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파킨슨 10년 넘게 투병중이시고 치매로 진행중입니다.
근데 일반적인 치매와는 차이가 있는거 같아서 파킨슨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와는 원래 다른가 궁금하네요.
파킨슨도 중증으로 넘어가고 쎈약 드시고 나서부터는 손발 떠는 증상은 없어지고 입에 마비가 오는지 말씀하는걸 제 기준 90프로 못 알아들을 정도로 얼굴 마비가 심합니다.
파킨슨 전에는 말 많이하면 말실수 한다고 과묵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자식들, 며느리들이 알아듣든 말든 주저리주저리 쉬지 않고 말을 합니다.
심지어 처음 본 낯선 사람에게도 그 사람이 알아듣지 못해도 계속 말을 합니다.
대신 신체적 활동 능력은 뛰어나지게 되어 낮긴하지만 새벽에 담을 뛰어넘어 다시 못 들어와 겨울에 얼어 죽을뻔한적도 있어요. 기다란 몽둥이로 대문 쇠고리같은거 내리쳐서 다 망가트리기도 하고 방 벽지를 다 뜯어버리기도 하고 기타등등 힘은 장사가 된것 같습니다. 약을 좀 약한걸로 다시 바꾸니 월담하거나 등등의 과격한 행동은 개선되어서 지금은 괜찮구요.(의사왈, 시어머니 파킨슨은 아주 특이한 케이스라고)
치매 검사에서 중간 단계 판명 받았습니다.
그런데 계절감각 있고 자식들 손주들 손주 사위까지 다 알아봅니다. 물건에 대한 사용기능도 다 알고 인지능력은 보통 이상인 것 같아요.
기억력은 그때그때 다른데 예를 들어 손에 상처가 나서 어쩌다 다치셨냐 물으면 침대 받침대(프레임)에 찧었다라고 했다 다른 자식이 손 왜 다쳤냐 물으면 그때는 또 다른 이유로 다쳤다 그럽니다. 그래서 아까는 침대에서 다쳤다면서요 라고 물으면 맞다, 침대에서 다쳤다 그럽니다.
제일 심한건 위생...
위생관념이 없어진건지 원래 그렇게 살아왔는데 몰랐던건지...
화장실 휴지를 화장실 휴지통에 넣고 그 휴지는 불에 태우는데... 화장실 휴지통은 아무도 청소를 하지 않으니 검은 곰팡이가 잔뜩 껴 있습니다.
그냥 변기에 버리시라 말해도 막힌다고 자꾸 휴지통을 고집합니다. 휴지통을 바깥 수돗가에 가져나와 물을 담는데 왠일로 씻으시려나 지켜보면 밖에서 쓰는 걸레를 담고 휘휘 저은뒤 걸레 꺼내고 물은 그냥 버리고(당연히 곰팡이는 그대로...) 손은 비누는 커녕 물에 씻지도 않고 탁탁 털고 집으로 들어갑니다 ㅠㅠ
어느날은 스티로폼 식품 포장 접시에 화장실휴지들 담아 집밖으로 나옵니다. 변기에 버리지 왜 갖고 나오시냐 포장 접시를 뺏으니 그 위에 있던 휴지를 손으로 덥썩 집어 쓰레기장에 갖다 버립니다.(결국 집안에 쓰레기 태우는 아궁이는 치워버리고 꽃나무 심어놨습니다. 휴지통도 치웠는데 집안에 휴지통 될만한 플라스틱 바구니, 통이 다 휴지통화 되고 있어 저희 내외가 갖다버리기 바쁩니다. 지금은 변기에 넣습니다.)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그런지 집안 화장실은 좁다고 밖에서 씻고 소변도 자주 봅니다. 소변을 누고 바깥에서 쓰는 걸레로 밑을 닦네요 ㅠㅠ
저녁이라도 여름에는 해가 긴데 가슴 다 드러내고 씻는게 넘들보기 민망해서 들어가서 씻으시라 잔소리를 했더니 다음날에는 대야에 물을 받아 현관에서 씻습니다. 근데 그 물은 걸레 담아놓은 구정물이고 그 걸레로 얼굴 문지르고 상체를 닦습니다 ㅠㅠ
집에 작은 개가 한마리 있는데 우리 내외가 여름이라 털을 깎아주고 목욕시키고 털 말린다고 수건으로 닦아주는데 강아지가 기분이 좋았는지 그 수건에 붕가붕가를 하는겁니다. 새 수건인데 세탁하긴 싫고 그냥 개집에 넣어줬어요. 애착가는 수건이면 더 갖고 놀다 버리자 했습니다.
그 수건이 시어머니 집 거실에 있는겁니다.
밤새 화장실 가다가 소변 실수를 해서(소변실수 잦습니다 ㅠㅠ) 닦았나본데 왜 굳이 강아지 집안에 있던 수건을 꺼내 집안 거실을 닦았는지....
이제는 시어머니랑 왠만해서는 겸상 안 하고 겸상을 하더라도 시어머니가 드실 음식은 따로 분리해서 그것만 드시게끔 하고 먹습니다.
페브리즈 항균 한박스 사놓고 시어머니 집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슬리퍼 꺼내고 손 닿을 만한 곳 곳곳에 뿌리면서 집안에 들어가 집안일 거들고 나옵니다.
제가 목격한것만 적어봤는데.... 섬망, 환시보이는건 기본이라 자세히는 안 적었고... 자식들 다 알아보고 계절 감각있고, 위생쪽만 개념이 일반적이지 않는데 이런 치매도 있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