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드라마 리뷰-나의 해리에게

쑥과마눌 조회수 : 4,178
작성일 : 2024-09-26 05:47:33

 

오랜만에 볼만한 드라마가 생겼네요.

남배우들은 연령대별로 잘 생기고, 다양하게 매력 있으며,

여배우는 예쁜 척도, 착한 척도, 센 척도, 푼수인척도 안하고요.

이진욱이 뷰티인사이드와 나인의 혼합형으로 나오니, 매력 1 + 매력 1 입니다.

연기변신이 어쩌고 저쩌고는..

 잘 생긴 얼굴로 돌아와 준 것만으로 감사한 이진욱 앞에 당분간 닥치기로 하죠.

아나운서 강주연 역할의 남배우와 연하남 피디도 각자의 조연으로 성공적이고, 

캐릭터 또한 잘 잡았고,

이쁜 줄은 모르겠지만, 연기를 제대로 할 작정인 신혜선에게는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무엇보다 주제가 너무도 좋아요.

삶에는, 누구의 삶에도, 아무리 애써도 가지지 못하는 것들이 있지요.

또한, 삶에는, 누구의 삶에도, 결국은 잃어야하는 사랑의 대상들이 있고요.

모두 그 뻔히 보이는 결과를 향하여 뚜벅뚜벅 걸어가고, 결국, 예외없이 잃는다죠.

우리는 그 상실 앞에서 서로 덜 아픈 척하는 게,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 게

성숙되고, 승리하는 걸로 간주되는 세상에 살고 있어요.

사랑하는 가족을, 사람을, 대상을 잃어도,

타격 없이 잘 견디고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길 강요당하면서요.

그래야 성공한 것이고, 올 바른 것이고, 어른스러운 것이라고 하죠.

그렇게 열심히 살고, 앞으로 앞으로만 나아가면, 자꾸 걸어 나가면,

지구만 둥글뿐이지, 도대체 거기에 무엇이 있다는 걸까요.

슬픔은 잦아드는 것이지, 뚝 그쳐지지 않더군요.

애도는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보내기 위해, 돌이키고, 생각하며 그 자리 그대로 두고 천천히 시간을 들이는 일이죠.

사랑의 대상이 사라진 자리는 누군가로 무엇인가로 부지런히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그 빈 공간이 익숙해지는 거 아닐까요.

그렇게 익숙해지다 보면,

또 누군가를 위해 마음 한 자락 공간이 생기도 하고 말이죠.

 

대본에 나온 말 중에

기억의 대부분을 잃어서, 실패의 빅데이터가 없으니, 자신감이 넘칠 달까..라는 부분이 있어요.

맞는 말이고, 맞아서 아픈 말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여주인공도 아닌데, 실패의 빅데이터를 축척하느라 

이리저리 치이며 현생을 반세기를 살아보니,

찐 자신감은 실패의 빅데이터도 이기더라는 걸 알게 되네요.

자신감도 진짜만 남고, 껍데기는 가더라는 걸, 갈챠주는 게 또 세월님이시고요.

 

제대로 된 대본과 기획과 연출이 좋고.

위트와 재치가 넘쳐 보는 내내 재미있습니다.

이런 주제를 폼 잡고, 심각하고, 헷갈리게 그리면,

시청자 기만 털리고, 역시 피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가스라이팅만 당하거든요.

주연급 연기 좋고, 어느 구석에도 연기 구멍이 없으며, 반전도 미리 까는 자신감 또한 대단합니다.

강추~~

 

#오랜만에드라마리뷰

#나의해리에게

#좋은드라마는

#금보다귀하다

#제발_이기세로_나가길

 

IP : 96.255.xxx.195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 리뷰
    '24.9.26 6:15 AM (221.163.xxx.27)

    좋은 글 고마워요
    저도 재밌게 보던 차라 많은 부분 공감이 되었어요
    특히 애도에 관한 의견 부분은 소리내어 몇번이고 읽게 만드네요

  • 2. ...
    '24.9.26 6:16 AM (211.42.xxx.213) - 삭제된댓글

    오!! 제 아무리 쑥과마늘님이어도 찐중에 찐일 때
    마치 이제 막 드라마를 끝내고 여운이 가득한 상태에서
    쓰신 리뷰 같아요.
    이 리뷰 보고 어떻게 드라마를 안보겠습니꽈?
    나의 해리에게.
    제발 용두사미 안되게 마지막까지 이 리뷰처럼만
    가주라~~

  • 3. ...
    '24.9.26 6:28 AM (211.42.xxx.213)

    오!! 제 아무리 쑥과마눌님이어도 찐중에 찐일 때
    마치 이제 막 드라마를 끝내고 여운이 가득한 상태에서
    쓰신 리뷰 같아요.
    이 리뷰 보고 어떻게 드라마를 안보겠습니꽈?
    나의 해리에게.
    제발 용두사미 안되게 마지막까지 이 리뷰처럼만
    가주라~~

  • 4. 저두
    '24.9.26 6:46 AM (211.199.xxx.10)

    챙겨보는 중인데요.
    넷플에 없어서 재방보기가 아쉬워요.
    제가 아둔해서 그런지
    아직 저게 뭔 소리야? 이해안돼
    왜 동일인이 2명이지?
    자아분리 해리증인가? 이러면서 보고 있어요.
    좀더 이 드라마가 뭔지 찾아봐야겠어요.
    그리고 이진욱 너무 잘 생겨서
    설레입니다.

