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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 다가오는 게 두려워요.

고령사회 조회수 : 5,549
작성일 : 2024-08-15 07:22:04

약사입니다. 

저도 어김없이 늙어가고있지만, 약국에서 일 하다보면 고령사회가 오면 얼마나 갑갑하고 활력없는 사회가 될까 걱정스러워요. 

사화 전반까지 가지 않더라도 제가 일하는 일터에서만 봐도 그래요. 

 

근처에 내과가 없어서 노인 환자가 좀 적은 편인데도

업무 흐름을 마비시키는 노인 환자가 하루 몇 명씩 꼭 있어요. 귀도 안 들린다 눈도 어두워서 글씨 써줘도 안 보인다면서 절대 보청기는 안 끼고 다니는 분, 아무리 설명해도 안들려~안 보여~  소리만 하시니 진이 다 빠져요(병원 진료는 어떻게 받으셨는지 궁금).  그러고는 약값 백원단위는 깎아달라고, 오실 때마다 ;;;; 혼자 환자 20인분치 시간과 기운을 뺏어가는 분이 말이죠. 

의약분업 된 지 2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병원 갔다오기 귀찮으니 전문의약품 그냥 달라고, 돈 주면 안 되는 게 어딨냐고 그러는 분은 워낙 자주 있고. 

받은지 한 달 돼가는 처방전 들고 와서, 이거는 못 해드린다, 병원 가서 이래저래 해달라고 물어봐라 해도 들은척도 않고, 내가 여기 십년 단골인데 나한테 서운케 한다며 역정내는 분,

뒤에 약 받을 사람들 줄 서 있는데 투약구에서 가방 다 쏟아서 정리하고 있는 분들은 워낙 자주 있어서  이젠 덤덤해질만도 한데 볼 때마다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요. 

연세가 많아지니 남들이 나를 속이려한다는 의심이 생기는지, 계속 의심하는 말로 꼬투리 잡는 분

문의 전화해서 궁금한 것만 딱 물어보시면 좋을텐데 30년 전 아팠던 썰부터 푸시는 분(결국 질문의 요지는 안약을 몇 번 넣느냐는 거였어요. 안약통에 라벨 붙여서 여러번 설명해드린 것). 

 

다른 손님에게 설명중인데 옆에서 갑자기 끼어들어 화장실 어디냐, 비닐봉지 달라, 아까 내 약 몇번 먹는다고 했느냐 하는 분들은 99% 노인분들이네요. 

 

 

나이 들어 어쩔 수 없이 몸 동작이 느려지고 설명 들어도 잊어버리고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주위 상황 전혀 살피지 않고 극도로 이기적이 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저렇게 될까봐 겁이 덜컥 나요. 

물론 온화하고 사려깊은 노인분들도 많으시지만 진상부리는 한 분이 거의 일당백 하시니. 

고령사회가 되면 이런 분들의 비중이 계속 늘어난다는 얘긴데, 얼마나 사회적으로 답답하고 활력이 사라지고 짜증스러운 상황이 증가될지...

어제도 요양원의 90대 부모님 약을 타러 오시는 70대 노인을 보며, 이삼십년 후 내 모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나마 당신 힘으로 걸어서 병원 다니는 분들이면 정신 신체 건강이 좋은 편에 드는 분들인데도 저렇다면, 상황이  더 안 좋은 분들은 가족들이 얼마나 힘들까 싶기도 하고요. 

 

내가 어떻게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날들입니다. 일단은 나 스스로 사는 동안 정신줄 꽉 붙들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IP : 175.196.xxx.234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8.15 7:23 AM (125.130.xxx.146)

    초고령사회이지요

  • 2. ...
    '24.8.15 7:23 AM (59.10.xxx.5) - 삭제된댓글

    평일에 안과, 내과, 이비인후과 가서 보니, 정말 노인들이 주더군요. 한의원은 그냥 노인들 전문병원이고요. 젊은층이야 별로 병원에 올 일은 없겠지만, 정말 노인들이 우스개로 병원다니는 게 일이라고.

