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남편을 만나러 버스정류장에 서있는데 승합차 한대가 멈춰서 아저씨가 길을 물어봄
여기 어데로 가요? 길을 가르쳐줬는데 어딜 가냐고 물어보길래 마침 행선지가 비슷함
가는길이니 타라고
승합차 내부를 보니 어린이 여럿에 아저씨들인데 아줌마들도 있었는지는 기억안나요
두 형제가족들인데 나들이가는길이라고
애들 있는거 보고 납치는 아니겠다 싶어서 얻어탐
옆 도시에서 왔는데 어디가 좋다고 해서 무작정 가는거라고
저기 애들 데리고는 거긴 별로구요
여기랑 저기 가보세요
그럼 토박이가 추천해준곳이니 행선지를 바꾸겠다고
아저씨들 친절하고 이런저런 대화하다 목적지에 내려줌
그당시엔 승합차에 대한 공포감이 있던 시절이었는데. 승합차에 애들이 있단 이유로 덥석 얻어탄거 미쳤죠
근데 그 짧은 순간에서 차안의 분위기가 너무 유쾌해보였거든요
그땐 참 모르는 아가씨 타라고 한 아저씨들이나 덥썩 탄 저나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할일
시골 아니고 광역시 도시한복판이었어요
이거 말고도 그시절엔 안전불감증 짓 많이 했어요
울 부모님 알면 기절할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