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 공부를 다시, 그것도 새 학문으로 시작해서
2년전부터 본격 논문에 들어갔어요.
여러 우여곡절-지도교수의 지도에 따라 주제바꾸고, 방법 바꾸고 등...끝에
이제 곧 심사를 앞두고 있어요.
애가 잘못크는거 같으면 세상이 무너진 것 같고,
내가 왜 애를 낳았을까, 난 그럴만한 에미가 아닌걸 이제 알았네..자책하고.
조금 반짝하고 괜찮으면 또 세상 뿌듯하고,
희망이 생기고 그렇잖아요.
논문도 그러네요.
잘되는거 같으면 아우 역시 보람되네, 하길잘했네.
곧 나오겠지..이걸로 사회에 기여...등등
하다가,
한 번 깨지면(주로 지도교수)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고, 세상이 굴절되어 보이고
이 공부를 시작한 내가 미친거고,
난 머리가 나쁜거고..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하며
주변사람들 공부한다고 하면
잘생각해봐라..중간 되돌리기가 어렵다..하고 말리고?
어제는 엄청 쫄고 긴장해서 논문지도 시간에 들어갔는데
아주 의외로, 거의 처음으로 별 말씀이 없으시고,
결과를 보시고 '잘 읽힌다' 하시며
다른 학생에게 내 껄 샘플로 보여주시기까지....!!!!!
바로 지난 달에 같은 연구방법하는 다른 교수님께서는
이런 재미도 감동도 기여도 못하는 논문 왜쓰냐 ...해가지고
빙충맞은 밥벌레 된 기분이었거든요. 으으으....
조금 힘이 나서 이 논문을 마무리해서 옥동자 출산까지는 안되더라도
건강한 아이를 낳아서,
이제 잘 키워보렵니다.
앞으로 책도 쓰고, 연구도 하고, 활동도 하고...일도 하고요
가을 바람도 신선하니
어제의 좋은 피드백이 저를 살찌우는 것이
아이 담임한테 전화와서 애가 잘크고 있다고 들은 것 만큼
든든하네요.
그리고 논문 쓰다보니 겸손해집니다.
내 실체를 알아가고...가족에게도 고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