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 바쁘셨나싶은 미용실원장님

감기조심 조회수 : 2,012
작성일 : 2024-10-02 23:04:45

비오고난뒤  공기중에 부는 바람결속에

찬기운이 돌아요.

가을이 성큼 다가온거지요.

이런날, 갑자기 다정한 친구랑 

커피숍에서 따듯한 커피라도 한잔 하고싶은데

또 막상 그럴 친구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아서

생각끝에

제가 잘가는 미용실을 가기로 했어요.

흰머리가 서너개씩 보이기 시작하는데다가

앞머리도  몇밀리 자랐는데

그게 은근히 시야를 가렸거든요.

 

미용실이 있는 골목초입에 들어섰는데

 선녀보살이라고 절표시가 그려진 왼쪽건물간판에

매달린 작은 종이 땡그랑 땡그랑

바람이 불자 맑게 울려퍼지고 있었어요.

 

예전엔 보살이라고 하면 탱화그림속 부처님등뒤로 가득 앉아있는

그 수많은 스님들인줄 알았는데

문득,  모든 중생들이 성불할때까지 지옥에  끝까지

남아있겠다는 지장보살에 대한 글을 읽고

마음의 위안을 크게 받은 기억이 다시 또 떠올라

컴컴하고 외로워 보이는 점집앞에서

혼자 또 감동하면서 골목길을 내려갔어요.

 

원장님, 제 어깨에 가운을 두르고 염색약을

꼼꼼히 바르던중

친구분이 찾아오셨습니다.

제가 11시에 갔는데 그전에 파마와 샴푸를 끝내고

가신 아저씨한분이 떠나고 어찌하다보니

시간이 어느덧 12시 반

뒷머리를 잡아당기며 가위질을 하는 원장님손끝이

너무 매섭고 고개가 뒤로 끄덕여지면서 함께 두피의머리카락도 잘려

나가는데 아파옵니다.

아마도 친구분과 점심약속이 있는듯.

 

어찌할까, 말을 해야 할까

망설이는중에 단골미용실 원장님인데

라는 생각만 들고,

이젠 드라이로 머리를 만져주시는 원장님께

송구한 마음까지 들어요.

의자밑에 한껏 흩뿌려진 제 머리칼들

수수빗자루로 쓸어담으며

잘가요.

라고 인사하는 원장님.

 

눈물 흘리지 않고 아픈티 안내고 잘 참았어.

근데, 

두번다신 안갈것같아.

라는 생각을 하면서 집에 가는데

오래전 또 책에서 읽었던 구절 하나가 떠올라요.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고 이발소 주인이

세면대에서 고개를 숙이게 하고 머리를 감겨주는데

샴푸가 안나오니까, 그 샴푸로 머리통을 때렸다고,

아팠다고, 그리고 다시는 그 이발소를 가지않았다는

글을 오래전에 읽었는데

또 위안이 되니 , 다행입니다.

 

 

 

IP : 58.29.xxx.4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세상에
    '24.10.3 6:42 AM (172.224.xxx.25)

    머리 당기셨을 때 아! 소리라도 내시지요....
    소설속 샴푸통으로 손님마리를 때린건 엽기네요...
    다시는 가지마세요. 손님에 대한 예의가 없는집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4890 출장도 여행도 혼자 가기가 싫어요 4 2024/10/02 1,945
1634889 연예인 이런 글이 명예훼손이 될까요? 11 투어지윤 2024/10/02 3,061
1634888 대도시의 사랑법..오늘 보고 왔어요 7 123 2024/10/02 3,680
1634887 사주 오행중 1 허허허 2024/10/02 1,106
1634886 전 생각해보니 외모 관심 0이예요 7 ㅇㅇ 2024/10/02 1,671
1634885 나쏠 영숙 영자... 27 별로 2024/10/02 6,615
1634884 이탈리아여행 열흘째에요. 18 ... 2024/10/02 5,286
1634883 흑백요리사 레스토랑 미션에서 왜 돈을 그렇게 13 ㅇㅇ 2024/10/02 4,389
1634882 저가 호텔인데 변기오물 닦아쓰라는데 12 ㅇㅇㅇ 2024/10/02 3,829
1634881 곡기 끊고 죽는 사람들은 물도안마시나요? 6 ㅇㅇㅇ 2024/10/02 3,798
1634880 여러분 지미 카터 미국대통령 기억나시나요? 5 ..... 2024/10/02 1,451
1634879 무계획 P들 얘기 좀 해봐요 60 J에게 2024/10/02 5,523
1634878 오늘 바쁘셨나싶은 미용실원장님 1 감기조심 2024/10/02 2,012
1634877 40대이상 외모 안중요하죠? 28 하이루 2024/10/02 5,937
1634876 에코백 자수 뜯으면 자국 남나요? 2 ㅇㅇ 2024/10/02 645
1634875 무고죄 고소 방법 문의드려요 2 ㅇㅇ 2024/10/02 856
1634874 서울 최근 10년 기온 찾아봄 3 ㅇㅇ 2024/10/02 2,942
1634873 페스츄리 같은 빵 위에 뿌려진 설탕시럽? 그 소스 이름이 뭔가요.. 6 빵빵 2024/10/02 1,825
1634872 캐나다에서 목사님 댁 초대를 받았어요. 4 초대감사해요.. 2024/10/02 1,368
1634871 냉장고 보관(장류) 스텐과 유리 등 1 .... 2024/10/02 576
1634870 김영배 의원, “지금은 대한민국이 전쟁 없이 평화롭게 미래를 열.. light7.. 2024/10/02 1,022
1634869 춥네요 6 2024/10/02 1,730
1634868 주변에 이혼 보니 상향혼이 감소하는 것 이해돼요 5 ... 2024/10/02 5,971
1634867 보아하니 농사짓고 살아야겠어요 29 ㅇㅇㅇ 2024/10/02 6,906
1634866 흑백요리사 트리플스타 송중기 닮았죠? 12 2024/10/02 2,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