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골살이 : 오늘도 어떤 할머니를 태워드렸어요

조회수 : 4,954
작성일 : 2024-09-03 18:18:35

오늘 어디를 가는데 사실 알고보니 시간을 잘 못 알아서 40분 일찍 가는 길이었어요. 

 

건너편에 할머니가 걸어가시는데 

허리는 완전 기억자에 너무너무 천천히 걸으시는거에요.

 

 

30미터쯤에 어떤 할아버지가 슬렁슬렁 가는데

아무리봐도 동행이지만

매몰차게 두고 혼자가는 모습이더라구요. 

 

오늘은 해도 덥고 

내가 알기로는 가까이에 집이 없어서

앞으로 걸어갈 길이 짧지 않아 보였습니다. 

 

차를 유턴해서 할머니에게 갔어요. 

"제가 앞에 할아버지도 태워드릴수 있어요. 타세요. 어디까지 가세요?"

 

할머니가 고맙다고 하시며 타시더라구요. 

 

대학병원에 다녀오시는 길이라며 

XXXX(욕임) 또 돈들여서 수술하라고 한다고~~

 

그리고는 

"그냥 가~ 저 양반은 잘 걸어. 나만 타고 가면 되~ (돼 아님)

내가 걸음을 느려서 그렇지... "

 

나는

"그래도 살짝 멈춰드릴테니 

먼저 간다고 말씀이라도 하세요" 했어요.

 

할머니께서 

"아니야 서지마 

그냥가 ! 얼굴 보면 열불이 나서 

상판대기 보고 싶지도 않아" 라며 틀니낀 발음으로 빠르게 말씀하십니다. 

 

가까이 지나며 보니

할아버지 손에는 술병이 들려있고

뉘적뉘적 

뒤에 올 할머니는 한번 돌아보지 않은채 갈길 가고 있으시더라구요. 

 

길은 멀지 않아서 금방 내려드렸는데 

술때매 아빠를 미워하는 엄마 생각이 나서  (다정다감한데 술만 문제면 미워하겠나요_)

 

할머니가 긴 설명안해도 

미워하는 마음이 

절절하게 알겠더라구요. 

 

 

 

 

 

 

IP : 125.139.xxx.98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9.3 6:22 PM (122.38.xxx.150)

    착한 원글님 만나서 반가워요.

  • 2. 윌마
    '24.9.3 6:23 PM (223.48.xxx.248)

    잘 하셨어요. 원글님 100점 아니고 120점 입니다. 저까지 마음 따뜻해 지네요

  • 3. 아이구
    '24.9.3 6:26 PM (49.164.xxx.30)

    글도 잘쓰시고 맘도 고우세요.. 막 상상이 되네요ㅎㅎ

  • 4. 분명
    '24.9.3 6:29 PM (180.83.xxx.74)

    청춘 남녀가 좋아 만나서 살았는데
    너덜너덜 해진 감정뿐일까요? ㅠㅠ

  • 5. 아이고
    '24.9.3 6:30 PM (112.146.xxx.207)

    아이고 참말로~ 입니다…

    원글님께는 박수… ㅎㅎㅎㅎ

  • 6.
    '24.9.3 6:32 PM (183.99.xxx.150)

    마음 고우신 원글님~ 감사하네요.
    너무 생생하게 글 쓰셔서
    할머니 목소리가 그대로 귓가에 들리는 듯 ㅋㅋ

  • 7. 저도
    '24.9.3 6:33 PM (58.29.xxx.196)

    시골 첨 이사와서 걸어다니는 할머니 태워드렸거든요. 근데 다른분이 자기 그러다 접촉사고 났는데 할머니가 보상 어쩌구 해서 넘 복잡했다고. 그땐 운전자 보험 이런것도 없고. 과실율도 그쪽이라 자기랑 7대3인가 그랬는데 할머니까지 꼬여서 힘들었다고 하는말 듣고는 그런거 안하기로 했어요. 이상한 사람 만날까봐... 조심하세요.

  • 8. 에헴
    '24.9.3 6:34 PM (58.120.xxx.112)

    윗님 선봤을 수도 있죠 ㅎ
    저희 엄만 선봐서 억지로 결혼했다고 늘 주장하세요

    다정하고 착한 원글님 덕분에
    미소 지으며 댓글 답니다~

  • 9. ...
    '24.9.3 6:37 PM (110.10.xxx.12)

    나두 할머니께 감정이입

  • 10. ㅇㅇ
    '24.9.3 6:39 PM (211.110.xxx.44)

    할머니께 감정이입 222

    원글님 좋은 일 하셨어요.
    좋은 일만 생기시길요.

  • 11. .....
    '24.9.3 6:43 PM (118.235.xxx.251)

    혼자 앞만보고 먼저사는 할아버지...그 손에 술병
    할머니의 그간의 세월이 그려지네요.
    참 힘드셨을듯
    원글님 제가 다 감사하네요

  • 12. 찡한다
    '24.9.3 6:55 PM (122.254.xxx.211)

    할머니의 고달픈인생이 그대로 느껴지네요
    원글님 따뜻한 사람♡

  • 13. ??
    '24.9.3 6:58 PM (124.59.xxx.119)

    왜 "돼"가 아니죠?

  • 14. ...
    '24.9.3 7:03 PM (58.234.xxx.222)

    오늘 낮에 진짜 뜨겁던데, 그 할머니 원글님 덕 많이 봤네요.

