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캥거루족하면 떠오르는 친구

... 조회수 : 6,978
작성일 : 2024-08-21 00:24:56

제  나이 40대중반

고등학교때 친구가 있었어요

고등학교때까진 평범한애였어요

제가 수능을 망해서 재수학원을 다니니

얘도 재수할생각은 없는데 학원을 따라나오더라구요

그러다 저는 유학을 갔고 유학하던 시절 이메일을 일년에 몇번 주고받았어요

난 공부도 죽을만큼 힘들고 연애도 하고 취업준비에 밤잠 설치던 시절 이메일에 본인얘긴 안하고 매번 내 안부만 물어요

졸업하고 한국에 취직이 되어 오니

얘는 그대로 살더군요

엄마에게 체크카드받아서  그 돈으로

도서관가서 하루종일 책보고 구내식당 점심사먹고 핸드폰요금 내구요 오후 4~5시면 집에 들어가 씻고 집밥챙겨먹고 티비보다 휴식

이생활을 지난 4년간 했더라구요

제가 직장인이 되고는 한두달에 한번 만나면

돈버는 제가 밥을 다 샀어요

왠지 그땐 그래야만할것같았어요

하루는 아버지가  본인 중학교때 집에서 급사했는데

그 장면을 본인이 처음 발견했고

그 충격으로 지금까지 정상생활을 할수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엄마가 보험일하고 힘들게 살았는데

너도 이제 도서관나가 책만보지말고

사회생활하고 돈을 벌어야하지 않겠냐해도

자긴 아버지 죽음 그리고 죽음을 본인이 발견한 그 충격때문에 그 어떤 일도 못하겠다며 엄마한테 용돈받아 쓰기를 서른살까지 그러고 살더군요

그리곤 제가 약혼하며 외국을 나가게 되며

연락이 끊기고 더이상 이메일도 주고받지 않았어요

캥거루족하면 떠오르는 그친구

고등 졸업후 십년 그 찬란하던 20대 시절을

주5일 도서관나가 책보고 밥사먹고

주말엔 집에서 쉬던  그친구

아버지돌아가신게 물론 감당못할만큼의 충격이겠지만 그좋은 나이에 집에서 용돈받아가며 무위도식하는것의 이유는 되지 않는다는거 본인도 아는듯해보였어요 걔네엄마도 딸하나이고 큰돈안쓰니 그냥 내버려둔것같아요 요즘 캥거루하면 그친구가 떠오르더라구요

IP : 74.102.xxx.128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8.21 12:39 AM (202.128.xxx.236)

    캥거루족이라기보다는 우울증같은 마음의 병이 있었던 친구 같은데요.

  • 2. ㅇㅇ
    '24.8.21 1:12 AM (218.54.xxx.164) - 삭제된댓글

    비슷한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친구분이 너무 불쌍하고 안됐어요

    저의경우 아빠가 시한부투병 중이셔서
    나름 마음의 준비가 된 상태였지만
    그래도 큰충격을 받아서 장례 마치고
    번아웃이 크게 와고. 병원치료 받았거든요

    어린나이에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신것도 힘든데 하물며 본인이 발견했다니
    그 충격이 얼마나 컸을지.
    그 친구분이 지금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고 계시길 기도합니다.

  • 3.
    '24.8.21 1:21 AM (115.138.xxx.1)

    마음의 충격을어떻게든 치료할 의지가 없었다는게 안타깝네요

  • 4. ..
    '24.8.21 1:28 AM (202.128.xxx.236)

    어릴땐 별 생각 없었을 수 있지만
    이제 삶의 슬픔, 상처같은 것도 아실 나이인데
    친구에대한 연민, 안타까움 보다는
    무위도식 하던 캥거루라고 비난하는게 놀랍네요.

  • 5. 그러게요
    '24.8.21 1:38 AM (112.218.xxx.156)

    꼭 비난은 아니고
    생각난다는건데
    캥거루족이라는 표현 자체가 어느 정도의 비하가 묻은 거니까...

