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춘기 아이 대꾸할까요 무시할까요

황당 조회수 : 1,351
작성일 : 2024-10-11 07:35:33

중3이니 이제 곧 사춘기가 올 거라고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는데요. 

여름방학 할 때까지만 해도 딸같은 아들, 너무 다정하고 저랑 맨날 수다 떨고 같이 영화 보는 게 제일 재밌다고 하고요. 잠도 제가 밤늦게 일하다 서재에서 자면 엄마 옆에서 잔다고 인형 안고 오던 아이였어요. 그러다 방학 끝날 때쯤 코로나 걸려서 자기 방에서 열흘 가까이 격리 시켰는데요. 그 후로 아이가 싹 달라졌어요. 제가 소파 옆자리에만 앉아도 일어나 멀찍이 떨어져 안고요. 혹시 제 손이 닿기라도 할 것 같으면 움츠러 들고요. 학교에서 픽업해서 학원 데려다 주는 그 짧은 시간에 차에 같이 타는 것도 못견뎌 하는 것 같아요. 아무 이유없이 날선 소리를 하고 상처주는 말을 틈틈이 날리네요. 오늘도 저녁때 뭐 해줄까 스테이크랑 돈까스 중에 고르라고 했더니, 목소리 좀 낮추라고 제가 큰 소리로 얘기하는 게 창피하대요. 차 안에 우리 둘만 있는데 누굴 의식하는 걸까요. 어디 가게에 환불 받을 게 있어서 고객 센터에서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이가 갑자기, 엄마 오늘은 제발 싸우지 마요, 또 화내지 말라고요. 내가 언제 남한테 화를 냈다고 그래? 물어도, 하여튼 오늘은 그러지 말라고요. 마치 상상속의 화가 가득찬 나쁜 엄마를 대하는 것 같이 그러네요. 며칠 전엔 술 좋아하는 아버지 얘기가 티비에 나왔는데 허허 웃으면서 우리엄마 만큼 술 좋아하는 엄마는 없을 걸요, 혼잣말처럼 그러길래, 그럼, 일 끝나고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캔 엄마는 사는 낙이야, 그랬더니. 일 끝나고는 무슨, 하루 종일 마시고 음주운전도 맨날 하면서.  그러길래 엄마가 언제 하루종일 술을 마셨어? 그리고 난 30년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맹세코 단 한 번도 안 했어! 그렇게 따졌더니, 녜녜, 하고는 지 방으로 쏙 들어가 버리네요. 어떻게든 저를 화나게 하고 상처주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 같아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갑자기 제가 적이 되어야 할 아무런 계기가 없었는데, 이게 정말 그 무서운 중2병인건가요.

 

선배님들은 이럴 때 어떻게 하셨어요? 아이가 말도 안되는 못된 소리를 할 때 일일이 따지고 대꾸하셨나요? 야단치면 다시 안 그럴까요? 남편은 그냥 무시하래요. 아이가 남편한텐 안 그래요. 제가 무슨 얘기 하는지 들으려고도 안하고 오히려 제가 아무것도 아닌 일에 과민반응해서 일을 키운다고 하네요. 남편은 집에 잘 없기도 하고 가끔 집에 있을 땐 아이가 컴퓨터나 게임 관련 질문도 많고 도움을 받을 입장이라 그런지 아빠의 권위는 지켜주더라고요. 매일 밥 차려주고 빨래 해준다고 만만한 저한테만 그러는 것 같아요. 너무 야비하죠? 생각할 수록 화나네요. 저도 나름 화가 오르락 내리락할 법한 갱년기인데요. 그냥 꾹 참고 무시하고 안 싸우려고 견디다 보면 이 시기가 지나갈까요. 

IP : 74.75.xxx.126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0.11 7:39 AM (112.151.xxx.75)

    아이가 아무리 사춘기가 왔어도 ㅡ 말 없고 자기 굴로 들어가는...
    엄마에게 버르장머리 없진 않았고
    혹여 있었더라면 이유를 묻고 경고는 할 것 같아요
    사춘기가 엄마에게 무례해도 되는
    벼슬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2. ..
    '24.10.11 7:41 AM (223.38.xxx.243) - 삭제된댓글

    님이 반박하면 아이도 입 닫으니 좀 더 참고 지켜보는게 좋지 않을까요?

