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안정되지 않아 글을 써봅니다.]
사회적으로는 인정을 받으며 명예롭게 정년퇴직하신 아버지가 퇴직을 기점으로 파킨스 투병이 시작되었습니다. 퇴직 후 엄마와 행복한 시간을 꿈꾸셨던 아버지는 병의 여파때문이지 고집과 집착이 심해지고 상식적인 판단력이 흐려지셔서 3~4년간 엄마와 전쟁같은 시간을 보내셨고 지금은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기시지도 못하고 의사선생님께 처음으로 임종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버지로서 자식을 사랑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렸을 때 경험한 아주 가끔의 폭력적 언행과 퇴직 후 엄마와의 싸움(갈등)으로 인해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내 자식들에게는 사랑한다는 말을 넘치게 하면서 정작 병상에 누워있는 아버지에게는 사랑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슬픔과 아픔이 밀려옵니다.
평생을 남편때문에 마음고생만 하고 가는 순간까지 날 이렇게 괴롭힌다고 때로는 절규했던 엄마도 지금은 미안함과 가여움으로 계속 우십니다.
결국은 헤어질 것을 알아도 매 순간 참고 사랑한다는 것이 너무 어렵고, 좀 더 잘해 드릴껄 후회하지만 다시 그 시점으로 돌아가면 과연 아버지께 다정하게 할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은 없습니다.
어제 돌아가실 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매일 퇴근 전 책상과 업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더 오래 살기보다는 이제는 더 이상 고통없이 가시기를 기도하지만
마지막 한번 더 아버지의 웃는 얼굴을 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