    저도 놀라워요
    윗분과 같은 생각으로요

  • 6. 결혼지옥 고딩엄빠
    '24.8.21 1:47 AM (211.234.xxx.242)

    거기도 무위도식하며 살림 손놓고 애도 뭐같이 키우면서
    다 우울증 타령, 성장배경 탓
    원글님 이해해요.
    그 사람은 죽은 아빠 목격한 것만 충격이고
    늙어서 돈벌어 늙어가는 딸램 부양하는 엄마에겐
    아무 감정이 없나요?
    걸핏하면 우울증

  • 7. 지인 남동생
    '24.8.21 1:59 AM (125.142.xxx.233)

    원글이 말한 친구와 같은데 그 집 아버지는 피투성이가 된채로 집에 실려와서 사망했는데 아들이 그걸 보고 충격받아서 성인이 된 후에 도박중독에 빠졌어요. S대 대학원까지 졸업했는데 빚이 10억이 넘도록 끊지못해서 정신과 치료받던 중에 그 얘기를 했대요. 원글 그 친구는 게으르거나 의지박약이 아니라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과거가 있는 거잖아요. 당사자 외에는 그 고통은 아무도 모릅니다.

  • 8. ㅇㅇ
    '24.8.21 5:03 AM (73.109.xxx.43)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심헐때 느끼는 괴로움은 실제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어요. 차라리 다쳐서 아픈게 나을 정도로, 그러니 자해하고 자살하고 하잖아요
    다른 커뮤 어떤 분은 조울증으로 치료받아도 정말 어렵게 견디고 있는데 그 분도 부모님 중 한분이 사고로 돌아가셨고 그 장면이 읽기만 해도 충격이더라구요.
    사람들이 우울증에 대해 너무 무지한 것 같아요. 아직까지도.

  • 9.
    '24.8.21 5:06 AM (121.152.xxx.21)

    Ebs평생학교서 저명한 미국 정신과 의사 나와서 트라우마에대한 강의를 봤는데 엄청난 트라우마를 겪으면 그후론 뇌가 부정적으로 변한대요. 그래서 그렇게 돼지 않게 초반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된다고 해요.

  • 10.
    '24.8.21 5:52 AM (174.231.xxx.217)

    요즘 같으면 치료를 받았을 것 같아요. 상담도 하고.

  • 11.
    '24.8.21 6:14 AM (39.120.xxx.191)

    저희 아이가 학창시절 왕따 트라우마로 우울증, 불안증으로 치료받고 있어요
    학교도 잘 다니니 남들 보기엔 문제 없어보일지 모르지만 그 고통은 남들은 모를거에요
    무위도식해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살아줬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남이 비난하면 너무 속상할 듯 하네요

  • 12. 무의도식이라..
    '24.8.21 6:49 AM (118.235.xxx.23)

    상류층도 아니고 보험일하시는 엄마가 주는 돈이 얼마나 된다고 그리고 다 큰 성인이 그 돈 받는게 편하겠나요?
    인생이 노력한대로 풀리기만한 사람 눈에는 그저 무의도식으로 보일수도 있겠네요.

  • 13. 저기
    '24.8.21 6:57 AM (211.211.xxx.168)

    그 친구는 도서관이라도 가는게 커다란 노력이었을
    것 같아요.
    주변에 이해해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정신적 충격이 치유되지 않았잖아요.

  • 14. ......
    '24.8.21 7:01 AM (58.227.xxx.128)

    중학교 때 그런 일을 겪으면 그럴 수 있어요. 성인된 다음에 트라우마를 겪는 거랑은 정말 달라요. 건강한 성인도 가까운 가족의 죽음을 사고사처럼 겪으면 무너져서 일상으로 못 돌아오는 사람도 있어요. 아마 그 때는 그 친구의 어머니도 제정신이 아니어서 그 친구의 정신적 충격이 방치되었을 수도 있어요. 한참 예민한 시기에 그런 일을 겪은 친구가 안 되었네요.

  • 15. ..
    '24.8.21 7:37 AM (175.114.xxx.123)

    친구에 대한 연민이 느껴지지 않아 슬픈 글..
    캥거루보다 ptsd하면 떠오르는 친구여야 할거 같은 글

  • 16. ㅇㅇ
    '24.8.21 9:06 AM (211.235.xxx.38)

    부모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은 뇌에 크게 손상을 줘요 살면서 이런 저런 일들로 충격받고 뇌에 손상와서 치매걸리나..생각도 해봤어요 그래도 친구분은 규칙적으로 도서관에서 극복해보려고 한거 아닐까요?캥거루족학느는 먼 느낌인데..