  • 3. ....
    '24.10.11 7:42 AM (211.234.xxx.70)

    맞대응하면 아이의 언어폭력 수준이 더 커집니다. 말같지 않은 얘기에는 무시가 상책이에요. 엄마가 마음 단단하게 먹고 "네가 지금 성장통으로 아프구나"하고 무표정, 무언으로 딱 기본 해줄 것만 해주면서 지나가길 기다리시는게 낫습니다. 저희 대학1학년인 아들은 고1부터 저러더니 제가 무표정, 무언으로 응대하니 딱 1년으로 끝나고 고2부터 제정신 차리고 예전 모습으로 천천히 돌아왔어요. 지금은 쇼핑도 같이 다니는 세상 둘도 없는 모자관계고요.

  • 4. ..
    '24.10.11 7:47 AM (223.38.xxx.83)

    님이 반박하면 아이도 입 닫으니 더 뭐라하기도 애매하죠.
    혼낼 때는 제대로 혼내야 하고, 명분이 확실해야 하거든요.
    기싸움도 만만한 상대에게 하는거죠.
    아이가 기싸움 하는건 맞는 것 같은데 성장과정 중 하나이기도 해서 어떻게 잘 훈육할지 고민해야 할 것 같네요.
    고생 많으십니다.

  • 5. dd
    '24.10.11 7:50 AM (58.148.xxx.175) - 삭제된댓글

    사춘기가 그런거더군요 엄마를 경멸하거나 벌레보듯 보는 느낌? 저희애도 워낙 순하고 착한애라 말로도 행동으로도 도넘게 하진 못했지만 눈빛이 그랬어요 딱 중3때 그랬고 6개월정도 그러고 진짜 외모 골격이 어른 남자로 바뀌더니 좀 나아지더군요 저도 그동안 상처받으며 모든걸 내려놨죠 더이상 애취급하면안되고 모든 통제 간섭 예뻐하는것조차 하면 안되요 앞으로 6개월은 최소한의 말만 섞고 아이가 기분이 좋아서 다가오더라도 예전처럼 스킨쉽 우쭈쭈하는 말 더이상 하지마세요 무관심이랑 최대한 같이 있는 시간 줄이고 떨어져있는게 상책이에요 애도 사춘기호르몬으로 날뛰는거라 어쩔수없어요 부모한테서 정서적으로 독립하기위한 과정이구요

  • 6. ...
    '24.10.11 7:53 AM (122.40.xxx.155)

    멀어질 타이밍이죠. 거리 두고 안 받아줘요. 아이가 먼저 요청하면 도와주고 말 없으면 그냥 내버려둬요.

  • 7. 짜짜로닝
    '24.10.11 7:53 AM (104.28.xxx.69)

    저희애는 중2이지만 생일이 빠르고 2차성징도 빨리와서
    작년 재작년 그랬던 거 같아요.
    글 읽으니까 생각이 나네요.
    지나가는 거 같아요. 독립하는 과정이려니 생각하고
    대꾸 안 해주거나 감정적인 반응이 아닌 한마디 팩폭으로 조지거나.

  • 8. dd
    '24.10.11 7:55 AM (58.148.xxx.175)

    최대한 엄마도 밖으로 돌면서 바쁜척하고 다른것에 집중해야하는 시기에요 그래야 함부로 못해요 애한테 엄마의 모든게 맞춰져있음 애가 갑갑해하면서도 엄마를 한심하게봅니다 이제 모든 써포트를 끊고 아이가 간섭을 거부하는만큼 스스로 다 하라고 할때이고 사춘기란게 이렇게 프로그래밍된거니 너무 상처받진마시고 최대한 멀찍이 떨어지세요

  • 9.
    '24.10.11 8:12 AM (74.75.xxx.126)

    이럴 줄 알았으면 안 그랬을 텐데요. 직장에서 제가 몇 년 전부터 추진하고 싶어한 프로젝트가 있었는데요, 왜 그 쪽으로 확장해야 하는지 주구장창 주장하고 보고서를 올려도 귓등으로도 안 듣던 윗선들이 올해 초 갑자기 그 쪽 팀을 만들고 예산을 밀어주기로 했어요. 당연히 그 쪽으로 가장 경험도 지식도 많은 제가 팀을 맡으라고 했는데요, 저는 아이가 내년이면 고등학교 가니까 시기가 안 좋다고 고사했어요. 대신 후배 누구누구도 저만큼 열정적이니까 잘 할거라고 추천했어요. 아이가 아마도 지금까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겪을텐데 제가 옆에 있어줘야 할 것 같아서요. 근데 제가 멀어지는 게 더 나은 시기라니, 황당하네요. 마음이 너무 허해요. 이렇게 일희일비하면 안 좋을텐데 말이죠 ㅠㅠ

