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갓 50대인데요, 화가 좀 잘 나는 거 같긴해요.
굉장히 사소한 것에 화가 나요. 특히나 반복되는 경우에 더요.
새벽에 강아지 산책을 가는데, 이녀석이 어느 빌라 1층 기둥에서 냄새를 맡고 있었어요. 다른 개가 아마 거기에 쉬를 했을거에요. 그럼 강아지들은 보통 어떤 놈인가, 하고 냄새를 맡는 습성이 있거든요.
거기 사는 아저씨 하나가 나오더니, 저한테 개똥 치우라는 거에요. 저기 안쪽 주차장쪽을 가리키며, 저기가 엉망이라고, 왜 개똥을 안치우냐고 화를 막 내시는데,
제가 너무 어이가 없었어요. 저희 강아지는 나오자마자 바로 똥을 싸서 제가 비닐로 그걸 수거해서 한손에 들고 있었거든요. 아니, 우리 애가 거기에 싼 거 보지도 않고, 왜 나한테 승질을 부리지? 내가 그랬다는 증거가 어딨어? 하는 생각이 들었죠.
'아저씨, 저희 개똥은 제가 손에 들고 있어요, 왜 저한테 그러세요?'
했더니만, '아니 똥을 쌌으면 치워야지, 왜 여기다 똥을 싸? ' 이러면서 오만 짜증 다 내시면서 걸어나갔어요.
화가 너무너무 나는데 그 상황에서 말이 딱 막혀서, 어버버 하다가 막상 그 아저씨 휭하니 가버리고 난 뒤에 ' 아침부터 재수없게 왜이러는 거야~'하면서 소리를 질렀어요. 그 아저씨 들으라고. 근데 못들었던 거 같아요 ㅠㅠ 아우, 속상해.
개똥 아무데나 두고 가는 인간들도 짜증나는데, 제가 그 오해를 받은게 넘 화나고요, 아침에 상쾌하게 울집 강아지랑 데이트 중인데 봉변당해서 더 화가 났어요. ㅠㅠ
하여간, 50대가 되서 화는 더 날지언정, 막상 화내야 할 타임에는 제대로 화를 못낸다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