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베스트에 재혼글 보니 제 어릴 적 생각이 나네요.

ㅇㅇ 조회수 : 4,927
작성일 : 2024-09-10 13:14:17

국민학교 1학년 때

엄마가 저 입학만 시키고 아빠랑 이혼했어요.

그 때 준비물이었던 물체주머니가 기억나는데

짜투리 빌로도 천으로 주머니 대중소 만들어서

저를 주셨어요. 지금 생각해도 참 독특하고 이뻤던 기억.

 

그리고 저와 오빠는 아빠 밑에서 컸는데

제가 국민학교 2학년 때 재혼함.

그 어떤 양해와 이해를 구하지도 않고

그냥 어떤 여자 데려와선 엄마라 부르라고.

이 세상엔 좋은 계모도 분명 존재 하겠지만

보통의 계모는 남의 자식 못 키웁니다.

 

술집 출신 여자였는데 외모는 볼 만 했으나

살림은 꽝.

제가 진짜 거지처럼 다녔어요.

옷도 안 사주고 안 빨아주고

양말도 늘 빵꾸난 양말에

준비물도 제대로 안 해줘서 늘 혼나고..

 

결국 그 여자랑도 5년만에 이혼하고

홀애비로 좀 살다가 (그 사이에 숱하게 연애)

저와 오빠가 대학간다고 서울로 간 사이

(저희 지방 대도시 거주)

3번째 도둑장가 감..

자식이 20살 정도 됐으면 상황 설명하고

혼자 못 살겠다. 재혼하겠다 하면 

누가 말리나요?

 

결국 자식들 어릴 땐 무자비하게 패고

고등학교 졸업하니 그 이후로 내팽겨치고

등록금 생활비도 안 주고

그렇게 못되게 굴다 직장 퇴직하니

낙동강 오리알 신세.

명절이고 생일이고 아무도 안 갑니다.

 

제가 나이 먹고 세상 살아보니

더더욱 이해가 안 가요.

재혼하려면 자식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허락을 받아야 해요.

자식 어리다고

내 삶 소중하다고

맘대로 재혼...

 

재혼해서 다같이 행복한 집은

1프로도 안 됩니다.

 

 

 

IP : 118.235.xxx.132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24.9.10 1:19 PM (115.21.xxx.164)

    지금은 잘 사시는 거죠? 담담하고 깔끔한 문체가 잘 지내고 계시겠구나 느껴져요.

  • 2. ...
    '24.9.10 1:19 PM (115.138.xxx.39)

    친엄마에게로 가면 안되었나요?
    아이는 엄마가 먹이고 입히는대로 커요
    엄마 없는건 세렝게티 초원에 그냥 던져진거나 마찬가지죠

  • 3. 재혼가정
    '24.9.10 1:20 PM (59.13.xxx.51)

    아이가 있는데 재혼을 꼭 해야하는 이유도 모르겠어요.
    남자 필요하면 연애만 해도 되잖아요.
    왜 꼭 한 집에서 살아야해요?
    아이가 있는데 갑자기 새엄마.새아빠다 하면 끝나는 문젠지.
    내 상식으로는 이해를 못하는 문제중 하나.

  • 4. ...
    '24.9.10 1:21 PM (114.200.xxx.129)

    원글님 어린시절 진짜 힘들었겠어요..ㅠㅠ좋은 계모도 분명히 있겠죠 ..근데 남의 자식 키우는게 보통 힘든건 아닐거예요 . 그쪽입장도 ..자식입장에서도 너무 힘들것 같구요..ㅠㅠ

  • 5. ㅇㅇ
    '24.9.10 1:22 PM (118.235.xxx.132)

    엄마는 연락조차 안 됐어요.
    그리고 아빠가 재력이 좀 있었습니다.
    저를 사립초에 입학시키고 엄마가 떠났는데
    그 당시 80년대는 이혼 자체가 드물었어요.
    사립초 다니는데 옷은 거지같이 입고 다니고
    준비물도 늘 없이 오니 얼마나 제가 괴로웠겠어요.
    지금 생각하니 또 눈물이 나네요.

