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대학생들 모두가 역대급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앞다퉈 손가락질하지만, 아무도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기실 대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지난 대선 때 누굴 찍었는지 묻는 건 금기 중의 금기다. 실제로 물었다가 말다툼이 벌어진 적도 있다며 입을 가리는 시늉을 했다.
아주 드물게 윤석열 후보를 찍었다고 선선히 고백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구동성 당장 손모가지를 자르고 싶은 심정이라며 적이 민망해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서로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대통령에 관련된 이야기는 무조건 피하게 된단다. 대학생들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이 비웃음거리를 넘어 기피 대상으로 전락한 셈이다.
그들은 '겨 묻은 개' 조국을 몰아내고, '똥 묻은 개' 윤석열을 옹립한 꼴이 됐다는 자괴감에 휩싸인 채 헤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러잖아도 정치적 이슈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그들에게 정치적 환멸을 부추긴 꼴이 됐다. 여야 정치인들 모두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그들의 편견이 공고해질수록 정치적 무관심의 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