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염장질일지도 모르나 시가 안간 추석 한갓져 좋네요.

ㅎㅎㅎ 조회수 : 1,336
작성일 : 2024-09-16 11:47:53

 

제가 웃으며 글쓰지만 고3첫애때문에 죽고 싶으나 둘째와 남편 부모님 생각에 죽지 못해 사는 중이니 너무 염장질려 마세요. 

 

결혼 20년, 시가에 별로 맺힌 거 없습니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남편과 시모는 쟤가 시가 맺혔을거야 눈치보는 거 느껴지지만 그들이 제게 잘못한 것도 없고 단지 발끊은 큰며느리 자식 노릇 안하는(시모는 부모노릇 넘치게 했습니다) 큰아들때문에 지레 기가 죽은 자격지심에 그냥 평범 적정선의 며느리 노릇하는 제 기색살피는 거 알기에 그냥 웃어요. 손윗동서 형님에겐 별 생각 없어요. 형님 부모도 아닌데요 뭘. 그럴수 있죠.  가끔 시숙 생각하면 하 거 참 싶어도 그또한 남일이라... 큰아들에게 버림받은 큰아들 바라기 시모가 내 엄마도 아니고 뭐 딱히 가슴아플거 있나요. 노인네 안됐네... 하고 마는 거죠. 

 

다만 인지상정으로 불쌍타 노인네... 싶고, 남편은 단둘있는 자식, 큰아들에게 버림받은 제 엄마 얼마나 애틋하고 불쌍하겠나 싶어 남편봐서 인류애 발휘하며 삽니다. 

 

남편죽고 혼자사는 노인네 얼마나 적적하겠나 싶어 다른때 일삼아 내려가진 않아도 명절은 꼬박꼬박 챙겨 내려갔어요. 서울-경상도 소도시를. 애 둘 출산때 두번다 명절이 걸려 안내려간 것과 코로나때 두번을 제외하면 매년의 명절, 큰동서에 이어 시숙도 발끊은 뒤에도 5-6년간을 한번도 안빼고 꼬박꼬박. 그냥 첨부터 8 시간은 걸리려니 맘먹고 가면서 국도변 풍경구경하다 시골밥상으로 한끼 때우고 휴게소 들러 간식사먹으며 가끔 남편과 교대로 운전하면서 가면 그 길도 뭐 갈만했어요. 좀 긴 드라이브 한단 생각으로 7시간 걸리면 이번명절 가뿐했네!!! 싶고 10 시간 걸리면 에고 고생좀 했네 싶고. 해마다 두번 반복하는 일이고 이건 뭐 재론의 여지가 없는 일이로다 애초에 생각하니 싸우기는 커녕 스트레스 받을 일도 아니어서 저는 제가 시가 가기 싫어하는 사람이란 생각 한번도 안해봤어요. 가기 싫었던 적 없었고요. 저희 시모 하늘이 내린다는 그 시모 용심 어쩔수 없이 조금은 부리는 사람이어도 ㅎㅎㅎ 제 엄마 아니잖아요. 남편엄마가 본인이 낳으신 아들이 더 좋다는데 그게 뭐 화날일인가요. 저도 절 낳은 우리 엄마가 좋거든요. ^^ 이 또한 인지 상정이로다 이 사람은 내 엄마가 아니라 남편엄마로다 생각하면 화날 일도 별로 없고, 애초에 막 못되게 하지도 못하는 그냥 소소한 용심이라. ㅎㅎ 제게도 울엄마와 시모가 동급이 아닌데 시모에게 아들과 며느리가 동급이길 바라면 그게 도둑심보죠 뭐 별 다를게 있나요. 인생이 원래 한걸음 떨어져서보면 희극이라잖아요. 

 

여튼. 그랬는데. 

 

둘째놈 중간고사대비 학원기타등등으로 이번 명절에 애랑 둘이 서울 남고 남편은 큰애데리고 내려갔어요. 

 

세상에 이렇게 한갓지고 좋을수가!!!!!!!!

 

코로나때도 저랑 애들은 안가고 남편혼자 내려간 명절이 두번이에요. 그땐 남편 혼자 간다고 또 명절음식 바리바리 해서 싸들려 남편 편에 보냈는데(네, 저 10년째 시댁 명절음식 다 해가는 둘째며느리였어요 ㅋㅋㅋㅋㅋ 아 시모도 나름 음식한 거 또 남편 손에 들려 보냈고, 저는 명절음식 하는 걸 늘 즐겁게 했어요. 싫은데 억지로 한 적 한번도 없어요) 이번 명절엔 그것도 다 패스 했어요. 

 

이런저런 사정으로 제가 그로기 상태였거든요. 과일이랑 양념 다 되어 팩에 넣은 LA갈비 만 사서 남편편에 보냈어요. 그 갈비도 남편이 사온 거지 남편이 주문 안했으면 과일만 보냈을 거예요. 

