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옆에서 엄마가 만드는거 눈으로 보고 맛도 보면서 산게있어서
대충 기억 떠올리고 흉내내서 곧잘 따라하는것도 있지만
가끔 엄마가 하던 그맛이 절대 안날때가 많아서 아쉬울때가 있거든요
나중에 어련히 다할건데 어려서부터 굳이 요리같은거 할필요없다고 생각하신건지
엄마 왜그랬어요 왜 하나도 안가르쳐 주셨어요 ㅜ.ㅜ
김치며 김에 들기름 참기름 발라 재는 방법이며
잡채도 야채당면 따로 볶고 무치지 않고 다 때려넣고 첨엔 물이랑 양념장이랑 막 끓이고? 냄비속에서 모두 휘휘 저어주다가? 마지막엔 막 볶다가?ㅎㅎ 진짜 그렇게 만드셨어요 암튼 순식간에 그렇게 만들어 접시에담고 참기름 촤르륵 끼얹어 식탁에 올리는데 따끈따끈 단짠단짠 정말정말 맛있었고요(대체 어떻게 하는거죠?)
명절이나 손님대접할땐 좀 비슷하지만 또 다른 잡채 만드는 방식도 있으셨는데 너무 고급스러워 식구들도 한접시 겨우 얻어먹고 엄마한테 평생 한 서너번 얻어먹어봤네요
엄마가 미역국이랑 소고기육개장 하는 방식도 다른집과는 너무너무 남달랐는데 아무리 다른집안 온갖비법 다 따라해봐도 절대 우리엄마 그맛이 아니고요
기억을 떠올려보면 엄마는 무심한듯 평범한듯 당연한듯 그냥 만드시는데 늘 요리에 나름의 비법이 있었던것 같았고요
자라면서 식당서 사먹기도 하고 다른집가서 먹어보고 하면서 우리집과 다른집 음식이 많이 다르다는걸 뒤늦게서야 느꼈거든요
이곳에도 몇번 글이나 댓글 달았었는데
김밥 단무지를 물에 헹궈 꼭짜서 다시 단촛물에 양념한다던가
카레 마지막 끓을땐 다진마늘 한숟갈 푹떠서 휘휘저어준다거나
뭐 등등이요(이런걸 비법이라 해도되는지 남들한텐 평범한건진 몰라도 나머지 비법들은 저 기분좋을때 또 조금씩 풀겠습니다 ㅎㅎ)
당연한듯 맨날 먹고사니 전혀 몰랐는데 엄마한텐 꼭 음식마다 한두가지씩 킥이 있었던것 같아요
집에 따님이든 아드님이든 자녀분들 계시면 아이들 일이나 가사노동 시킨다 생각마시고 가끔 가르치셨음 좋겠어요
짬짬이 레시피북 작성한거 따라하는것도 좋지만 그래도 엄마 옆에서 직접 배우는걸 못따라 가는듯 싶어요
엄마가 떠나시면서 그 맛있는 추억의 음식들도 함께 떠나갔구나 싶어서 문득문득 슬퍼질때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