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 들은 이야기인데요.
친척 중에 90년대 후반에 모 공기업/공공기관에 수석 입사하고 본사 핵심 부서에서 일하셨던 분이 있어요.
그런데 00년대 초에 육아휴직 썼다고 찍혔었다네요. 그 부서에선 육아휴직 쓴 게 처음이었대요.
복직 후 비인기 부서로 발령나고 동기들한테 승진에서 계속 밀리다보니 그냥 포기하고 사셨다는데
어떻게저떻게 살다보니 퇴직 전에 2급까지는 승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뒤늦게 승진하려고 열심히 노력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잘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00년대면 그래도 공무원/공공기관/공기업에선 육아휴직제도 잘 갖춰져 있었던 시기 같은데
육아휴직 썼다고 찍힌다니
그런 이야기를 다른 친척에게 했더니
그 이야기를 들은 현직 공무원 친척 말이
자기는 첫째 초등학교 입학해서 육아휴직 쓰고 9월에 복직했는데
육아휴직 쓴다고 하니깐 아줌마 계장들이 라떼는 출산휴가만 쓰고 바로 일했는데
요즘은 초등학교 들어간다고 육아휴직 쓴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반복하면서 눈치를 주더래요
그 공무원 친척은 원래 다른 직장 다니다가 육아여건 때문에 뒤늦게 공무원이 된 케이스인데
기존에 다니던 직장은 힘들고 시간 없어도 돈이라도 많이 줬는데
급여도 적게 주면서 육아휴직, 육아시간(2시간 일찍 퇴근) 쓰는 걸로 눈치 주니깐 너무 억울하다고 하더라구요
아마 사람 빠지고 기간제 대체 인력 들어오고 하면 불편한 게 생기니깐 싫은 티 낸 것 같은데
같은 직장 내에 난임휴가 등으로 빠진 인력들도 더 있고 하다하니깐
한창 일 잘할 젊은 직원들이 휴직 들어가서 본인들 힘들어지는 게 싫었을 것도 같구요
하지만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에 공무원 사회에서도 눈치 주는 사람들이 있는 것 보면
다른 직장에선 더 할 것 같단 생각도 들어요.
공무원도 눈치 줘서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면
다른 직장은 어떤 수준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