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동창이었던 두사람(서로 많이 좋아했던)이 12년후 온라인으로 재회하고
다시 12년후 오프라인으로 재회하는 이야기
서로가 있어서 좋았던 두사람이지만 여자 아이는
부모님이 내린 이민이라는 결정앞에 자기 앞에 다가올 더 큰 세계만을 바라보며
꿈에 부풀지요
캐나다에 가서 쓸 영어이름이 더 중요한 문제였던 것 같아요.
자기를 좋아한 남자아이를 휭 내버려두고 떠나요.
언제나 그렇듯 떠나는 자는 잔인해요
떠나는 자는 남는 자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일보다
지금부터 자기 앞에 펼쳐질 일들이 더 소중하고 크게 다가오는 법이니까요.
떠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인거예요 적어도 사랑이라는 게임에서는
이 영화는 디테일이 참으로 섬세해요.
많은 대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장면과 풍광이 화려하고 벅찬 것도 아니예요
마치 동양화처럼 여백이 많은 영화같아요
그 여백은 오로지 관객들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과 주인공의 감정을 교차시키면서
메꾸어 가야하구요
감독은 스토리안에 수많은 괄호를 비워두고 있는 것 같아요
괄호 빈 칸에는 관객들의 경험과 추억이 채워져야해요
주인공의 이야기들을 따라가다가도 어느덧 스르르 자신의 이야기를 오버랩시키지요
영화를 보는데도 내 얘기를 관조하듯 감상하게 되는 매력이 있는 영화랄까요
너무 긴 감상문은 오히려 여러분의 영화감상 동기를
상쇄시켜버릴 수 있으니
이쯤에서 마무리할게요 ㅎㅎ
쌀쌀한 가을밤 거실에서 불꺼두고 오롯이 감상하기에 딱 좋은 영화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