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지갑” 글로 시작해 남편의 말이 재미있다고들 하셔서 또 하나 올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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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소위 혼기를 놓치면 동생들이 “고물차”라며 길 비키라고 놀리던 시절 있었지요.
사촌 여동생들이 옛날에 지금 남편하고 데이트 할 때 이 사람 앞에서 깔깔거리며
저를 고물차에 비유한 농담을 던졌어요.
나 때문에 자기들 같은 신형 세단차가 못나가고 있다고.
그런데 평소 농담 좋아하는 이 사람 얼굴이 굳어지더군요.
동생들은 약간 당황해 하고 나는 은근 압박감 받았나 생각했어요.
세월이 많이 많이 흐르고 까맣게 잊고 있는데 어느날 남편이
”당신 결혼 전 처제들이 고물차라고 한 것 기억나?“
”응“
”나 살면서 그렇게 웃기는 얘기 처음 들어봤네“
”근데 그때 왜 안 웃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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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그렇게 이쁜 고물차를 본 적이 없었으니까.“
잉? 웃지 않으려고 입술을 꽉 깨물었네요. 누가 굳이 외모품평을 하더라도 저 전혀 이쁜 사람이 아니거든요.
확실히 제 눈에 안경이라는 게 있긴 있구나 이 자리에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