  • 6. 원글님 토닥토닥
    '24.9.10 1:23 PM (59.9.xxx.185)

    어휴 고생 많으셨네요.
    그래도 잘 자라서 성인되셔서 글 올리시는거라 생각해요.
    어릴 때의 원글님 등을 두드려주고싶네요.
    주변에서 그런 아비가 있었는데 결국은 술로 지내다 행려병자처럼 지내다 국가서 하는 병원서 외로이 돌아가신 분 있어요. 결국 죽은지 하룻만에 장례없이 화장하고. . .

    원글님 지금은 어찌 지내시는지요? 절대로 마음 약해지지 마시길 바랍니다.

  • 7. ..
    '24.9.10 1:25 PM (115.140.xxx.42) - 삭제된댓글

    국민학교.. 그시절에는
    자식입장 전혀 생각안하고 그냥 낳으면 알아서 큰다고
    생각했던..

  • 8. ..
    '24.9.10 1:25 PM (112.144.xxx.137) - 삭제된댓글

    남자나 여자나 이성에 푹 빠지는 부류가 있는 것 같아요.
    주변에 40대 남중생 아들 둔 여자가 있는데
    애 혼자 집에두고 툭하면 남자집에 가서 자고 오고
    그집 며느리마냥 대소사 다 챙기고 둘이서 해외여행 가고..
    중학교 남자애 혼자 집에 두고 미혼녀 처럼 다니더라고요.
    아무리 애인이 좋아도 좀 적당히 해야지 철없는 어린 나이도 아닌데
    맨날 남자 팔짱끼고 @@씨 너무 잘생겼어요ㅡ 맨날 이러고 다니더라고요.

  • 9. ......
    '24.9.10 1:27 PM (59.13.xxx.51)

    원글님.
    가족들과 돈독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말년이 다 안좋더라구요.
    저희집도 재혼가정이었는데 결국은 인연 끊었어요.

    내가 노후를 책임질 부모가 없다라는걸로 퉁치세요.
    나이먹으니 그 홀가분함만으로도 위로가 되요.
    주변이 다 늙은 부모님들때문에 고생하는거 보면...
    난 그런 부모문제 미리 치뤘다 생각하고 있어요.

  • 10.
    '24.9.10 1:29 PM (211.36.xxx.12) - 삭제된댓글

    특히 애 있는 아빠들은 자기 자식에게 엄마를 만들어 줘야겠다는 같잖은 의무감이 있어서 굳이 재혼을 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정작 자식들은 계모란 존재 자체가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결국은 아빠들 자기 위안이죠. 집안에 여자 하나는 들이앉혀 놓아야 안심이 되는..

    계모는 초혼이나 자식이 없는 경우 재혼하게 되면 어떻게 해서든 애기를 가지려고 하고요. 남의 자식 키워 주다 청춘 다 가고 늙으면 내쳐지기 십상이니 보험 하나 들어 놓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새 아이까지 태어나면 원래 자식들은 개 밥에 도토리 되고 남의
    가정에 얹혀사는 군식구 되고요

    재혼 가정 우리는 행복하다 어쩐다 하지만 늙은 아비 밥이라도 차려줄 사람이다 생각하고 좋은 사람이다 하고 입 다물고 말아서 그렇지 속에 있는 말 다 하면 세상 좋은 계모 계부란 거의 유니콘 같은 거죠.

  • 11. 어른들이
    '24.9.10 1:30 PM (210.204.xxx.55)

    진짜 너무했네요. 원글님이든 오빠든 마음에 그 상처가 얼마나 클지...
    지난날 최대한 잊고 지내세요. 지금 행복하게 지내시면 돼요.

  • 12. ㅇㅇ
    '24.9.10 1:31 PM (118.235.xxx.148)

    좋은 부모란 게 따로 있겠나요?
    좀 부족하게 살아도 자식에게 사랑을 주고
    진심으로 대하면 자식이 어려도 다 알죠.
    대학생 되어서 여름방학 때 집에 오니
    떡하니 여자가 들어앉아 있고
    제 방은 사라짐...
    앞으로 오지 마란 식으로 말해서
    그 이후로 안 간지 30년 다 되어갑니다.
    앞으로 볼 일은 장례식장에서 입관할 때 뿐이겠네요.
    세월이란 게 모두에게 공평한 게 참 다행입니다.

