24.10.11 3:10 PM (210.96.xxx.10)

    맞아요
    김영하 작가님 말처럼 우리는 광주에 빚졌어요
    (체류탄 x-> 최루탄 o)

  • 3. 진심
    '24.10.11 3:11 PM (122.43.xxx.66)

    갱상도엔 무식하고 무지한 사람이 많아요..그런 게 너무 마안해요. 이런 생각 좋지 않다는 건 알지만
    여기 익명이라 제맘을 적어 보는 거죠. ㅎㅎ

  • 4. 감성이대단
    '24.10.11 3:14 PM (125.136.xxx.28)

    하시네요. 한강 작가 축하만 했는데....

    공감합니다.


    가슴아픈 현대사속에서 직접 그 일을 겪으신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되는 소식이기를

    진심으로 바래요. 222

  • 5. 광주사람
    '24.10.11 3:14 PM (1.249.xxx.186)

    앗 최루탄 맞아요. 정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경상도 아니었어요. 다른 지역이었답니다.
    다른지역을 비판하려는 의도는 없어요.
    그냥 광주 사람으로서 경험한 것을 적은거에요.

  • 6.
    '24.10.11 3:15 PM (211.234.xxx.102)

    저도 종일 울컥해요. 우리나라 한글 위상이 높아진거 이상
    이런 일련의 가슴아픈역사를 잊지않게 글로써주셔서 더
    의미가 있는거같아요. 세계적으로도 과거,그리고 지금도 일어나고있는 많은 공권력앞에 희생된 많은 시민들의 생이 결코 헛되지않았다는걸 보여주는거같아요 ㅜ

  • 7. 고마워요
    '24.10.11 3:17 PM (218.238.xxx.47)

    충청도에서도 존경의 마음 보내드립니다.
    소설이 너무 어둡고 참혹하다 하지만
    어떻게 현실보다 참혹하겠어요.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전라도분들 너무 좋아합니다~

  • 8. 저는
    '24.10.11 3:18 PM (203.211.xxx.243) - 삭제된댓글

    93학번이었는데 그 때만 해도 등록금투쟁을 했었어요.
    등록금 투쟁한다고 모이라 해서 집회에 갔는데 무대에 나온 학생이 광주 얘기를 했었어요. 서울에서 태어나서 서울 쭉 살았어서 그랬는지 무심해서 그랬는지 그 때 처음 들었었는데 대체 왜 등록금 투쟁이랑 관계도 없는 걸 얘기하나 시큰둥했던 기억이 나요.
    나중에 한참 더 시간이 지난 후에 내용 알고 정말 미안했던 생각이나요. 그 때 좀 제대로 들어나 볼걸하고요. 이제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어서 다행이에요.

  • 9. 저도저도
    '24.10.11 3:33 PM (211.218.xxx.238)

    전라도 음식도 좋아하고 역사적으로도 그 의지와 투지 소명 존경합니다

  • 10. 333
    '24.10.11 3:34 PM (39.7.xxx.143)

    광주분들 존경합니다.... 22222222222

  • 11. 저도 전라도
    '24.10.11 3:42 PM (49.174.xxx.221)

    5.18 그때 중2였어요
    얼굴색이 창백한 국사선생님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역사책을 눈앞에 가까이 대보세요 글씨가 보이나요?
    그리고 조금 더 멀리 놓고 보세요 이제 글씨가 제대로 보이죠?
    역사는 그런겁니다.
    몇십년이 지났는데도 그순간 선생님 음성이 또렷하네요

  • 12. 다시 한 번
    '24.10.11 3:47 PM (14.52.xxx.37)

    광주분들 존경합니다.3333333
    광주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는데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어요

  • 13. 광주입니다
    '24.10.11 4:01 PM (39.7.xxx.34)

    초등 고학년였습니다.5.18때
    그때 광주사태라 했는데
    저희 집에 온 트럭탄 대학생들이 나중에 역사에 증인이 되어달라 했어요
    도청가까워 엄마가 주먹밥해서 트럭에 싫어줬거든요.
    도청에 관놔두고 봐달라 했고 역사증인

    어린 기억에 티비서는 계속 폭도라고 나오는데 역사가 기억할까 우린 어떻게 되는걸까

    그리곤 사는내내 5월만 되면 아팠어요.
    그날밤 총성이 유독 심했고 부모님과
    동네분들이 말했어요. 그학생들 다 갔겠다.

    광주 친구들
    다들 대구,부산,서울 이사가면 사투리 안씁니다. 왜그런지는 알듯 했어요.
    어린기억에 광주사태,폭도는 멍든 가슴이었던듯 합니다.

  • 14.
    '24.10.11 4:17 PM (121.141.xxx.12)

    광주분들 존경합니다.44444444444
    그리고 위로드립니다

  • 15. ...
    '24.10.11 4:34 PM (121.157.xxx.153)

    마음껏 기뻐하세요 저도 너무 기쁩니다

  • 16. ㆍㆍ
    '24.10.11 4:55 PM (118.33.xxx.207)

    김대중 대통령
    한강 작가님
    두 분 다 광주와 연결되어있죠.
    세상은 이렇게 평가하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 17. 광주사람
    '24.10.11 4:57 PM (1.249.xxx.186)

    아픈 기억을 꺼내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초등, 중등때면 다 기억이 나실텐데 멍든가슴이란 단어가 너무 아립니다.

  • 18. 진심
    '24.10.11 5:03 PM (122.43.xxx.66)

    그 무렵 교사였는데 가정실습 기간에 맘맞는 선생님들과 망월동에 갔었어요. 꼭 가봐야 할 것 같아서요. 부산 이번 총선에 야권 국회의원 한자리밖에 안됐지만 낙선된 분들 투표율이 거의 40프로를 넘었어요. 희망을 가집니다. 이 작은 나라가 하루 빨리 정서적인 거리가 옶어져야 할텐데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될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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