  • 3. 저기..
    '24.8.15 7:24 AM (124.56.xxx.15)

    이미 초고령화사회 아닌가요
    물론 앞으로 더 늘어나겠지요

  • 4. ㅇㅇ
    '24.8.15 7:25 AM (125.130.xxx.146)

    고령사회는 진작에 됐고요
    이미 초고령사회 진입했어요

  • 5. 길거리
    '24.8.15 7:30 AM (175.195.xxx.240)

    길거리 마트 어디 할것없이 노인들입니다.
    올해들어서 부쩍 느끼게 되는 현상입니다.

    이 모든 현상들이 노인의 특성이라고 보심 됩니다.
    그리고 좀 더 심한 거는 지금 노인들 먹고 사는 일에 악착같이 매달린 인생을 살으셨고, 남에 대한 배려나 에티켓 이런거 안중에도 없이 살아온 세대이기도 하고요.

    나이드니 아프고 불편한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온 병원을 쇼핑하듯이 다니시고 그러시더군요.
    기본 한의원부터 시작해서 병원 순례를~~

    아직 덜 늙은 우리른 늙음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고, 젊을때 건강을 잘 지키고 운동해야한다는 것도 알아야합니다.

  • 6. 좋은 영상
    '24.8.15 7:31 AM (175.195.xxx.240)

    공유합니다.

    https://youtu.be/lwlOtiQw7es?si=3R39mEHdZxmOZzU9

  • 7. ㅅㅈ
    '24.8.15 7:34 AM (210.222.xxx.250)

    약 한알로 잠들며 죽는약이 개발될거라 믿어요

  • 8. 반포
    '24.8.15 7:35 AM (223.62.xxx.213) - 삭제된댓글

    뉴코아아울렛 강남점 푸드코너 지하 1층. 노인들 평일에 많더군요, 집에 에어컨 틀면 전기세 낭비. 시원하게 거기서 차 한잔에 죽치고. 수다 삼매. 할아버지 들은 어디서 여가를 보내는지. 거의 할머님들 뿐

  • 9. 안과근무자
    '24.8.15 7:36 AM (1.227.xxx.151)

    저희는 워낙 환자의 80%가 노인이라
    애진즉에 느꼈는데
    다행인것이
    50년대후반생들부터 약간 달라요
    합리적인 설명에 수긍하고
    돈을 내야 검사할수 있다는것도 설명안해도 되고요
    60년대생이노인으로 진입하면
    또 다른 노인문화가 생길거 같아요

  • 10.
    '24.8.15 7:40 AM (1.235.xxx.154)

    80대중반 어머님들하고 얘기하다가 제가 정신이 나갈지경이거든요
    나도 그나이되면 저럴까싶어요
    60년대생이 노인되면 다를까요

  • 11. 저도 60대지만
    '24.8.15 7:40 AM (61.105.xxx.165)

    대학병원 안과 갔다 너무 놀랐어요.
    그 간단한 시력검사
    종이 숟가락 눈에 대고...읽고
    손바꾸고 다른 눈에 종이 숟가락 대고.. 읽고
    검사 하는데
    그걸 진행하는
    간호사 목에서 피 나오겠더군요.
    안과 검사실은 컴컴한데다
    굽은 등의 노인들이
    말같이 발을 떼지 않고
    발을 비비며 걸어다니는데
    SF 영화속에 들어온 거 같은 느낌

  • 12. 아 맞아요.
    '24.8.15 7:43 AM (175.195.xxx.240)

    50년대후반 60년대생은 좀 다를것 같습니다.