 

음식도 안해, 내려가지도 않아, 대부분의 시간을 학원과 독서실에서 보내는 둘째 끼니나 챙겨주면서 이토록 한갓진 명절은 20년 결혼 처음이네요. 너무 좋아서 인제 저도 남편에 대한 의리니 늙음에 대한 연민이니 뭐니 인류애고 나발이고 손윗동서 가신길을 고이 밟아볼까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명절입니다 하하하. 

 

Ps. 시가 친정 가까워서 시가 안가면 친정도 안갑니다. ㅎㅎㅎ 긍정적 문장으로 고치면 음, 친정가면 시가도 갑니다. ^^

IP : 223.38.xxx.12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9.16 11:53 AM (58.124.xxx.225) - 삭제된댓글

    저는 다 안가요.사이는 좋아요.
    엄마도 쉬고 싶어하고 ㅎㅎ
    평상시에 봐요

  • 2. 윗님
    '24.9.16 12:42 PM (61.39.xxx.90)

    ㅎㅎ 저도 다 안가요.
    저희집은 평소에 가고
    시가는 남편이 평소에 가고~

  • 3. 고3
    '24.9.16 1:55 PM (182.172.xxx.10)

    아이때문에 며칠전부터 바닥을 헤매고 있는 사람 여기 또 있어요...시가 어른들은 내가 어찌 살던 그저 시부모대접, 며느리 도리밖에 모르는 분들이라 오늘도 좁은 집에 친척들 불러놓고 담배에 고스톱에 소주에 세월아 네월아 앉아서 며늘 빨리 안온다고 흉보고 있겠죠.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있을때 잘해라를 입에 달고 사시는 분들. 이젠 하나도 신경 안쓰이고 눈치볼일도 없지만 자식일은 참 뼈아프네요.
    원글님 푹 쉬시고 오늘만이라도 시름 다 내려 놓으시길 바랍니다.

  • 4. 원글
    '24.9.16 3:44 PM (223.38.xxx.89)

    윗님 같이 힘드신와중에 다정한 위로 감사드립니다.
    이 또한 지나가겠지요. 오늘 날씨는 또 왜이리 미치게 좋은지(남도땅 더운불앞 고생하시는 며느님들껜 죄송합니다…) 베란다 창가에 한참서서 바람 맞다 들어왔네요.
    우리 같이 힘 내요. (이 말이 얼마나 무력한 말인지는 저도 압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54535 14일 탄핵때 국짐은 어찌나올까요? 9 탄핵 2024/12/09 1,301
1654534 경남 도민일보 1면 박제/펌 20 와우 2024/12/09 2,315
1654533 살다살다 이렇게 뻔뻔한 놈 첨봄 14 ㅇㅇ 2024/12/09 3,381
1654532 내리사랑과 맏이에 대한 투자 5 2024/12/09 1,187
1654531 피바다가 되었을 서울, 우리나라, 그리고 대구경북 3 흠... 2024/12/09 1,153
1654530 달러 계속 튀는데 ㅠㅠ 14 으휴 2024/12/09 2,930
1654529 한겨레.경항신문은 가결될때까지 1면에 105명 계속 내 주세요 6 ㅇㅇㅇ 2024/12/09 1,621
1654528 게시판에 이미지 올릴수 있으면 좋겠어요 7 ㄱㄴ 2024/12/09 511
1654527 707특수임무단장 ㅡ 악어의 눈물 36 우째요 2024/12/09 5,401
1654526 공중파만이라도... 방송도..... 2024/12/09 1,286
1654525 대학생 딸 7 엄마 2024/12/09 2,384
1654524 비극이네요. 13 ... 2024/12/09 3,803
1654523 내란에대해서 밝혀지는 속보에 속이울렁거리고 어질하네요 3 ㅠㅠ 2024/12/09 1,376
1654522 유튜브 프리미엄 질문이요 11 유튜브 2024/12/09 814
1654521 오늘 2시 도봉구 김재섭 (노원구 성북구)분들 지원나가시면 어떨.. 18 유지니맘 2024/12/09 2,956
1654520 한겨레 경향 13 수니 2024/12/09 1,917
1654519 ———-요밑에 “하나님아버지” 클릭금지 16 ㅇㅇ 2024/12/09 863
1654518 안랩 (안철수가 창립한 백신) 주가 20% 가까이 올랐어요 9 ... 2024/12/09 2,219
1654517 국정원 1차장 바로 임명한것 보니 8 .... 2024/12/09 1,961
1654516 하나님 아버지 8 신이시여 2024/12/09 1,016
1654515 윤이 첨부터 지지율 신경쓰지 않는다 9 2024/12/09 1,503
1654514 저라면 괘씸해서 담 선거에 17 ㄹㅇㅇ 2024/12/09 1,840
1654513 일상글)무가 요즘 굉장히 맛있어요 8 ㅇㅇ 2024/12/09 1,410
1654512 어떻게 사람들 살해할 계획을하고 그걸 두둔하고 6 ㄴㄴ 2024/12/09 1,012
1654511 뉴스공장 보는데 후덜덜하네요 5 .. 2024/12/09 3,6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