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 40대중반
고등학교때 친구가 있었어요
고등학교때까진 평범한애였어요
제가 수능을 망해서 재수학원을 다니니
얘도 재수할생각은 없는데 학원을 따라나오더라구요
그러다 저는 유학을 갔고 유학하던 시절 이메일을 일년에 몇번 주고받았어요
난 공부도 죽을만큼 힘들고 연애도 하고 취업준비에 밤잠 설치던 시절 이메일에 본인얘긴 안하고 매번 내 안부만 물어요
졸업하고 한국에 취직이 되어 오니
얘는 그대로 살더군요
엄마에게 체크카드받아서 그 돈으로
도서관가서 하루종일 책보고 구내식당 점심사먹고 핸드폰요금 내구요 오후 4~5시면 집에 들어가 씻고 집밥챙겨먹고 티비보다 휴식
이생활을 지난 4년간 했더라구요
제가 직장인이 되고는 한두달에 한번 만나면
돈버는 제가 밥을 다 샀어요
왠지 그땐 그래야만할것같았어요
하루는 아버지가 본인 중학교때 집에서 급사했는데
그 장면을 본인이 처음 발견했고
그 충격으로 지금까지 정상생활을 할수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엄마가 보험일하고 힘들게 살았는데
너도 이제 도서관나가 책만보지말고
사회생활하고 돈을 벌어야하지 않겠냐해도
자긴 아버지 죽음 그리고 죽음을 본인이 발견한 그 충격때문에 그 어떤 일도 못하겠다며 엄마한테 용돈받아 쓰기를 서른살까지 그러고 살더군요
그리곤 제가 약혼하며 외국을 나가게 되며
연락이 끊기고 더이상 이메일도 주고받지 않았어요
캥거루족하면 떠오르는 그친구
고등 졸업후 십년 그 찬란하던 20대 시절을
주5일 도서관나가 책보고 밥사먹고
주말엔 집에서 쉬던 그친구
아버지돌아가신게 물론 감당못할만큼의 충격이겠지만 그좋은 나이에 집에서 용돈받아가며 무위도식하는것의 이유는 되지 않는다는거 본인도 아는듯해보였어요 걔네엄마도 딸하나이고 큰돈안쓰니 그냥 내버려둔것같아요 요즘 캥거루하면 그친구가 떠오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