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살면서 평생 알지 못했던 것을 많이 알게됩니다.
그중 하나가 감나무에 대해서이지요.
제가 사는 동네는 감이 많아요.
길거리에서 가로수는 아니고 그냥 찻길 옆에
감나무들이 있어서 따갈수 있는 정도에요.
언제 익는지
언제 따야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따지는 못하고
작년에 가을이 다 가고
남들이 다 따가고 남은것 하나 정도 땄습니다.
근데 정말 안떨어지더군요.
꽉잡고 비틀어야 겨우 떨어지더라구요.
그래서 감나무에서 감떨어지기를 기다린다는 속담이
뭔지 알았어요.
익은 감은 저절로 떨어지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저절로 떨어지는 감이 있어요.
올해는 감나무가 창밖에 드리운 집에 이사왔어요.
여름초입부터 누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밤에 나더라구요.
알고보니 감이 떨어지는
소리였어요.
작은 감도 아니고
크기는 청소년급인 감이 땅에 떨어집니다.
거짓말 안하고 지난 여름동안 100개는 넘게 떨어진것 같아요.
아침이 되면
마당에 나가서 창 앞쪽으로 떨어진 감들을 주워서
잡초가 많은 벽쪽으로 던집니다.
안그러면
얘네가 땅위에서 삭으면서
냄새도 나고
잔디 깍기 기계에 들어가서 걸리고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도 매일의 루틴처럼
떨어진 감을 주워 던지러 나갔더니
바닥에 아무것도 없네요.
이제까지 나무에 잘 매달린 녀석들을
이제 가을볕을 맞으며
익어갈 예정인가봅니다.
바람이 거세지는 밤이면
옆집 양철 지붕에 떨어지던 감소리에
이제 익숙해졌는데
이제는 조용한 밤이 오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