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분들, 너무 대단하세요.
그 어려운 지하철을 어쩌면 그리 잘 찾아서 타시는지요.
대전에서만 지내다가 서울에 한번 일이 있어 올라왔는데
몇번 버스를 갈아타고 지하철을 타야 목적지에 당도하는군요.
버스번호도 발밑의 땅바닥을 확인해봐야 하는 일이고,
대전은 버스비도 1500원인데 서울은 2800원
선릉역출구만 나오면 되는줄 알았더니.
2호선을 나와야 하는데 5호선으로 나오는바람에
헤매다가 간신히 빠져나왔어요.
그런데, 버스창밖으로 보는 서울의 도시는
정리도 잘되어있고, 조용하네요.
잠실의 롯데월드도 멋있고,
쿠팡본사도 보이고,
광화문광장의 이순신동상도 보이고,
거기 젊은 청춘들이 오가는 모습들이 햇살에 반짝이고.
남대문도 있고, 숭례문도 보이고,
눈앞의 보이는 풍경들이
조화를 이룬모습들이
꼭 과거와 현재가 함께 모여있는 모습같아요.
다시 왕십리에서 서울역으로 가야 하는데
노선을 잘못 타서 거꾸로 가다가,
중간에 내렸어요.
삼각지에서 서울역을 가는 4호선을 타야 한다는데
지하철이 없는 대전에서 올라오니,
참 막막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어떤 아가씨가,
우리 엄마가 생각난다면서
가는길이 똑같으니 함께 걷자고 해서
너무 편안히 올라갔어요.
신기하게도 조금 더 걸어가면 편하게 내릴수있는
방법도 있다면서 또 발밑의 숫자를 알려주더라구요.
함께 고개숙여보니, 3~1이라고 써있는데 이자리에 서면
좀더 편하게 갈수있다고 하더라구요.
지하철에어컨도 시원하고 빠르고, 음료수한잔이라도 사주고 싶다고 했더니
학교에 가는 길이라 내려야 한다고 먼저 가더라구요.
그와중에도 너무 예의바르고, 이쁘고,
초코파이박스를 들고 오가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요.
청춘은 서울 한복판에서도 초코파이박스만 들었는데도
전혀 초라해보이지않는반면
절대 한낮의 강남거리에서 양산살이 부러진것을
차마 펼수가 없어 계속 들고 다니던 저와는 너무 다른 젊음.
그래도 무사히 기차를 타고 대전에 오니,
역시 대전은 여유가 넘쳐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