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애 특목고 보내서 책도 쓰던데요.

... 조회수 : 4,259
작성일 : 2024-09-18 01:25:01

애 특목고 보내서 책도 쓰던데요.

그 정도 글쓰기 능력은 안되지만 제 경험으론

 

첫째, 특목고 보내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너무 애쓰는 것부터가 그릇이 아닌 거다. 

굳이 그렇게 애쓰고 들어가면 개고생한다.

(우리 애 개고생썰은 따로 써야...)

 

둘째, 전교 1등도 학교마다 수준이 천차만별이더라.

역시 탑으로 잘하는 동네서 탑 찍고 온 애가 진짜더라. 

못하는 동네서 탑 찍고 온 애가 잘할 확률은 낮더라.

(공부 유전자+근성+체력+사교육용 경제력의 완벽 네 바퀴)

 

셋째, 특목고도 나름이다. 과학고도 서울 갓반고만도 못한 곳이 전국에 꽤 있다. 전사고도 나름이고 외고 국제고 말해 뭐함. 뽕만 있고 실력은 안되는 학교와 학생도 정말 많음.

 

넷째, 공부에서 중요한 건 입결. 고졸이 끝이 아니니 들어가서도 잘해야 한다. 그러니 미리 선행으로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유명한 고등학교 나와 입결 그저그러면 더 부끄러움. 

 

다섯째, 부모가 뭐 해줘서 애가 잘되는 거 아님. 내 노력이 애의 결과라는 생각을 거둬라. 성공해도 내 노력 운운하면 쿨하지 못한 부모가 된다. 뽑기운 크니 겸손 장착.

 

여섯째, 공부가 다가 아니더라. 생각보다 인생의 그레이드가 무조건 공부로 나뉘는 건 아니더라. 요즘은 외모 중요성도 높고 eq도 좋아야 인생이 살기 좋더라. 스마트에는 스트릿 스마트(생활지능?)도 있더라. 

 

일곱째, 입시 성공에 사교육이 필요없을 수도 있다. 모의고사 전국 10등 이내 수준이라면...포토그래픽 메모리를 가진 아이가 존재하더라. 책을 사진처럼 찍어서 뇌에 저장. 확률은...음...

 

 

자식의 학력이 부모의 왕관인 건 20세기까지고

공부도 다양한 재능 중 하나일뿐이라는...

고입보다 중요한 건 대입

대입보다 중요한 건 취업

취업보다 중요한 건 사회적 성공과 건강한 자아.

사회적 성공에는 공부 외에도 여러 길이 있더라.

아이가 그 길을 찾도록 돕고 지지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

 

중등에 우리 애 전교권 찍을 때 난독증으로 공부 전교 거의 꼴찌였던 아이. 미술감각으로 어린 나이에 자기 옷 브랜드 만들려고 준비한다는데 진짜 멋진 지향점 아닌지 싶네요.

 

그깟 공부 뭐라고 과거시험 합격증인 홍패인줄 알고(우리도 부모의 기대 때문에) 우리 부부도 학창시절 열심히 살았고 유학가서 박사하고 애도 푸쉬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진정한 자아가 뭔지 진정한 성취가 뭔지 생각하게 됩니다. 

 

솔직히 전 비지니스가 하고 싶었고 남편은 연예인이 되고 싶었대요. 나를 누르고 부모가 좋아하니 시키는 대로만 살았는데 인생이 노잼이고 무미건조합니다. 우리 애도 영재도 아닌데 공부 쬐끔한다고 노잼의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았나 고민하게 되는 밤입니다. 

 

 

IP : 110.70.xxx.139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ㅓ와우
    '24.9.18 1:34 AM (211.203.xxx.123)

    거의 목차에요. 그대로 책 쓰셔도 될듯요

  • 2. 저도
    '24.9.18 1:34 AM (175.115.xxx.131)

    그런 블로거 알아요.
    일상공개한 후 관심끌고 서울 변두리중에서 전교권해서 과학고 보낸후부터 우리아이 특목고 보낸 책내고,강연하러 다니더라구요.이웃끊기했어요.