  • 13. 저도비슷한
    '24.8.15 7:59 AM (183.98.xxx.141)

    현장에서 일하는데, 글 참 잘 쓰시는군요
    묘사가 아주 생생합니다~

  • 14.
    '24.8.15 7:59 AM (39.120.xxx.191)

    행동이 느려지고 고집이 세지는 등 노인의 특성도 있겠지만 지금의 노인세대가 살아온 젊은날의 특성이 보이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목소리 큰 놈이 이기고 우기면 되는게 좀 있었잖아요
    그래서 지금도 우기고 말도 안되는걸로 떼쓰는 노인들이 많고
    지금 50~60대부터는 교육수준이 높고 그들의 젊을때의 사회분위기도 달라서 좀 낫지 않을까 생각해요

  • 15. 인지기능
    '24.8.15 8:03 AM (110.70.xxx.138)

    노인도 인지기능검사해서 일부 권리 제한하면 좋겠어요.
    저래놓고 잘못되면 남탓해요.
    엑셀을 브레이크라고 밟고 급발진 주장하는 대부분이 고령자라는 것

  • 16. ..
    '24.8.15 8:06 AM (211.234.xxx.89)

    사람의 정신연령이 0에서 시작해서 점점 높아지다가 일정 나이가 지나고 나면 다시 점점 낮아진대요.
    어린이들이야 진짜 처음해보는 거라 미숙해서 그런다지만 나이가 들면 이전에 높은 정신연령대를 경험해봐서 본인이 계속 거기에 머물고 있는 줄 알지만 남들이 볼 때는 아이 같아 보이는 거죠.
    자기 자신이 현명하다 자화자찬 할 때 남들은 유치하다 생각할 수 있는 거랄까요.
    나이 들면서 자꾸 안해도 될 말과 행동을 하고, 하는 중간에 앗차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가지만 내 몸은 이미 움직이고 있는 것도 종종 느껴져요. ㅠㅠ
    나이들수록 필요한 게 좋은 옷과 보석이 아니라 남들 생각할 줄 아는 어진 사람이 되는 것이겠다 생각해 봅니다.

  • 17. ...
    '24.8.15 8:15 AM (112.214.xxx.184)

    우리나라 학력수준이 갑자기 높아진 세대가 80년생 이후인데 그 전까진 비슷할 것 같은데요 지금도 진상 심한 세대가 50-60대인데 그 사람들이 노인되면 더 심하면 심하지 덜하진 않을 듯

  • 18.
    '24.8.15 8:16 AM (223.38.xxx.141) - 삭제된댓글

    약값에 복약 지도비?가 있는 이유가 있어요
    감정 노동 비용이죠

    고달픔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 19. ...
    '24.8.15 8:22 AM (175.115.xxx.148)

    아파서 병원 들러 약 타러 갔다가 와~진짜 앞에 할아버지가 한도 끝도없이 시간 끄는데 저도 주저앉을뻔 했지만 약사도 너무 힘들겠다싶더라구요
    원글님 고충과 걱정 이해해요

  • 20. ...
    '24.8.15 8:28 AM (118.235.xxx.47) - 삭제된댓글

    원글님 말씀에 100% 공감합니다.
    그런데 꼬부랑 노인들만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거에요
    노인분들 상대해보면 거짓말을 잘하고
    내가 편하려고 그냥 우기고 큰소리 내십니다.
    인지능력이 떨어져서 그러는 거 아니에요.
    아들과 통화하면서 내가 싸워서 받아냈다..
    이러는 분들도 있어요.(이 분 2시간을 소리 지르고 업무 마비 시켰던 분임)
    82도 노인분들 이러이러한 점은 고쳤으면
    좋겠다고 하면 니들은 안 늙냐? 너도 늙어봐라.
    나이들면 힘이 없어서 그래..하고 원글을 곡해한
    댓글이 70~80% 이상입니다.
    그러면서 요즘 젊은 것들 ㅉㅉ 이러잖아요.
    요즘 82에 거의 매일 올라오는 훈계글,
    이 폭염에 춥다. 시원하다 글..
    모두 나만 생각하는 노인들 생각이죠.
    진짜 노인들 예절교육 받아야 해요.
    단점만 남은 유교사상이 노인들의 권력이
    되버렸어요.

