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 고딩이고 여름 방학도 짧고
남편도 갑자기 바빠져서 매년 가던 여름 휴가를 못 가게
됐어요.
그래서 제 나름 짧은 계획을 세웠어요
오늘 다 같이 쉬는 날
근교에 아주 크고 멋진 까페 갔다가
그 옆 계곡에 발도 담그고
백숙집 가서 백숙 먹고 오는걸로요
까페가 인기가 많은 곳이라 오픈런 하자며
집에서 열시쯤 나가자고 저번주 일욜에 가족들에게
다 얘기했어요.
어제 저녁에 남편에게 한번 확인겸 얘기했더니
아침 댓바람부터 그런델 가야겠야고 해서...
가기 싫은가부다하고 알겠다고 했어요.
아침에 일어나니 직딩 딸은 가고 싶어하고
고딩 아들은 가기 싫어하길래
딸아이랑 갈려고 씻으러 가는데
남편이 갑자기 여덟시에 간다는거 아니였냐고 해서
그런 얘기한적도 없고 까페가 그 시간에 여는곳이 어딨냐고 했더니..
자긴 그 시간인줄 알았고 몸도 안 좋고 회사에서 연락 올
것도 있고 그래서 그런건데 제가 틱틱거렸다고..ㅠ
승질을 막 내는거에요.
근데 전 어제 남편이 아침 댓바람이라고 할 때부터
기분이 확 나빴거든요.
진즉에 그렇다고 얘길하던가
나름 가족들 생각해서 덥긴하지만 간만에 뻥 뚫린 숲이랑 하늘 보고 보여줄 생각에 엄청 기다렸는데...
그래서 다투다보니 저도 딸도 결국 못 가고
종일 집에서 자다가 티비 보다가
기분은 있는대로 상해서 꾹꾹 눌러 참고 있는데
저녁에 자기 엄마랑 밥 먹으러 다 같이 가자네요
혼자 가던지 애들이랑 가던지 엄마랑 맛있는거 먹고 오랬더니...
자기 저녁 안 먹는다며 애들 밥 챙겨주래요.
하...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