  • 10. 옆에서 지켜주기~
    '24.10.11 8:36 AM (180.64.xxx.8)

    맞아요.
    감정적 과하게 대하지는 말고
    선을 넘는다 싶으면
    기분 나빠도 하면 안된는 행동이니 주의하자.
    담백 깔끔하게 주의주기.
    인사이드 아웃2 영화가 사춘기 아이에 관한 영화예요.
    제작자도 사춘기 아이를 키우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아이는 다시 멋진 청소년이 되어 돌아 올꺼예요. 지금 사춘기를 겪지 않으면 뒤늦게 30대 40대에 사춘기 오는 자식들도 있답니다.

  • 11. 늘 하는얘기지만
    '24.10.11 8:46 AM (106.101.xxx.164)

    학교생활 친구관계에 문제가 생긴건 아닌지 확인해보셨을지 ㅜㅜ 그냥 잠시 지나가는 시기이길 바랍니다

  • 12. 음...
    '24.10.11 9:22 AM (1.145.xxx.56)

    아이의 나이와 감정상태를 이해는 해 주시되 엄마의 기분이 안 좋았음도 알 수 있도록 설명해 주세요.
    제 경험으로만 보면 저도 제 아이들도 그 나이때엔 부모의 목소리나 외모로 인해서 주변인들의 주목을 받는걸 극도로 싫어하더라고요. 사실 주변인들은 신경도 안쓰고 있을 수도 있는데 그냥 상황이 그런게 싫은거더라고요. 속된 말로 쪽팔림?
    그러고 나선 상처받은 부모맘은 모르고 본인은 잊어버립니다.

    얼마전 비슷한 상황이 남편과 중3인 제 딸아이 사이에서 있었어요. 남편이 어찌나 서운해하고 딸에게 화나는 마음을 드러내는지 보는 제가 속이 상하더군요.

    남편 달래주었습니다. 딸은 그런상황이 싫은 거지 아빠가 챙피하거나 싫은게 아니다. 단지 표현을 잘못 한거다.
    딸에게는 아빠가 그렇게 하는건 당연한 소비자의 권리다. 내 돈 쓰는데 그 정도 질문도 못하느냐? 네 마음은 이해하지만 조금 전의 네 표현은 아빠에겐 큰 상처다. 네가 잘못 표현한것에 대해서는 아빠께 사과드려라.

    네... 그렇게 서로 아주 쬐끔 이해하긴 했지만...
    매장에서 나오자마자 아빠가 들고 있는 자기물건 차에 두고 쇼핑 더하면 안되겠냐며... 아빠가 들고 있으면 된다. 걱정마라...

    이 상황 아시겠죠?
    딸은 좀 전에 그 난리를 잊고 다시 아빠 그거 산거 들고 다니는거 창피하니 차에 두고 오면 안될까요? (노트북 샀습니다. 노트북 박스가 자기주변에 있는게 싫은거에요. 노트북구매는 좋지만 그걸 소문내고 싶진 않은 마음? 아 복잡해...)
    아빠는 걱정마라 안무겁다. 아빠가 들고 있으면 된다. 화살표 방향이 완전히 어긋났습니다. 아빠마음은 또 쉽게 다칠 수도 있어서 남편에게 설명해주니 다시 서운해하려고 하길래... 그냥 그런 시기다. 넘어가라. 아무 감정 갖지마라...

    집에 돌아와서 고2 큰 아들에게 이야기 하니 웃더라고요. 본인도 겪었고, 동생도 이해되고 아빠도 이해되고...
    큰 아들은 그런게 더 했을텐데... 아마 표현해도 제가 못 받아줬던것 같아서 미안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저만 상처받고 참으면 마무리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참으면서 설명도 해줘야 하더라고요. 네가 이런 말 했을 때 엄마는 이런 기분이었다. 네가 그런 의도가 없었다면 다음 부터는 그렇게 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라고...

  • 13. 음...
    '24.10.11 9:25 AM (1.145.xxx.56)

    다정하던 아이는 다시 다정해지더라고요.
    아이가 엄마와의 추억이 많고 엄마에 대해서 아는게 정말 많은 것 같아서 부럽습니다.

