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날씨를 모르고 살아가는 삶

ㅇㅇ 조회수 : 3,354
작성일 : 2024-08-17 15:27:16

어느 여름날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오늘 낮에 엄청 바람 불고 비가 와서 간만에 시원했다야 했더니

친구가 어머나 자기는 전혀 몰랐다 하더라구요

저는 빌라 살고 친구는 고층

고층 아파트에서 아침부터 창문 꼭꼭 닫아놓고 에어컨 켜놓고  다른 일하고 있으면

당연히 그때그때 자연의 변화를 모르고 지나치게 되지요.

친구가 원래 둔감한 이가 아니고 기후환경 문제에 관심 많고

장바구니 늘 챙겨다니고 플라스틱 안 쓰려고 노력하고

태양과 바람을 좋아하고 마당 있는 집을 꿈꾸는 사람이라

저하고 그런 주제로 자연 이야기 날씨 이야기도 자주 하거든요. 

 

사실 도시의 삶이란 게 날씨앱 켜서 오늘 비오나 안오나 정도만 체크하게 되고

지하주차장 연결된 아파트면 우산 챙길 필요도 없고

바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필요가 없으니

굳이 창을 열고 밖을 내다볼 이유도 없고

잘못하면 무슨 자연재해가 일어나도 

꿈에도 모를 수 있겠다 그런 이야기들을 했네요.

내 집 내 사무실 내 공간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을 가질 일이 없다는 것이 참 안락하고 편한 삶인데 

또 어찌 보면 무척 위험한 삶 같기도 합니다.

바깥에서 그 안온한 삶을 지탱해주던 사람들이 없으면 순식간에 허물어질.

 

실제로 우리 사회엔 하루하루의 날씨에 위험하게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나요

에어컨 설치하다 돌아가신 기사님 뉴스를 보는데

얼마 전 땀을 뻘뻘 흘리며 고장난 우리집 에어컨을 고쳐주신 기사님이 생각났어요

찬 음료를 드렸더니 뚜껑 따지 말래서 고이 가방에 넣어 집으로 가져가시더군요 

누구한테 주시려는지 아님 아껴뒀다 마시려 하시는지.

이런 날씨에는 낮잠 자는 시간 한두 시간 법으로 지정해서 

온도 몇 도 이상 한낮의 더운 현장에선 노동을 금지해야 하지 않나

비록 우리집 에어컨 수리가 며칠 늦어지더라도 말이죠

그런 생각도.

 

저는 오늘 옥상에 빨래 널 수 있는 날인가 아닌가 늘 날씨를 체크하고 

또 손바닥만한 텃밭 때문에 날씨를 체크

요즘은 빨래가 정말 잘 말라서 그건 좋은데

땡볕에 작물은 돌볼 엄두가 나지 않네요.

빨리 처서매직이 왔으면...

 

IP : 211.196.xxx.9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8.17 3:36 PM (211.250.xxx.132)

    참으로 동감합니다.
    나의 안락과 편안은 잘 살펴보면 타인의 땀과 노고에서 나오죠.
    물론 나도 땀흘리고 일하면서 남의 땀을 약간의 비용을 내고 사고요.
    맞물려 돌아가니 내가 힘들게 일한다면 다른 사람의 힘듦을 헤아려야 하는데..

  • 2. .xcf
    '24.8.17 4:05 PM (125.132.xxx.58)

    좀 너무 거창한 접근 아닌가요.
    폭염이 좀 빨리 누그러졌으면 하는 정도 생각하고 사는지라.. ㅋ

  • 3. 윗님
    '24.8.17 4:08 PM (211.196.xxx.99)

    공감 주시는 댓글 감사합니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무덥네요. 작년까진 에어컨 없어도 충분히 살 수 있다 오만하게 자신했는데 올해는 참 겸손한 마음으로 에어컨과 수리기사님과 한전과 이 동네 인프라에 의존을 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말씀대로 누구든 타인들에게 기대어 함께 살고 있음을 기억하겠습니다.

  • 4. ㅋㅋ
    '24.8.17 6:29 PM (49.236.xxx.96)

    너무 감성적으로 나가셨다
    에어컨 기사가 그깟 음료를 가져다 누굴 주겠어요?
    저도 고층살고 외출 안하고 하루종일 컴으로 작업하는데도
    바깥 날씨는 알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 5. 윗글 공감!!
    '24.8.17 7:11 PM (211.176.xxx.107)

    에어컨 기사가 그깟 음료를 가져다 누굴 주겠어요?2222

  • 6. 뜨거운
    '24.8.17 7:33 PM (182.214.xxx.17)

    뜨거운 나라들은 새벽5시부터 점심까지 일하다 쉬고 밤에7시넘어 다시 일하죠.

  • 7.
    '24.8.18 9:42 AM (149.167.xxx.115)

    원글님 생활 속 성찰이 돋보이는 잔잔한 수필들 같은데, 뭘 또 ㅋㅋ거리며 비웃어요. 어우 진짜 인성 드러난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15867 30년간 매달 300만원 받기 vs 30년간 165에 50 몸매.. 34 어느쪽 2024/08/24 6,634
1615866 경주 한우맛집 4 블루커피 2024/08/24 1,605
1615865 디에치방배 청약 하시나요? 7 ,,, 2024/08/24 2,529
1615864 마음이라는 게 결국 비어져 나오더라고요 5 ..... 2024/08/24 3,764
1615863 눈치없는 홈플러스 /펌 17 2024/08/24 7,743
1615862 티비 유튜브 쇼츠화면에서 홈화면 전환방법 2 유튜브 2024/08/24 867
1615861 50후반 친구들과 뮤지컬 보고싶어요 11 뮤지컬 2024/08/24 3,066
1615860 오늘 황석영 작가 보면서 장길산 6 그책 2024/08/24 3,040
1615859 유리 플라스틱 스텐이 혼합된 양념통 버리기 2 ... 2024/08/24 1,170
1615858 노각을 소금에 절였는데 3 2024/08/24 2,204
1615857 황석영 작가님 대단하시네요 3 손석희의 질.. 2024/08/24 4,757
1615856 띠어리 데님이나 스커트 입어보신 분...사이즈 조언 부탁드려요... 4 직구 2024/08/24 1,388
1615855 식탁청소 어찌할까요 15 ㅡㅡㅡ 2024/08/24 3,197
1615854 꿈은 여행사진작가 인데 7 ㅇㄴㄹ 2024/08/24 1,153
1615853 후라이드 맛집 어디라고 보세요? 20 ㅇㅇ 2024/08/24 4,502
1615852 사춘기발광 언제까지인가요? 16 아오 2024/08/24 3,617
1615851 프랑스 1개월 머물예정인데 영어할까요 불어 할까요? 15 질문 2024/08/24 3,002
1615850 백설공주 어디서 하나요? 3 저기 2024/08/24 1,880
1615849 부산시 ‘위안부’ 사료, 둘 데가 없네 8 !!!!! 2024/08/24 1,403
1615848 빨리 안 먹을 치아바타를 냉동실에 넣는게 좋을까요? 10 .. 2024/08/24 1,818
1615847 자수전에 이어서, 이번에는 어디로 가볼까요 15 ... 2024/08/24 2,779
1615846 늦둥이 딸 눈엔 아빠가 멋있나봐요 ㅎㅎ 9 ㅇㅇ 2024/08/24 3,665
1615845 부동산 어떻게 될까요? 22 부동산 2024/08/24 6,406
1615844 지금 39살이몀 1 ㅡㅡ 2024/08/24 2,006
1615843 종료 네이버) 구운계란 쌉니다 6 ㅇㅇ 2024/08/24 2,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