  • 13. .....
    '24.9.10 1:36 PM (180.224.xxx.208)

    그야말로 지 꼴리는 대로 살던 사람의 말년이네요.

  • 14. ...
    '24.9.10 1:39 PM (106.101.xxx.20)

    친엄마도 자식을 좀 찾지 그런 남자 뭘 믿고 애 둘을 놓고 나오나요
    엄마없는 아이는 한나절만 지나도 티가나요
    학교만 갔다와도 옷이고 양말이고 머리고 엉망인데
    원글님..부모자리는 비었어도 다른 부분으로 더 채워질꺼에요
    그리고 이 나이쯤 되니 있던 부모도 돌아가시네요

  • 15. ...
    '24.9.10 1:41 PM (61.32.xxx.42)

    에휴...부모자격없는 것들....에구

  • 16. ..
    '24.9.10 1:48 PM (223.39.xxx.126) - 삭제된댓글

    이성 없이는 생활이 안되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운동하는 동호회 모임에
    어떤 여자는 이혼한지 6개월만에 남친을 자랑하고
    (자랑하려면 썸기간이 있었을텐데 그건 우리가 모르고)
    또 한두달 지나 더 능력있는 남친으로 갈아타서
    전국을 여행하는 글을 계속 올려요.
    감성적인 척, 엄청 순진한 척.
    얼굴 사진 안올린다고 동호회 회원들이 모를줄 아나...
    워낙 사생활을 일상적으로 올리는 사람이라 몸을 보면 바뀐줄 알죠.
    게다가 더 충격은 같은 동호회 유부넘 회원인데
    그걸 알고도 만나더라는.....

  • 17. ㅇㅇ
    '24.9.10 1:56 PM (119.66.xxx.120)

    추억의 물체주머니

  • 18. ㅇㅇ
    '24.9.10 1:58 PM (118.235.xxx.208)

    이혼 후 연애만 하는 건 괜찮아요.
    재혼이 문제인거죠.
    재혼해서 모두가 행복한 집..
    저는 본 적이 없어요.
    있다면 그 집 사람들은 모두 표창장 받아야 해요.
    온전한 가족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데
    재혼가정을 행복하게 유지한다면
    그건 진짜 엄청 대단한..
    재혼으로 상처받는 이가
    그 누구도 없어야 가능한 일이니까요.

    가정을 이뤄서 잘 꾸려나가는 게
    진짜 대단한 거에요.

  • 19. ...
    '24.9.10 2:00 PM (115.22.xxx.93) - 삭제된댓글

    세월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자식이 부모에게 의지하고 다 크면 자기자식을 돌보고
    후에 또 그부모가 자기자식에게 부모처럼 의지하게 되고..
    모든 입장이 다 되보서야 끝나는 세월이라는 사이클..
    원글님말 새삼 공감되네요

  • 20.
    '24.9.10 2:01 PM (58.140.xxx.20)

    에고에고 얼마나 힘들었나요?
    흑흑흑.

  • 21. ...
    '24.9.10 2:01 PM (115.22.xxx.93)

    세월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자식이 부모에게 의지하고 다 크면 자기자식을 돌보고
    후에 또 그부모가 자기자식에게 부모처럼 의지하게 되고..
    모든 입장이 다 되보고서야 끝나는 세월이라는 사이클..
    원글님말 새삼 공감되네요

  • 22. ㅇㅇ
    '24.9.10 2:16 PM (163.116.xxx.118)

    딸 하나 데리고 혼자산지 20년이 되었습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게
    자식 앞에서 다른 남자랑 한방에 자러들어가는거.
    죽었다깨나도 그 모습을 딸에게 못보여줄것 같아서
    재혼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어요.

  • 23. 에구구
    '24.9.10 2:16 PM (210.95.xxx.34)

    고생 많으셨네요 토닥토닥ㅠㅠㅠㅠㅠㅠㅠ

  • 24. 원글님
    '24.9.10 2:31 PM (116.37.xxx.48)

    고생 많으셨습니다.
    댓글에 그냥 내가 그리 생각하고픈건지
    저 이제 잘 살고 있어요 란 느낌을 받아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좋은일 가득하길요.