  • 15. 돼가 아닌 이유
    '24.9.3 7:14 PM (223.38.xxx.85)

    맞는 맞춤법은 ‘돼’지만
    할머니가 틀니 끼고 입을 크게 안 벌리고 말씀하셔서
    되~~ 이렇게 들렸나 보죠. 그 발음을 그대로 살려서 쓰신 거.

  • 16. ......
    '24.9.3 7:14 PM (211.225.xxx.144) - 삭제된댓글

    원글님 착한 마음 칭찬합니다 그런데 좀 걱정은 됩니다
    지인이 엄마를 차에 태우고 가다가 앞차가 급정거를
    하니까 지인도 급정거를 했습니다
    뒷좌석에 타고 계신 골다공증이 있는 엄마가 갈비뼈
    금이 가고 치아가 빠졌습니다
    또 다른 지인은 운전중에 걷기운동하는 편마비 노인이
    차를 보더니 놀래 발을 잘못 디디어 넘어졌습니다
    지인과 편마비 노인은 같은 동네 사람인데 노인의
    아들이 치료와 많은 합의금을 요구를 했어요
    좋은 마음으로 차를 태워줘도 사고나면 어르신의
    자식들이 많은걸 요구할수도 있어서 저는 무서워
    잘 아는 사이 아니면 차에 안태웁니다

  • 17. 10
    '24.9.3 7:29 PM (125.138.xxx.178)

    원글님의 글이 그림으로 생생하게 그려져요. 맘씨 고운님! 복 많이 받으세요~

  • 18. ㅇㅇ
    '24.9.3 7:38 PM (211.179.xxx.157)

    와, 마음이 훈훈해지네요.

  • 19. 글도
    '24.9.3 7:46 PM (106.101.xxx.225) - 삭제된댓글

    잘 쓰시네요
    마음도 고우시고

  • 20.
    '24.9.3 8:27 PM (14.32.xxx.34)

    할아버지 어느 순간 돌아봤는데
    할머니 없어서 깜짝 놀라시는 거 아닐까요?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ㅋ

  • 21. ㅇㅇ
    '24.9.3 8:35 PM (175.199.xxx.97) - 삭제된댓글

    할머니 은근 사이다 라서 좋네요

  • 22. ㅡㅡㅡㅡ
    '24.9.3 9:23 PM (61.98.xxx.233) - 삭제된댓글

    천사가 여기 계셨네요.
    글 감사합니다.

  • 23. ....
    '24.9.3 9:26 PM (172.224.xxx.20)

    고운 사람....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1313 꽃게찜하려는데요 3 2024/09/03 1,011
1621312 웨딩 케이크는 누가 먹는건가요? 16 ... 2024/09/03 4,043
1621311 친구가 세 명은 있으면 좋겠어요. 14 .. 2024/09/03 3,211
1621310 피부 건조하신 분들에게 추천해보는 연고 33 ... 2024/09/03 6,831
1621309 요즘 성경읽다가 하는 상상이 3 ㅗㅎㄹㅇ 2024/09/03 1,477
1621308 서울 가성비 숙소 추천 부탁드립니다 38 가족여행 2024/09/03 2,705
1621307 컬러감각 있으신 82님 브라운과 연핑크 조합 어떠나요 18 .... 2024/09/03 2,087
1621306 미쳤나봅니다 지름신 ㅜ 21 제가 2024/09/03 6,607
1621305 유어아너…완전 고구마 드라마네요.(약스포) 13 qwer 2024/09/03 3,230
1621304 예쁜 코랄 핑크 립스틱 추천 부탁 드립니다. 7 립스틱 2024/09/03 1,972
1621303 시골살이 : 오늘도 어떤 할머니를 태워드렸어요 19 2024/09/03 4,954
1621302 청호나이스 정수기 써보신 분! 6 괜찮나요? 2024/09/03 715
1621301 맹장수술 어디로 가야하나요? 20 , ... 2024/09/03 2,033
1621300 열받아서 8만원 썼어요 13 .... 2024/09/03 5,370
1621299 집을 싸게 팔아서 속이 말이 아닌데요… 55 위로좀 ㅠㅠ.. 2024/09/03 20,675
1621298 국짐 종특 타깃잡고 언론과검이 합심해 악마화 1 ㄱㄴ 2024/09/03 495
1621297 검찰총장 청문회 노려보고 째려보고 20 .. 2024/09/03 1,931
1621296 운동 다니는 전업주부님들 38 ㅇㅇㅇ 2024/09/03 7,047
1621295 윤석열 측근들 말에 의하면, 윤은 불안하면 강하게 말한다. 10 0000 2024/09/03 3,199
1621294 근적외선 led좌욕방석 여성건강에 도움될까요? ㄱㄱㄱ 2024/09/03 298
1621293 이상한 집냄새 20 복숭 2024/09/03 5,604
1621292 살짝 맛이 간 음식 팔팔 끓여먹음 어때요?? 19 .. 2024/09/03 3,185
1621291 같이삽시다- 안문숙 안소영 하차하네요 27 ........ 2024/09/03 8,691
1621290 닭발은 이제 밀키트가 낫네요 4 ........ 2024/09/03 1,579
1621289 이번 정부 아니었으면 나라가 이렇게 썩었고 쓰레기 집합소인 모를.. 13 정말 2024/09/03 2,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