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만남

친구 조회수 : 663
작성일 : 2024-10-02 12:21:04

10대,  20대를 친자매도 못나눌 우정을 나눈 친구가 있어요. 둘다 가정이 어렵지는 않았지만, 많이 배우신 특이한 부모님들께 불만이 많아 둘이 의지하며 성장했던 것 같아요. 서로 정말 정서적 공동체였어요.

대학을 졸업하며 친구는 미국으로, 저는 유럽으로 유학을 떠나고, 친구는 미국에서 여러모로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해서 아이들 낳고 잘 살고, 저도 한국에서 평범한 남자랑 결혼해서 아이들 낳고 잘 살고 있어요.

지금 우리의 나이는 60을 바라봅니다. 

친구는 한국과 인연을 끊고, 원래부터 사이가 좋았던 친정엄마와만 교류를 했어요. 저는 그래도 친구에게 전화하고, 메일도 보내고, 친구를 그리워 했어요.

친구는 전화하면 반갑게 받았고, 메일을 보내면 답장은 했지만 먼저 연락을 한 적은 없어요.

저는 그래도 개의치 않았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친구가 미국 간지 약 20년 만에,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즈음에 처음으로 한국에 왔어요. 저는 너무 기뻤죠.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저는 조문을 다녀왔고, 친구는 아버지 장례식에 오지 못해서 아버지 산소에 가려고 온 것이었어요.

친구가 머무는 곳으로 2시간 넘게 운전하고 가서 같이 자고, 친구와 친구 아이들 밥도 사주고, 친구 조카들 용돈도 주고, 출국날에는 집도 멀었지만 제 남편과 아이들까지 다 데려가서 밥도 사며 배웅했어요. 이별이 슬퍼서 울컥도 했고요.

그런데 친구는 담담히 갔고, 후에도 연락이 없었어요. 그제서야 그 친구는 이제는 어렸을 때의  우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몇십년 미국 생활동안 제게 먼저 연락 한 번도 없었고, 10년 전 한국방문 때 친구의 아이가 친구 핸드폰에 카톡을 개설 했는데도 카톡 한 번이 없었어요.

제가 카톡을 보내봤더니, 이 카톡은 친정 엄마와만 하는 용도라고 간단히 답이 오고, 그 이후 지금까지 10년 동안 연락이 없었어요.

저는 많이 서운했으나, 그 친구와의 인연은 여기까지라고 정리하고 잊고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며칠 전에 엄마 봬러 한국에 잠깐 온다고 그 친구에게 카톡이 왔어요. 만나자고요. 친구가 한국에 오면 지낼 형제 집 근처로 오라고 하더군요. 엄마가 요양병원에 계셔서 돌아가시기 전에 뵈러 오는 것 같아요. 저희 집에서 그곳은 안 막히면 차로 1시간이 조금 넘고요.

생각 같아서는 이제 잊은 친구이니 만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싶은데, 어릴적 친구와의 기억은 그 친구에게 고마운 것들이 많아요. 

이젠 제가 그 친구에게 마음이 떠나 왕복 3시간 운전까지 하며 가서 만나고 싶지는 않은데, 그렇게 하려니 너무 매정한 것 같고...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IP : 27.170.xxx.23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담백
    '24.10.2 12:30 PM (210.222.xxx.62) - 삭제된댓글

    담백한 마음으로 만나고 오셔서
    결정하세요
    섭섭한 마음은 있어도 괴롭힘 당한건 아니잖아요
    기대감 없이 선물 같은거 챙기지 말고 그저
    얼굴만 보고 오세요
    친구한테 무슨 사연이 있었을 수도 있고요
    다녀 오셔서 마응정리 해도 늦지 않을듯

  • 2. ...
    '24.10.2 12:36 PM (59.8.xxx.133)

    맘 가는 대로 하시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0868 지금 이 순간 전 모든걸 가졌습니다 24 0011 2024/10/10 6,067
1630867 영등포역이나 여의도 가족모임 식당 추천 좀 6 ㅇㅇ 2024/10/10 874
1630866 일본, 독도 해양조사 지속 방해…중국은 이어도에 출몰 2 .. 2024/10/10 415
1630865 고등아이가 꽃을 사서 방에다 시들게 하고 있네요 10 .. 2024/10/10 2,845
1630864 챗gpt 그림그려주는거 되나요? 7 아이참 2024/10/10 1,020
1630863 저 지금 로봇청소기랑 대화해요 4 난주인님 2024/10/10 1,149
1630862 관리자님 82 댓글 공지 다시 수정하셨네요 30 ,,,, 2024/10/10 2,795
1630861 요즘 삼성전자 사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2 ... 2024/10/10 3,744
1630860 헬스 pt 40회 정도면 너무 적은 건 아니겠죠? 2 헬스 2024/10/10 1,383
1630859 운동 포함 취미생활에 얼마나 쓰세요 17 40대 2024/10/10 1,862
1630858 결국 미니건조기... 13 koko 2024/10/10 2,582
1630857 92세 노인이 갑자기 못걸으시는데요 14 모모 2024/10/10 4,669
1630856 냉장고 파먹기 돌입 8 절약해야해 2024/10/10 1,794
1630855 가방 어떤가요? 4 ㅣㅣ 2024/10/10 1,298
1630854 임성근, 위문·격려금 펑펑…'채상병 순직' 직후엔 5500만원 .. 5 !!!!! 2024/10/10 1,237
1630853 10/10(목) 오늘의 종목 나미옹 2024/10/10 380
1630852 가을겨울 상품들 아울렛 3 .. 2024/10/10 1,824
1630851 치매초기분들 어찌해야하나요.. 8 답답 2024/10/10 2,538
1630850 별 거 아닌 거 같은데 계속 맴도는 경고문구 19 2024/10/10 2,837
1630849 알파치노와 탱고 춤 춘 여자배우 5 ㄱㄴ 2024/10/10 2,374
1630848 흑백요리사 보다가 휘슬러냄비.. 6 .... 2024/10/10 3,259
1630847 사기대출' 민주당 양문석 배우자, 20만원 주며 자료 위조 요구.. 22 ... 2024/10/10 2,181
1630846 아이폰 128,256메가 선택 질문 7 참나 2024/10/10 778
1630845 감사한 익명의 글들 5 ~~ 2024/10/10 1,596
1630844 망각이 있어 다행 6 ... 2024/10/10 1,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