  • 14. !?
    '24.10.11 10:07 AM (39.119.xxx.132) - 삭제된댓글

    부부사이권태기오면
    왜 그럴까 대화하다 더 싸움나는것처럼
    너무같은공간에 있지마시고
    아이도 혼자집에 있고 싶으니
    아침먹고 헤어져 저녁에 만나는
    그런관계가 필요할수도 있습니다

  • 15. ....
    '24.10.11 10:41 AM (223.39.xxx.174)

    중2병인건 알겠는데 과장하는것도 알겠는데. 왜 없는소리를 헐까요? 엄마가 음주운전을 했다느니 하루종일 술을 마신다느니....
    회사에서 그 프로젝트 맡으시는게 낫지않을까요? 전 요즘처럼 회사가 고마운적이없어요. 고2.중2. 아이들을 가끔 볼수있어서요...
    얼굴 오래 마주쳐서 좋을게 하나도 없더라구요.

  • 16. 그러게요
    '24.10.11 11:03 AM (74.75.xxx.126)

    주말에 가끔 낮술 한 적은 있어요. 토요일 날 낮에 냉장고 털어서 거하게 상차려 먹을 때 맥주나 와인 한 적도 있고 일요일 낮에 친구들 놀러 와서 고기 구어 먹을 때 소맥 한 잔 한 적도 있고요. 하지만 직장 다니면서 애 키우는 사람이 맨날 하루 종일 술을 마시다니요. 어쩌다 한 번 그런 거 꼬투리 잡는 얘기고요. 음주운전은, 제가 평소에 음주운전 하는 사람을 얼마나 경멸하는 줄 아이가 알아요. 그래서 더 약 올릴려고 없는 소리를 한 거예요. 제가 억울해서 팔짝 뛰는 꼴 보고 싶어서요. 너무 못된 거 아닌가요. 제가 싫어할 얘기만 꼭 꼬집어서 해요. 내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 못 했니?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7713 아플땐 먹고 바로 누워도 되겠지요~~? 4 에고고 10:51:18 535
1637712 물 보온포트 어떤 게 좋은가요? 5 10:49:13 400
1637711 당근환불안해준다는데 속상하네요 12 당근 10:45:43 2,241
1637710 노벨문학상 단상 20 축하해요 10:44:34 2,699
1637709 대학생 아이 카드 어떤거 만들어 주면 좋을까요? 1 대학생 10:42:19 372
1637708 남미새 여동생 10 디요 10:40:21 1,777
1637707 보궐선거는 보수가 유리한가요??? 17 ㅇㅇㅇ 10:38:51 928
1637706 오랜만에 백화점 갔다가.. 21 .. 10:34:53 3,726
1637705 최강 돌돌이 하나 추천해주세요(2묘네) 111 10:34:52 238
1637704 어제 축구도 잘했음 1 123 10:31:57 784
1637703 문재인 전대통령님과 이낙연전 총리님과 한강작가 24 지와타네호 10:31:29 2,908
1637702 서울 사람들 속마음은 12 ... 10:30:23 1,774
1637701 언제 매매 해야 가격을 잘 받을까요? 4 재개발 10:29:36 687
1637700 한강작가 노벨상 수상이 8 좋은아침 10:24:10 1,946
1637699 편한 캐리어 뭐가 있나요? 8 궁금 10:23:26 685
1637698 저 투표하고 왔어요 2 교육감선거 10:21:00 423
1637697 "하는일 뭐죠?" 줄 세우더니…17명의 놀라운.. 7 asfg 10:18:29 2,434
1637696 10시 대안뉴스 대물시네마 ㅡ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 중년.. 1 같이볼래요 .. 10:06:25 474
1637695 80세 아빠가.. 10 피부 09:59:31 3,050
1637694 노벨문학상 수상의 의미 18 09:58:21 3,543
1637693 용산 관저공사 21그램이 김건희 국민대대학원 후배래요 ㅋㅋ 11 ddd 09:56:36 1,460
1637692 법주사 가보신 분 계세요? 8 ........ 09:53:52 908
1637691 51세인데 지금부터라도 썬크림을 발라야 할까요? 15 ,,, 09:50:37 2,611
1637690 레딧에 올라온 소년이 온다 감상문 7 한강 09:45:28 2,996
1637689 국화 화분 사무실에서 잘 키워질까요 4 급질 09:44:21 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