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어떤 업종에 고용되어 일해요.
이번에 휴가 마치고 출근했더니 직장이 내부 공사를 해서 자리가 바뀌었더래요. 바뀐 자리가 너무 불편해서 짜증난다고 연락이 왔어요. 이런 얘기 평소 자주 하는 사이라 연락 자체는 자연스러워요. 제가 봐도 불편하게 생겼더라구요. 왜 하필 이런 걸로 바꿨을까 싶은게.
그래도 비교적 간단히 개선이 가능한 문제라서 관리하는 사람한테 말하거나 자리를 바꾸는 게 좋겠다는데 친구와 저 모두 동의했구요. 그런데 같은 문제로 밤에 또 전화가 와서는 대뜸 너무 짜증난다고 하더라구요. 왜 공사를 이렇게 해놨는지 모르겠다 예전 장비가 좋은데 왜 그걸 치웠는지 모르겠다 등등. 그 문제가 굉장히 화가 나나봐요. 그래서 농담 비슷하게 나는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어서 지금 골치가 너무 아픈데 이런 문제 하나하나에 너무 스트레스 받으면 사는게 쉽지 않다 인생이야 어차피 문제가 계속 생기는 건데 하고 넘어갔어요.
어차피 며칠 뒤면 새로 사주기로 했다니 이삼일만 견디면 되는데, 이 문제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사실 저도 같은 업종에서 사람을 고용해서 일하는 입장이라 내 직원이 이런 식으로 폭발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난감하더군요. 고용주 입장에서는 안 쓰는 예전 장비를 놔둘 공간 자체가 없고, 이 장비보다 훨씬 시급하고 중요한 일들이 산적해 있는데 이미 해결해주기로 한 문제를 되씹고 곱씹으면서 화를 내면 난감해요. 이 장비는 예를 들자면 직원 휴게실 의자 같은 거에요. 업무 장비가 아니고.
물론 제가 모르는 다른 맥락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거기까진 알기가 어렵구요.
제가 너무 경영자 입장에서 생각한 게 아닌가 밤에 전화 끊고나니 좀 후회도 되고 그러네요. 공감을 더 해줬어야 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