  • 25. 고생
    '24.9.10 2:36 PM (222.117.xxx.170)

    고생하셨어요 재력있는 남편 생명같은 자식을 두고 나갔다니
    어머니도 지옥의 삶을 사셨나봐요

  • 26. ...
    '24.9.10 2:52 PM (115.21.xxx.119)

    코미디언 배일집님이 이혼인지 사별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엄마없이 아이둘이랑 3명이 살았는데
    언젠가부터 애들이 학교갔다오면 집에 금방 안들어가고
    집주변을 맴돌다 한참후에 들어오늘걸 발견했대요.
    이유 물어보니 혹시 집에 아빠가 여자랑 같이 있을까봐 못들어갔다고 ...
    그 말 듣고 아빠가 그랬대요.
    절대 재혼 안할거니까 그런 걱정말고 바로 집으로 들어오라고...
    그렇게 펴ㅇ생 애들만 보고 살았대요

  • 27.
    '24.9.10 3:30 PM (211.226.xxx.81)

    글만 읽어도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나네요
    어린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ᆢㅠㅠㅠ

  • 28. 토닥
    '24.9.10 3:55 PM (117.110.xxx.74)

    원글님 고생많으셨어요
    저도 재혼 가정의 자녀라 어릴적 마음의 상처가 평생을 얼마나 따라다니며 괴롭혔을지 깊이 공감합니다. 이제는 다 떨치시고 새마음으로 살아가실수 있기를 바래요

  • 29. ....
    '24.9.12 7:36 AM (106.101.xxx.249)

    장례없이 화장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4286 이야밤에 과식중.. 2 2024/09/12 1,176
1624285 손해보기 싫어서 - 기다리기 지치네요.. 빨리 보고싶어요 14 .> 2024/09/12 3,487
1624284 시청역 보행 위험지역에 ‘튼튼 가로수’ 2000그루 심는다 12 zzz 2024/09/11 2,733
1624283 아들 돌려드림 10 2024/09/11 3,690
1624282 전복 냉동했다 쓰면 어떻게 되나요? 7 .... 2024/09/11 1,548
1624281 아니길 바라던걸 눈으로 봐버렸어요 47 2024/09/11 23,768
1624280 네이버 해외지역 로그인 시도? 4 ㅁㅁ 2024/09/11 1,271
1624279 펌) 고양이뉴스 - 계엄시작? 10 계엄령 2024/09/11 2,797
1624278 놀랐을 때 진정하는 방법? 6 .. 2024/09/11 1,427
1624277 팔자대로 사나요? 팔자도망은 절대 불가능한가요? 12 탈출 2024/09/11 3,519
1624276 갱년기 근육통으로 힘든데요 다른분들 궁금해서요 13 2024/09/11 2,497
1624275 목주름에 팩,크림 효과있나요? ... 2024/09/11 533
1624274 김예지 화보 엄청나게 멋지게 뽑았네요. 34 dn 2024/09/11 13,667
1624273 대박 초간단 순두부찌개 완성했습니다. 23 대박 2024/09/11 5,491
1624272 9모보다 수능이 많이 떨어지나요? 19 ... 2024/09/11 2,665
1624271 묵은김치 된장 멸치넣고 지지는데 설탕을 너무 많이 넣었어요ㅠㅠ 5 ... 2024/09/11 1,885
1624270 배달 치킨 먹고 기분이 안좋아요 4 .. 2024/09/11 3,260
1624269 아이가 친구에게 구박당하는 모습을 봤어요 17 aa 2024/09/11 7,062
1624268 까치발로는 00를 못하고 3 까치발 2024/09/11 2,039
1624267 la갈비재울때 기름제거하시나요 9 요리초보 2024/09/11 1,785
1624266 한반도 평화법안 총 46명 서명..미 하원 10% 넘어 3 light7.. 2024/09/11 927
1624265 주주총회 전날 검정옷 맞춰입고 25일까지 징징 10 2024/09/11 1,908
1624264 '째내다'라는 표현 아시나요? 20 ㅁㅁ 2024/09/11 2,275
1624263 소유진씨 얼굴이 변한것같지 않나요 45 ㅇㅇ 2024/09/11 19,774
1624262 초간단 전복 손질법 19 ... 2024/09/11 3,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