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봄 보다 가을을 훨씬 더 좋아했어요
무더운 여름을 지나
아침 저녁으로 선선하고
한 낮의 햇빛은 뜨겁지만 습도가 낮아 불쾌하지 않고
나무 그늘 아래에 있으면 시원한 딱 유럽 여름 날씨인
초가을도 좋고
스산한 바람이 불어 약간의 우울감이 느껴지고
트렌치 코트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쌀한 느낌의 늦가을은 더 좋아하고
봄에는 봄이 지나가면 끔찍한 여름이 온다고 생각하니
그닥 좋아하지 않은듯요
가을>겨울>봄>여름 이 순이였죠
어렸을때는 가을이 세달 정도 이어졌는데
근래에는 한달 보름 정도로 짧아진 느낌이 있었죠
그런데 올해 같은 경우
그 짧은 가을 조차 없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이 초가을 날씨 초입이어야 하는데
한여름 장마철 날씨라니
뚜렷한 사계절이 있어서 좋은 나라라는 말이
요즘에는 비판(?) 받지만
개인적으로 예전에는 사계절이 있던게
좋았던 것 같아요
사계절이 적절하게 배분되서
그런데 어느 순간 봄과 가을은
제대로 느껴 볼 시간도 없이 짧아진 것 같은데
올 여름은 최악 중 최악이네요
내년에도 이렇다면 진짜 살기 싫어질 듯요
저 같은 경우 원래 더위를 많이 타고
습한거 너무 싫어해서 여름을 지옥 처럼
싫어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