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제가 20대 중반에서 후반까지 한참 예쁘던 아가씨 시절에 향수를 처음 접했는데
이것저것 다 뿌려보니까 제일 저한테 맞았던 게 엘리자베스 아덴 5번가였어요.
아마 아실 거예요 타원형의 빨간 뚜껑.
향 자체가 제 분위기랑 너무 잘 어울려서
주구장창 그걸 뿌렸어요.
암튼 그때 대시하는 남자도 많았고 연애도 잘했고 결혼도 무사히 잘했구요.
결혼하고 나서 애를 들어서니까 애들 키우고 또 전업주부하면서 살림만 하니까 화장할 일이 없더라고요.
화장은 제가 아가씨 때도 사실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사회생활상을 하다 보니까 안 할 수가 없어서 하고 다녔던 거였고
그러니까 결혼과 동시에 화장도 안 하고 형수도 안 뿌렸는데.
때마침 작은애가 아토피 .
알러지가 되게 심한 거예요.
그렇게 저는 더더욱 화장도 안 하고 향수도 안 뿌렸다가
40대 초반쯤인가 갑자기 옛날 기분이 나서
엘리자베스 아덴 5번가를 샀어요.
근데 전혀 그때 기분도 안 나고 내 분위기랑 맞지도 않고.
시절 향수라는 게 있구나 싶고.
혹시나 싶어서 다른 향수도 한번 사서 뿌려봤는데 이상하게 향수 냄새 자체가 싫더라고요.
근데 언제부턴가는 엘리베이터 같은 밀폐된 공간에 갑자기 향수냄새 찐하거나 화장품을 찐한 사람이 타면 순간 역해요.
그래서 엘리베이터 문 열릴 때까지 숨 참고 있기도 하고.
나는 내가 별난 사람으로 변한줄 알았는데 대문 글에 나 같은 분들이 너무 많아서 일단 안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