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디를 가는데 사실 알고보니 시간을 잘 못 알아서 40분 일찍 가는 길이었어요.
건너편에 할머니가 걸어가시는데
허리는 완전 기억자에 너무너무 천천히 걸으시는거에요.
30미터쯤에 어떤 할아버지가 슬렁슬렁 가는데
아무리봐도 동행이지만
매몰차게 두고 혼자가는 모습이더라구요.
오늘은 해도 덥고
내가 알기로는 가까이에 집이 없어서
앞으로 걸어갈 길이 짧지 않아 보였습니다.
차를 유턴해서 할머니에게 갔어요.
"제가 앞에 할아버지도 태워드릴수 있어요. 타세요. 어디까지 가세요?"
할머니가 고맙다고 하시며 타시더라구요.
대학병원에 다녀오시는 길이라며
XXXX(욕임) 또 돈들여서 수술하라고 한다고~~
그리고는
"그냥 가~ 저 양반은 잘 걸어. 나만 타고 가면 되~ (돼 아님)
내가 걸음을 느려서 그렇지... "
나는
"그래도 살짝 멈춰드릴테니
먼저 간다고 말씀이라도 하세요" 했어요.
할머니께서
"아니야 서지마
그냥가 ! 얼굴 보면 열불이 나서
상판대기 보고 싶지도 않아" 라며 틀니낀 발음으로 빠르게 말씀하십니다.
가까이 지나며 보니
할아버지 손에는 술병이 들려있고
뉘적뉘적
뒤에 올 할머니는 한번 돌아보지 않은채 갈길 가고 있으시더라구요.
길은 멀지 않아서 금방 내려드렸는데
술때매 아빠를 미워하는 엄마 생각이 나서 (다정다감한데 술만 문제면 미워하겠나요_)
할머니가 긴 설명안해도
미워하는 마음이
절절하게 알겠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