  • 5. 난나
    '24.9.26 6:53 AM (175.125.xxx.7)

    쑥과 마눌님 드라마 리뷰
    감사합니다~~

  • 6. 닉네임 안보고
    '24.9.26 7:48 AM (121.175.xxx.142)

    감상문이 너무 전문적이라
    드라마 관계자가 홍보하나 했는데
    쑥과 마눌님이시네요
    드라마 챙겨봐야 겠어요^^

  • 7. 마루
    '24.9.26 8:35 AM (175.118.xxx.141)

    다시보기 어디서 뵈야하나요

  • 8. 반가워요
    '24.9.26 8:37 AM (112.161.xxx.224)

    쑥과 마눌님 추천이니
    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 9.
    '24.9.26 9:14 AM (1.238.xxx.15)

    소설책 같은 드라마. 배우들 구멍 없고.
    근데 좀 가슴이 아프네요.

  • 10. DFDF
    '24.9.26 9:36 AM (211.184.xxx.199)

    넷플에서 해주면 좋겠어요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만 나오니
    챙겨서 보고 싶군요

  • 11. .m
    '24.9.26 9:49 AM (180.69.xxx.39)

    오 이 드라마 우연하게 보고 잼나다하고 봤는데 님이 써주신 글보니 제가 왜 공감하고 흥미롭게 봤는지 이해가 가네요
    두루뭉술한 저의 공감을 글로 표현해주셔서 확실히 알겠네요
    여주가 연기를 잘해서 남주도 볼수록 잘생김에 재미가 더해요

  • 12. 이진욱땜에
    '24.9.26 11:17 AM (42.23.xxx.98)

    패쓰

    https://brunch.co.kr/@psnw14/52

  • 13.
    '24.10.1 11:11 PM (1.238.xxx.15)

    그럼에도 우린 사랑을 하죠

  • 14. 42.23님
    '24.10.3 10:12 AM (223.39.xxx.58)

    여자는 이진욱을 놓쳐 배아픈 전양아치 소속사 사장에거
    돈받고 꼬리치고 고소하기로 한 뮤지컬 단역배우 출신의
    여자였으니 당연히 돈을 요구하는 꽃뱀과는 다르죠.
    일반인이 아닌 뮤지컬 단역배우 출신이라는게 다 드러났죠.
    근자감 쩌는 이진욱은 항상 여자들이 먼저 신호를 보냈겠죠.
    의심도 안하고 (멍청이) 좋다구 넘어간 바보기는 하지만
    성폭력범은 아닙니다. 술자리 같이 해본 여자사람 말이
    그냥 귀가 녹는다구 옆에 김지석은 보이지도 않더라구
    황홀하다구 극찬을 하더라구요. 그러니 얼마나 대쉬하는
    여자들이 많았겠어요. 그 후로 좀 조심하겠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48434 요양원은 왜 불시에 못 오게 할까요? 46 건강 2024/11/14 9,314
1648433 김병만 마누라 욕심이 과했네요. 25 ㅇㅇ 2024/11/14 27,632
1648432 논술에서 최저 10 .. 2024/11/14 1,870
1648431 삼전도 삼전이지만요 9 에휴 2024/11/14 4,504
1648430 키위 핫딜 알려주신 82님 감사드려요. 8 인사꼭 2024/11/14 2,051
1648429 삼남매중 둘째딸을 입양 보내려했다면 11 2024/11/14 4,611
1648428 우울증 단약 어떻게 하셨나요? 14 우울 2024/11/14 2,221
1648427 요즘 제가 홍차에 꽂혔는데 효능이 되게 좋네요 14 ........ 2024/11/14 4,469
1648426 주변에 몸관리 철저히 하시는분 패턴? 15 2024/11/14 4,845
1648425 친밀한 배신자 최영민 죽인 사람도 2 ㅇㅇ 2024/11/14 3,209
1648424 다발무 무청으로... 6 김치 2024/11/14 1,878
1648423 "조작된 문건"이라더니‥이런데도 인정 안해? 4 김태효곤장쳐.. 2024/11/14 2,003
1648422 부산 숙소 8 오오 2024/11/14 1,299
1648421 오늘 카드 납부일인거 깜빡잊고 잔고를 안채워놨는데요 7 ㅇㅇ 2024/11/14 2,413
1648420 이친자)이해하신 분 좀 알려주세요 4 .... 2024/11/14 2,017
1648419 아니 열혈사제 2 음문석 11 찐빵 2024/11/14 4,834
1648418 25년도 의대 모집 인원 다시? 7 의대 2024/11/14 2,703
1648417 올해 입시 의대 정원은 어떻게 되었나요? 2 입시 2024/11/14 1,263
1648416 지금 제주는 억새 천국입니다~~ 4 .. 2024/11/14 2,023
1648415 조선호텔 김치는 어디서 사나요 8 여기 2024/11/14 3,606
1648414 70대 암환자의 임플란트 11 임플란트 2024/11/14 2,469
1648413 '이건 나라가 아닙니다' -전우용- 15 맞는 말씀 2024/11/14 3,142
1648412 오늘 하루 ..연년생 육아 18 쪼요 2024/11/14 2,203
1648411 거짓말과 의심 2 h 2024/11/14 1,065
1648410 그럼 5급공채랑 변호사되는것 뭐가 더 어렵나요? 21 ㅇㅇ 2024/11/14 3,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