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코로나 옮은지 일주일째인데
남편은 3일만에 증상 모두 없어져서 출근하는데
전 미각 완전히 잃고 콧물 감기에
심한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어요.
뭘 먹어도 맛을 모르니 의미도 없고 입맛이 하나도 없어
그저 약 먹기 위해 흰죽에 계란 풀어 넣은거
한 냄비 끓여서 6끼 연속으로 먹고 나니
아직도 죽이 남았지만 도저히 못 먹겠어서
저녁 굶으려고 했는데 8시 반에 들어온 남편이
밥 안 먹고 왔다고 ㅠㅠ
시어머니가 밥 먹고 가라고 붙잡아도
매번 집에 가서 먹는다고 뿌리치고 오는 남편입니다.
어제까진 제가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여서
출근하는 남편에게 당신 먹을 저녁은 포장해오던가
먹고 와줄 수 있겠냐고 했더니
혼자 사무실에서 편의점 도시락 먹고 왔다고 하더라구요
오늘도 퇴근이 늦길래 먹고 들어오나보다 했는데
집에 먹을것도 없어서 부랴부랴 지난주에 먹다 남은
김치찜 데우고 계란 후라이 겨우 해주는데
또 땀이 줄줄 흘러내리니 신경질이 나더라구요.
그래도 밥 먹는 남편에게 싫은 소리 할 수 없어서
다 먹은거 치워주고 설거지 해놓고 좋게 얘기했어요.
당신 혼밥 못 하는거 고쳤으면 한다.
평소 외식도 안 하고 배달도 안 시키면서 당신 챙기는거
알지 않냐.
오늘같이 내가 아파서 밥도 못 먹고 있는 날이라도
당신이 먹고 들어와주면 너무 고맙겠다.
그리고 만약 내가 먼저 죽으면 그땐 밥 어떻게 먹고
살려고 그러는지 걱정된다.
그랬더니 알았다며 내일부터 저녁 먹고 들어온대요.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얘기하냐.
나 아플때만이라도 노력해달라는거다 라고 얘기했는데
서운하고 삐졌나봐요
전 일반 식당은 물론 쿠우쿠우부터 호텔 뷔페까지
혼자 잘 다니는 성향이라 죽어도 혼밥 못 해서
기어이 집에서 밥 먹어야 하는 남편이 이해가 되질 않아요.
징글징글한 폭염에 38도 넘나드는 고열에
겨울에도 선풍기 안고 다니는 갱년기 열감까지 겹치니
환장하겠는데 남편 밥까지 차리는건 정말 못 하겠어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