  • 3. 동감
    '24.9.18 1:38 AM (58.234.xxx.21)

    인생에서 중요한것 인생을 좀 쉽게 사는 사람들 보면
    외모도 중요하긴 한데
    개인적으로 더 중요한게 eq 스트릿스마트? 뭔가 찾아봤네요 ㅎㅎ
    그런거 같아요
    우리애들은 공부도 어중간하지만 스트릿스마트 이런건 완전 바닥인듯 ㅜ
    나름 노력한거 같은데 부모 닮아서 그런가부다
    싶어 안쓰럽고 미안하네요
    그래도 자기 길 더듬더듬 느릿느릿 자기 길 잘 찾아가리라 믿어요

  • 4. ....
    '24.9.18 1:45 AM (211.179.xxx.191)

    뽑기 운이라는거 정말 공감요.

    엄마가 뭐뭐 해줘서 애가 잘 되었다는건
    그 애가 그걸 받아들일 아이였을뿐이지

    그 방법이 모두에게 통하는 게 아닌데
    요즘은 애 한둘 키우고 전문가 행세가 많아요.

  • 5. ㅇㄹ
    '24.9.18 1:50 AM (223.39.xxx.88)

    스트릿스마트 저도 찾아봤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6. 엄지척
    '24.9.18 2:02 AM (223.39.xxx.33) - 삭제된댓글

    구구절절 공감입니다.
    특목탑 일반고탑 모두 키워서
    주변에서 책내란말도 들었는데
    정말 뽑기운이란 말에 공감합니다.
    공부도 그저 재능이고
    노력도 재능일뿐

  • 7.
    '24.9.18 4:30 AM (116.37.xxx.202)

    자녀가 몇이신데 이런 내공의 글이라니요
    존경합니다
    종종 글 써주세요

  • 8. 뭔가
    '24.9.18 5:03 AM (211.234.xxx.160) - 삭제된댓글

    시원해요.
    남편의 특목고 이후 삶이 말도 못하게 고단스럽길래 아이는 본인이 원하는 길로 가도록 도왔어요.
    저렇게 살면 행복한 이지고잉인 것을 감탄하며 사회인이 된 아이를 멀리서 바라봐요.

  • 9. 현자
    '24.9.18 8:11 AM (220.72.xxx.54)

    좋은 글이네요. 운으로 질간 큰애와 운없어 못간 둘째… 겪어보니 이 글이 맞네요.

  • 10. 대학이름
    '24.9.18 8:16 AM (172.225.xxx.225)

    목숨거는건 주부들뿐....... 취업과 경력이 더 중요.... 공감합니다
    영혼까지 털어서 영재고가서 휴학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결국 꿈은 대학이 아니라 직장이 아니라.... 하고싶은 일을 이루는 거죠

  • 11. .K에서
    '24.9.18 8:23 AM (142.181.xxx.6)

    목숨거는게 주부들뿐이라뇨 설마

  • 12.
    '24.9.18 8:30 AM (118.235.xxx.211)

    맞는 말이에요 근데 또 차이나는 아이가 있다보니 공부 좀 애써서 시키면 조금이라도 달라지는게 보여 그냥 애한테만 맡겨놓는게 안되더이다..ㅠㅠ 다른 능력 있는게 보이면 바로 공부애쓰는건 포기하겠지만요. 스트릿스마트도 별로 없으니 저만의 기술가지고 살아가야한다 싶구요..
    이래도 결국 다 지할탓이라 애들한테 거의 맡겨놓고 있습니다

  • 13. 앗.저도님!
    '24.9.18 9:09 AM (58.123.xxx.123)

    제가 이웃 끊은 사람과 같은 사람같아요.
    얼마전엔 유명한 교육유툽에도 나왔죠?
    애 하나 똑똑해서 특목고 간거로 세상 최고의 부모교육자가 됐더라고요
    17년 넘는 이웃 블로거 였는데 책들 하나씩 내는거.보고 갸우뚱했다가 이젠.이웃끊었어요.

  • 14. ..
    '24.9.18 9:46 AM (220.87.xxx.237)

    특목고 보내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너무 애쓰는 것부터가 그릇이 아닌 거다. 

    동의합니다.

  • 15. ....
    '24.9.18 10:00 AM (58.231.xxx.117)

    음...글 너무 좋네요.
    다만 비즈니스 하고 싶고 연예인 하고싶었다고 해서
    아이들이 하고싶다고 해서 그 길 간다고
    또 후회가 없는 건 아니라서 그것 또한 부모로써 고민되네요.
    어떤 일이든 어떤 분야든..
    내가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해도
    내가 하기 싫은 일이 일정분량 있어요.
    저는 가르치는 일은 너무 좋은데 학교 업무나 인간관계가 싫어서
    학교 그만두고 학원업하는데요.
    마냥 가르치만 일만 잘하면 되는 그런 일은 없더라구요
    어디가나 인간관계와 그 외 부수적인 일이 있더라구요.

