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중고 아이들과 가까이 지내는 직업입니다.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다 귀한 존재이고 이뻐요.
그런데 일부 부모들은(요즘 부모라고 싸잡아 말하지 않을게요)
아이의 감정을 읽어준다는 명목하에 오히려 아이를 망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어른들도 얼마나 많은 실수를 하며 사나요.
아이들은 더더욱 실수를 하고, 그 실수를 깨닫고 자신을 고쳐가면서 성장하죠.
그런데 남에게 잘못을 저질러도 자기 아이의 놀란 마음, 아이가 불편해질 상황이 앞서서
아이를 엄격하게 훈육할 기회를 놓칩니다.
몇 년 전에 만난 아이의 엄마도 이런 경우였습니다.
명백히 다른 아이에게 잘못을 했는데도
우리 누구가 잘 몰라서 그랬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
언뜻 들으면 사과같지만 결국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정황을 길게 말할 뿐
아이는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100프로 부모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천방지축에 까불이 아이라도 훌륭한 부모에게 훈육을 받은 아이는
자신이 실수를 하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마음에 진심으로 미안해 하고
용기를 내어 (사과를 하는 데에 용기가 필요하긴 합니다) 사과를 하더군요.
다들 마음이 녹아서 그 친구도 사과를 받아주고 또 재밌게 잘 지냅니다.
또 하나는 인사.
인사는 꼭 아랫 사람이 윗사람에게 먼저 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아는 사람을 보면 먼저 합니다.
다만 요즘은 인사 자체를 해야겠다는 감각이 없는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쭈삣거리거나 수줍어서, 사춘기라서, 어려서... 이유는 많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도 일견 맞을 수 있지만
살면서 느끼는 건 인사는 중요하다.
관계를 유연하게 만들고, 남과 잘 소통할 수 있는 계기라는 겁니다.
이걸 부모가 잘 가르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은 어렵지만,
잘 키우고 싶고, 적절한 훈육은 아이를 건강하게 만드는 게 분명합니다.
저도 부족함이 많아서 다짐 차 적어본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