  • 21. 라랑
    '24.8.15 8:45 AM (1.239.xxx.222)

    주복에 사는데 편의시설 잘되어있으면 뭐해요
    이용하는 60대 이상 분들 진치고 앉아
    사우나 기본3시간 뽕짝까지 불러대서
    아무리 주의를 줘도 소용없고
    실버타운에 대한 환상이 죄 깨졌다는요

  • 22. 이후
    '24.8.15 8:48 AM (110.15.xxx.77)

    60년대이후 노인세대는 좀 다르겠죠.

    저도 60년대생 이지만 친구들이 참 교양있다고

    생각됩니다.

  • 23.
    '24.8.15 8:59 AM (220.65.xxx.198)

    58개띠가 유명한거는 그즈음부터 배운 세대가 많아졌다는거죠 대학 나온 사람이 많아졌어요 웬만하면 고졸이구요 62년생부터는 대학졸업정윈제로 대학생수가 엄청 늘어났어요 배운 세대라 그전하고는 많이 다를겁니다

  • 24.
    '24.8.15 9:22 AM (124.5.xxx.0) - 삭제된댓글

    저희 아버지 45년생이고 서성한 학부 대학원 나온 80대 전직 회계사인데요.
    아버지 매년 세금 내는 거 이런 거 40대 올케가 엑셀 돌리고 전자계산서를 대신 발행해준다니까 자기는 꼼꼼해서 전자계산기와 수기 영수증으로 충분하다라고 우기시다가 한번 해봤는데 숫자 오류 발견했어요. 사칙연산 실수

  • 25. 똑같아요.
    '24.8.15 9:24 AM (124.5.xxx.0) - 삭제된댓글

    저희 아버지 45년생이고 서성한 학부 대학원 나온 80대 전직 금융권 종사자인데요.
    아버지 임대에 대해 40대 올케가 엑셀 돌리고 전자계산서를 대신 발행해준다니까 아버지가 본인은 꼼꼼해서 전자계산기와 수기 영수증으로 충분하다라고 우기시다가 한번 해봤는데 숫자 오류 발견했어요. 사칙연산 실수

  • 26. ......
    '24.8.15 9:24 AM (59.13.xxx.51)

    지식과 교양이 동행하면 좋겠네요.
    저도 60년후반생인데....주변인들보면 살아온 삶따라
    교양수준이 차이가 심해요.
    이대로 늙으면 노인되도 저럴텐데 싶어요.

    사회생활하고 조직생활 해 본 친구들이
    사람들 의식하고 교양있어보이게 행동하는 편.
    잘 늙고 싶네요.

  • 27. 똑같아요.
    '24.8.15 9:24 AM (124.5.xxx.0)

    저희 아버지 45년생이고 서성한 학부 대학원 나온 80대 전직 금융권 종사자인데요.
    아버지 임대에 대해 40대 올케가 엑셀 돌리고 전자계산서를 대신 발행해준다니까 아버지가 본인은 꼼꼼해서 전자계산기와 수기 영수증으로 충분하다라고 우기시다가 한번 해봤는데 숫자 오류 발견했어요. 사칙연산 실수 꽤 여러 번이요. 노인하고 금전관계하시는 분은 더블체킹 필수입니다.

  • 28. 관찰해보니
    '24.8.15 10:27 AM (182.211.xxx.204)

    늙을수록 본성밖에 안남는 거같아요.
    이기적인 본성들이 더 드러나는 분들 많은거죠.
    부지런한 분들은 늙어서도 가만히 못계시고
    게으른 분들은 늙어서 더 게을러지시더라구요.
    그래서 사람 죽을 때까지 안변한다고 하는 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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