  • 16. ..
    '24.9.18 11:48 AM (211.235.xxx.205)

    좋은글이고 공감많이 갑니다.
    특목고 보내려고 절대 애쓰지않았는데.. 그해 우리아이 입시운이 좋았는지.. 기대 안했는데 덜컥 붙었어요.
    정말.. 고등학교 3년 내내 힘들어했고 성적도 그닥.
    고3때 내신 엉망에 수능 망치고 암튼. 특목고 간걸로 우리아
    이 학교운은 다 했었나봐요. ㅠㅠ
    대입앞두고 어디 물어보니 입시운이 너무 안좋다고 많이 하향지원해야한다고ㅡㅡㅠㅠ
    그 얘기 듣고 수시지원시작부터 정시 합격까지6개월을 고통속에 살았어요.
    지원했던 학교 수시 모두 광탈. 정시도 지방국립대 겨우 추합
    으로ㅡㅠㅠ
    대입운은 없었지만..
    원글님이 언급해주신...
    중요한 건 사회적 성공과 건강한 자아.

    사회적 성공에는 공부 외에도 여러 길이 있더라.

    아이가 그 길을 찾도록 돕고 지지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

    ........
    체크하고 명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17. ...
    '24.9.18 2:43 PM (115.138.xxx.99)

    ㅎㅎㅎ 맞아요. 내릴 수 없는 노잼의 컨베이어벨트
    공부 좀 해서 명문대- 공무원, 대기업, 전문직인 분들은 알거 같은데... 남들은 모르고 부러워는 하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5870 친정엄마의 음식 7 추석 2024/09/18 3,233
1625869 발을씻자 기능 +1 24 .. 2024/09/18 7,218
1625868 아쿠아슈즈 신고 모래사장, 시내 걸으면 어찌 되나요 4 신발 2024/09/18 1,100
1625867 벌써 체감온도 31도 ㅜㅜ 13 미친 2024/09/18 3,274
1625866 와... 날씨가 미쳤나봐요. 39 ㅠㅠ 2024/09/18 12,900
1625865 오랫만에 박근혜님의 향기를 느껴 봅시다 4 ㅋㅋㅋㅋㅋ 2024/09/18 2,150
1625864 30살짜리 취준생조카 한테도 추석에 용돈주나요 36 ㅇㅇ 2024/09/18 5,584
1625863 딸아이 친구동생 장례식복장 17 Rd 2024/09/18 5,043
1625862 이랬다저랬다하는 엄마ㅡㅠ 16 변덕인가 2024/09/18 4,001
1625861 어제 기아타이거즈 정규시즌 우승 경기 다녀왔어요. 15 ... 2024/09/18 1,392
1625860 지금은 조선후기의 후기일수도.. 21 ... 2024/09/18 3,141
1625859 당근에서 나눔 7 당근 2024/09/18 1,485
1625858 학대받던 저만 용돈을 줬어요 50 인생 2024/09/18 8,766
1625857 방에 있는 보일러 온도조절기 위치 변경 가능한가요? 3 주니 2024/09/18 880
1625856 고민들어주세요 82언니들 4 2024/09/18 1,267
1625855 저희 시어머니가 시누이한테 4 ufg 2024/09/18 3,751
1625854 별내 아파트가 생각보다 비싸네요 17 ㅇㅇ 2024/09/18 5,128
1625853 중고등 지인 애들 마주치면 4 미래 2024/09/18 1,803
1625852 저도 식혜궁금 밥알이 너무 으깨져요 16 ... 2024/09/18 1,151
1625851 백석대 광고를 티비에서 봤는데 7 도대체왜 2024/09/18 2,546
1625850 살다보니 제일 대책없는 스타일이... 15 에휴 2024/09/18 8,198
1625849 내년부터 삼재네요 지금도 죽을 지경인데.. 24 ㅡㅡ 2024/09/18 3,641
1625848 단호박식혜 끓일때 거품. 먹어도 될지...? 5 혹시 2024/09/18 566
1625847 친정에서 1박 너무 피곤해요 26 .... 2024/09/18 7,219
1625846 서른즈음에 중위연령 3 ㅇㅇ 2024/09/18 1,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