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네가 요리부심이 한가득이라 김치도 종류별로 담고 음식도 손질된 재료는 사지도 않고. 그러고는 맨날 아프다 하시고.
김치를 담을꺼라 하길래 걍 김치 파는거 사보냈어요. 전화로 소리소리를 지르고 왜 이딴걸 샀냐고 난리치시는데 모르쇠했어요. 저보고 와서 가져가라고.
나도 김치샀다. 김냉에 넣을 자리 없다. 드시기싫음 버리시라고 했더니... 이걸 왜 버리냐. 음식 아까운지도 모른다고 소리소리지르고.
버리든 누굴 주든 알아서 하라고. 난 모른다고 하고 전화 끊었어요.
홈쇼핑에서 모듬전 팔길래 그것도 내맘대로 주문해서 보냈죠. 역시나 왜 이딴짓을 니맘대로 하냐며 물건 받자마자 난리난리...
그것도 드시기싫음 버리시라고 하고는 전화 끊었어요.
새언니랑 오늘 통화했는데...(전 친정 안갔어요. 잔소리 듣기 싫어서 시댁갔다 왔더니 넘 힘들다고 핑계댔음요)
새언니 말이 울엄마가 내욕을 마구마구 하더래요. 이딴거 돈주고 사먹는 생각없는 불량주부라며. 내가 걔땜에
미치겠다며. 살림하는 여자가 전 부치는게 뭐가 힘들다고 이런걸 사서 하냐며 마구마구 욕을 하더래요.
새언니는 암소리 못하고 냉동전 팬에다 데우는거 하고. 내가 사보낸 김치 썰어서 담고..
근데 제사 끝내고 밥먹을때 울엄마가 그랬대요.
맛있다고 ㅋㅋㅋ
참 잘만들었다고. 전도 종류별로 다 있고. 모양도 이쁘고. 김치도 먹을만하다고. 그러면서 새언니한테 이런거 얼마냐고 해서 새언니가 김치는 10키로에 얼마정도 하고. 전은 아마 얼마쯤할꺼라고 했더니...
가격도 참 좋대요. 전을 이정도 집에서 하려면 재료비 더 든다면서 얘네들은 대량으로 재료를 사서 싼가보다고 하셨대요.
노인네가 단박에 또 보내라고 말은 안하겠지만 김치는 조만간 또 사보낼꺼예요. 전은 다음 명절에도 사보내구요. 관절염이라 맨날 손가락 퉁퉁 부어서는 아프다 소리 하면서 편하게 살수 있는데 왜 저러시는건지...
아마 내일쯤 저랑 통화할때 좋은소린 안하실꺼예요. 김치가 배추가 살아있네 젓국이 덜 들어갔네 어쩌네 하겠지만 아마 이번기회로 세상 편하게 살수 있다는건 조금은 느끼셨을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