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국산 통도라지를 사서 이쁘게 까고 쪼개서 주셨어요...볶아먹을까 오이랑 무침으로 먹을까 고민하다가 냉장고에 오이 두개 있는게 생각났어요. 오이 살짝 절이고 양파 좋아해서 한개나 넣고 도라지 꽤 되는데 남기기도 애매해서 다 넣고 무쳤거든요.. 오늘 날씨도 시원해지니 맘먹고 반찬 만든다고 몇가지 반찬 만들다 쓰던 통깨가 눅눅해져서 그런지 이상하게 잘 쓰던 전동 깨갈이에 갈아도 곱게 안갈아 지더라구요.
그러다 씽크대 수납장 맨 위에 올려져있던 안쓴지 몇년은 된 사기로 만든 작은 절구깨갈이가 보이네요..귀찮음에도 불구하고 의자 놓고 올라가서 그걸 꺼내서 통깨를 절구로 갈고 모든 반찬에 아낌없이 고소한 깨를 듬뿍듬뿍 뿌려줬어요~~
요기까진 좋았는데 ㅠㅠ
도라지 오이무침 양념 안아끼고 팍팍 무쳐 한양푼 만들고 맛보니 너무나 맛있게 됐네요 새콤달콤하게~~
마지막 깨갈이에 신나게 간 깨소금 양푼에 다 쏟아붇고 깨갈이 틈새에 깨들 달라붙은거 알뜰하게 쏟는다고 작은 나무절구로 통통 살짝 두드렸는데 이 사기 그릇이 그냥 도라지무침 아래로 깨져버렸어요 ㅠ
시간이 정지 된듯 잠깐 멘붕 상태...
깨진 큰 조각 작은 조각들 건져냈지만 눈에 안보이는 유리 가루 조각 분명 있겠죠. 간보느라 몇개 먹어본게 다네요...이걸 도라지만 헹궈서 다시 해봐? 하다가 다 음쓰통으로 들어갔어요
에휴 기운빠져요..양도 많아서 엄마도 갖다드려야지 했는데.
내눈에 왜 그 깨갈이 절구가 보였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