  • 17. 그러게요
    '24.8.21 10:48 AM (122.36.xxx.234)

    우울증 겪어 본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그렇게 규칙적으로 도서관 다니는 것만 해도 엄청 큰 노력이 필요해요. 그나마 유일한 친구라고 생각해서 멀리 있는 원글에게 연락하고, 그렇게 힘들면서도 자기 얘기 징징대지 않고 상대방 안부 위주로 물어봐주는 배려심도 발휘했네요.
    정작 친구라는 원글은 내가 유학하고 연애하고 돈 벌고 약혼할 동안 쟤는 부모 돈이나 축내며 그 시간을 한심하게 허비했다고 깎아내리기만 하는데 ㅜㅜ
    어렵게 꺼낸 트라우마 얘길 듣고서도 일체의 연민이나 이해 없이 여전히 같은 생각만 고수하고 있는 게 더 놀랍네요. 공부 더 많이 하고 돈 더 많이 벌면 뭐하나 싶네요. 이렇게 인간에 대한 이해 폭이 좁은 것을.

  • 18. ㅇㅇ
    '24.8.21 12:10 PM (219.250.xxx.211)

    삶이 정답대로 되지 않는게 참
    살아 보면 그렇지요

  • 19. 공감
    '24.8.21 8:20 PM (211.211.xxx.168)

    어렵게 꺼낸 트라우마 얘길 듣고서도 일체의 연민이나 이해 없이 여전히 같은 생각만 고수하고 있는 게 더 놀랍네요. 공부 더 많이 하고 돈 더 많이 벌면 뭐하나 싶네요. 이렇게 인간에 대한 이해 폭이 좁은 것을.xxx222

    친구에 대한 연민이 느껴지지 않아 슬픈 글..
    캥거루보다 ptsd하면 떠오르는 친구여야 할거 같은 글xx222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16894 검찰내부에 이의제기하는 목소리는 없나요? 12 ... 2024/08/21 1,405
1616893 미국에서 주립대 정도 나오고 들어오면 무슨일 하나요? 28 .. 2024/08/21 3,590
1616892 의사 교사 공무원 이제 프리~~~ 7 .... 2024/08/21 4,286
1616891 비트코인 5천만원정도 사고싶어요 7 .. 2024/08/21 3,001
1616890 현대카드 사람상담사 통화해야 하는데 연락 루트가 없어요 6 2024/08/21 1,039
1616889 여자 한명 지키려고 스스로 자멸하는 검찰도 보기 좋네요. 30 ... 2024/08/21 3,220
1616888 지성으로 인한 기름쩐 머리냄새와 만지는 것마다 미끌거리는거 고쳐.. 11 까탈스러움 2024/08/21 1,436
1616887 40-50대 중년 귀걸이 어떤거하세요? 16 귀걸이 2024/08/21 3,790
1616886 브리타 정수기 중고로 사도 될까요 10 궁금 2024/08/21 1,892
1616885 너무 맛있는 플레인요거트 하루 하나는 혈당에 괜찮을까요? 12 ,,, 2024/08/21 2,595
1616884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아이 23 bb 2024/08/21 5,750
1616883 mct 오일 사용해보신분 어떠셨는지요 3 ........ 2024/08/21 848
1616882 비가오고 맘이 울적하니 4 .. 2024/08/21 1,494
1616881 올해 100조 마이너스인데 4조6천억 들여 헬기 사온답니다 22 나라 꼬라지.. 2024/08/21 2,291
1616880 자궁 복강경 혹은 로봇수술 하신 분들 여쭈어요~ 7 ㅇㅇ 2024/08/21 1,447
1616879 집담보대출 이자가 2배넘게 내야해요 15 시민 2024/08/21 3,937
1616878 방광염 증세인가요? 6 이게 2024/08/21 1,492
1616877 집 선매수하면 안되겠죠? 15 Aa 2024/08/21 2,448
1616876 고1 국어 4,5등급 무얼 해야 할까요,, 6 국어고민 2024/08/21 1,442
1616875 강아지 거실에 혼자 재우시는 분 19 ㅁㅁㅁ 2024/08/21 2,821
1616874 HDL콜레스테롤이 낮아요 7 .... 2024/08/21 1,760
1616873 가짜뉴스 생산 유튜버 처단과 국회위원 소환관련 국민청원 동의 부.. 7 ........ 2024/08/21 539
1616872 hdl이 너무높아서 5 ㅣㅣ 2024/08/21 2,071
1616871 을지연습에 시민들 목에 '공산당 아웃' 걸게 하는 정부/펌 jp.. 12 2024/08/21 2,366
1616870 오랜만에 옛친구들 만났는데 31 .. 2024/08/21 6,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