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릴적 그러니까 80년대 초반이겠네요.
저희 집에 나보다 더 어린 7살쯤 된 아들하나 데리고 사는 엄마가 세 들어왔어요.
그러니까 싱글맘인었던거죠.
당시 부엌딸린 방 하나짜리였어요.
그런데 보통 그 방에는되게 가난한 사람들이 세 들어 살았는데
이 싱글맘은 달랐어요. 30대 초중반쯤 되어 보였는데
말 한마디 한마디가 세련된 느낌이었어요.
화장도 곱게 하고 출퇴근하고요.
그리고 약간 경박하게 화장한 50대초반쯤 되어 보이는 뚱뚱한 친정엄마가 자주 오며가며 외손자를 돌보는것 같더라구요. 그렇다고 막 무식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 기억해도 아주아주 짧은 숏컷에 큰 귀걸이 하고 흰바지 입고 다니고요. 발목까지 올라온 부츠 신고...외모가 상상이 되세요?
그리고 가끔 그 싱글맘의 남동생 그러니까 그 남자아이의 외삼춘도 30살쯤 되어 보였는데 가끔 왕래하고요. 어찌보면 친정식구들끼리 똘똘 뭉쳐 열심히 사는 구나 싶지요.
그런데 우리엄마가 그 가정에 하나하나 알아갈때마다 기함을 했어요.
우선 그 친정엄마가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한 적이 없이 아빠가 다른 남매를 낳아서 혼자 키운거에요. 무슨 직업인지는 모르지만 외모를 봤을때는 술집했지 싶어요.
그리고 그 딸이 나름 공부를 좀 했더라고요. 그 당시 그 지역 대표 여상을 나왔어요. 당시 여상 가려면 공부 잘해야했잖아요. 그리고 졸업후 서울로 취직을 했는데
어떤 경로를 거쳐서였는지는 모르지만 요정에 밤에 알바비슷하게 나갔나 봐요.
그러다가 거기서 남자 하나를 알아서 아이를 임신해서 낳았는데 그게 지금 그 아들..
그런데 결혼은 못하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와서 다방을 차려서 그 싱글맘 직업이 다방 마담이었던 거에요. 그러다 이 아줌마가 어느날부터 출근을 안 해요. 그러면서 우리엄마랑 수다를 떨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여기서 우리엄마가 또 기함을 했어요.
다방 손님중 40대 후반 손님이 아들낳아주면 한 재산 떼준다고 했대요. 그래서 이 아줌마가 고민하다가 받아들이고 임신을 한거에요. 그런데 딸을 낳았어요.
그리고 한 재산 떼 준다던 이 남자가 전화를 안 받고 찾아가도 안 만나줌.
그때 우리집 전화를 빌려 썼는데.
나 혼자 있을때 이 아줌마가 그 아저씨한테 전화해서 퍼붓던게 지금도 기억이 나요.
" 너 지금 어디냐. 니 딸 어떻게 할거냐. 등등" 진짜 숨도 못쉬었어요. 무서워서요.
결국 그 딸은 그 남자 호적에 올리기로 했고 재산은 못 받은것 같아요.
우리 엄마가 또 기함을 한게 그 싱글맘의 남동생 와이프도 같이 왔었는데 이 남동생도 혼인신고를 안하고 동거중이라고..
그러니까 그 집은 엄마 딸 아들 모두 혼인신고를 한 적이 없고 자식들은 전부 아빠가 다르고 마지막 낳은 딸만 제 아빠 밑 호적에 들어가고 아무도 아빠 호적에 못 올림.
이런 집안도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