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의 미망을 원작으로 한 1996년 드라마인데
권해광은 여기서 어린 전태임 역을 맡았던 배우예요.
채시라의 아역이었는데 연기를 잘해도 너무 잘했어요.
초반부 스토리가 극적이고 흥미진진하기도 했고요.
성인역으로 넘어간 다음부터 권해광이 안 나오니까 재미가 없어서 안 봤어요.
초반에는 최불암, 김수미, 홍리나, 권해광이 주축이었는데 다들 연기가 대단했고 특히 권해광은 이런 아역이 있었던가 싶게 아주 독특했는데
그 연기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감정표현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너무 철없는 아이같지 않고 배포가 큰 캐릭터로 기억나는데
묘하게 미소짓는 표정이라든가 고개를 뒤로 젖히고 웃음인지 울음이지 모를 소리를 내며 우는 모습은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어요.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 없었던, 그 카리스마 있던 태임이가 성인역으로 바뀐 순간 화려한 핑크빛 드레스에 모자를 쓰고 말을 타고 나타나서(유학 다녀옴) 생글생글 웃는, 어딘가 가벼워보이는 모습에 적응이 안돼서 그때 중도하차한 것 같아요.
계속 궁금해서 주기적으로 찾아보는데 이 배우는 이후 은퇴를 했나봐요.
지금 뭐하고 살지 궁금하네요.
계속 연기를 했다면 정말 개성 있는 배우가 됐을 것 같은데.
요즘 박완서의 미망을 책으로 읽다가 문득 드라마 생각이 나서 적어봤어요.
며느리 홍리나에게 쩔쩔매던 김수미가 며느리가 다른 남자 아이를 가진 것을 눈치채고(아들은 죽었음) 교묘하게 괴롭혀 며느리 몸을 완전히 망가뜨린다든가
시아버지 최불암은 며느리의 불륜을 눈치채고도 덮어주려고 출산할 즈음 친정에 보낸 뒤 아예 돌아오지 말라고 했던일
스스로 죗값을 치르려고 했던 홍리나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매일밤 마방에 자기 몸을 던졌던 그 스토리라인은 진짜 긴장감 넘치고 재미있었어요. (오래돼서 다른 에피소드는 기억이 안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