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 조회수 : 1,494
작성일 : 2024-08-25 11:24:24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하나님, 저에게가 아니에요. 저의 아내 되는 여자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는 말씀이에요.

이 여자는 젊어서부터 병과 더불어 약과 더불어 산 여자예요.

세상에 대한 꿈도 없고 그 어떤 사람보다도 죄를 안 만든 여자예요. 

신장에 구두도 많지 않은 여자구요, 장롱에 비싸고 좋은 옷도 여러 벌 가지지 못한 여자예요.

한 남자의 아내로서 그림자로 살았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울면서 기도하는 능력밖엔 없는 여자이지요.

자기 이름으로 꽃밭 한 평, 채전밭 한 귀퉁이 가지지 못한 여자예요.

 남편 되는 사람이 운전조차 할 줄 모르는 쑥맥이라서 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닌 여자예요.

돈을 아끼느라 꽤나 먼 시장 길도 걸어다니고 싸구려 미장원에만 골라 다닌 여자예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가난한 자의 기도를 잘 들어 응답해주시는 하나님, 저의 아내 되는 사람에게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나태주 시인이 큰 수술로 사경을 헤맬때 쓴 시래요.

좀전에 티비 채널을 돌리다 잠시 봤는데 

나태주 시인과 아내가 받은 큰수술이

무려 열번이 넘는다고 하더라고요.

서로가 그런 고통을 시간을 함께 겪으며 

더 돈독해지고 애틋해진걸까요. 

원래도 그랬겠지만 더욱 깊어진 것이겠지요. 

 

아내를 

/엄마같이 들여다보는 

이웃같이 같이 가 주는 

누이같이 옆에서 속삭여주는

딸같이 귀염을 떠는 

그런 복합적인 존재/라고 이야기 하는데

짧게 봤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참 순수한분 같더라고요.

그러니 풀꽃 같은 시가 나왔겠지요..

나태주시인의 삶과 이야기를 듣고는 

한편의 시처럼 기분이 몽글몽글해졌어요.

오늘은 서점에 한번 나가봐야겠어요.

IP : 211.235.xxx.24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네요
    '24.8.25 11:33 AM (1.228.xxx.58) - 삭제된댓글

    첫 몇 구절에 나보고 하는 소린줄
    우리 남편은 운전 잘 하네요
    우리 아이 학교에서 시 발표하는데 풀꽃 써 갔어요

  • 2. ㅡㅡㅡ
    '24.8.25 1:51 PM (219.248.xxx.133)

    나태주 시인.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시는 웬만하면 다 좋아요.
    좋은 시 알려주셔서 감사!

  • 3. ㅡㅡㅡ
    '24.8.25 2:01 PM (219.248.xxx.133)

    저도 마음이 몽글.몽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18582 싱글은 행복할까... 22 싱글 2024/08/27 3,049
1618581 길 고양이 구조해야 할 것 같아요. 18 나비 2024/08/27 983
1618580 딥페이크 엄마,누나,여동생까지 약먹이고 촬영 7 …. 2024/08/27 3,177
1618579 감기나 코로나 걸리신분 추천메뉴 2 ㅇㅇ 2024/08/27 751
1618578 거실에어컨 스탠드? 벽걸이? 4 ㅇㅇ 2024/08/27 709
1618577 날파리 이렇게 해보세요 5 ㅇㅇㅇ 2024/08/27 1,891
1618576 호핑.. 초등도 안전하게 할수있나요 2 질문 2024/08/27 747
1618575 마약수사 외압 청문회 보셨어요? 16 이게 나라냐.. 2024/08/27 1,343
1618574 도깨비 방망이 추천 부탁드려요 2 .. 2024/08/27 614
1618573 산업장관 "전기요금 인상한다.“ 18 ... 2024/08/27 2,131
1618572 오미자감식초 유통기한이 2년 지났는데 버려야겠죠? 3 ... 2024/08/27 904
1618571 전기압력밥솥 사려는데 몇인용? 12 2024/08/27 901
1618570 30대 주부의 정리 가치관 5 ㄴㅇㅁ 2024/08/27 2,344
1618569 尹 "전 정부서 나라빚…허리띠 바짝 졸라맬 것".. 37 ㅇㅇ 2024/08/27 2,910
1618568 아는 중학생이 딥페이크가해자였어요 15 휴직 2024/08/27 6,082
1618567 혈압 맥박수 좀 봐주세요~~ 13 지금 2024/08/27 1,282
1618566 헬스장에서 매일 통화하는 사람 9 ㅇㅇ 2024/08/27 1,550
1618565 오페라덕후 추천 초대박 공연(서울) 천원 14 오페라덕후 2024/08/27 1,381
1618564 싱글 백수녀 한심 22 한심 2024/08/27 4,633
1618563 저는 운전못하는데 운전이 꼭 하고싶어요 11 2024/08/27 1,929
1618562 베란다 안에 귀뚜라미가 있는 것 같아요 6 ㅇㅇ 2024/08/27 744
1618561 르크루제 바베큐 팬 26cm 4 아기사자 2024/08/27 729
1618560 교통사고 대인 처리 문의드립니다. 5 ㅇㅇㅇ 2024/08/27 683
1618559 공중 화장실에서 양치. 어떻게 생각하세요? 48 .. 2024/08/27 3,707
1618558 도미솔 김치 맛있나요? 11 뭘살까요. .. 2024/08/27 2,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