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60년대 중반에 태어났어요
어렸을 때는
뭐든 귀하던 시절이었는데
제사와 차례가 일년에 여덟 번 이상 있었어요
증조부모까지 제사 지냈었거든요
차례 지낼 때 두분씩
제사밥 세번 올리던 기억나네요
제사에만 먹을 수 있었던
커다란 조기
정말 짰었어요
조기살 아주 작게 한 점에 밥 한숫갈 크게 떠야 간이 맞았었지요
다음날이면 꼭 쌀뜨물에 생선이 몸을 담그기만 했던 거 같은 국이 밥상에 올랐어요
어제 저녁에 살 다 뜯어먹고 가시와 머리만 남은 조기에 쌀뜨물을 붓고 파,마늘과 미원 한 꼬집, 새우젓 한 숟가락 넣어 찌개를 끓인 거예요
조기는 냄새만 났었는데 조그마한 살점이라도 발견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어요
우리는 그 음식을 조기 젓국이라고 불렀어요
가시와 머리까지 아까워서 그냥 버릴 수 없었던 거지요
가난의 상징이던 조기 젓국이
이제는 생선을 통째로 넣거나
쇠고기등 고급 재료를 넣으니
별미가 되었네요
생선가시도 먹어야했던 그 시절을
알뜰하게 살아냈던 우리 부모님들
살아계실 때 한번 더 뵈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