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늘 가평 계곡에 다녀왔는데요.
동네 조용한 계곡에나 다녔지 살면서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은 처음이어서 놀랐어요.
텐트는 커녕 우산하나 필 자리가 없고 돗자리 하나 필 자리가 없더라고요 ㅋㅋ
(오전 11시쯤)
자리는 못잡고 그냥 바위에 걸터 앉아있었는데
와.. 어쩜 그렇게 다들 라면을 ㅋㅋㅋㅋㅋㅋ
가장 가까운 매점에서 계곡까지 벌써 걸음으로 3분이 넘는데
굳이 컵라면을 거기서 사가지고 바위, 돌을 디디면서 가서 자리잡고 먹는거에요.
그 계곡이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을 잘 정비해놓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알아서 바위 디디고 내려가야 하는데라, 부모가 아이 잡아주고, 노약자는 아들이 잡아주고 안정적이지가 않은 곳인데
컵라면을 들고 거기를 지나가요. 소중히 뚜껑 덮고요.
그리고 아예 보온병에 뜨거운물을 담아온 사람들은 컵라면 까서 물 담아 익혀먹고요.
세 집중 한 집은 라면을 먹더라고요.
어린 중고등 학생들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더 웃긴건요. 국적은 모르겠지만 덩치큰 백인 아저씨 세명 왔는데
가평 계곡은 구명조끼가 필수인데(무상대여) 두분이 덩치가 너무 커서 구명조끼가 안맞으니
그냥 어깨에 끼고 있는데 그 아저씨들도 어디서 보고 왔는지 나갔다가 라면 들고 다시 들어오는데 웃기더라고요.
오늘 날이 얼마나 덥던지 타죽을 지경이던데
굳이 시원한 편의점놔두고 여기서 라면을 ㅋㅋㅋ
제가 매의 눈으로 봤는데 다행히 국물이나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사람은 없더라고요,.
그리고 하도 보는 눈들이 수백개라 그런 개념없는 행동을 했다가는 망신당하겠죠 ㅋㅋ
계곡에서 먹는 라면 맛있나봐요.
그거 익히고 버리고 생각만 해도 불편. 저는 계곡에서 김밥은 먹어봤는데 라면은 안먹어봤는데
그것도 조용한 계곡에서나 맛있지
오늘 가평 계곡은 진짜 난민촌 그 자체어서 앉을데가 없어서 바위란 바위에는 사람들이 다 앉아있고 어린애 손바닥 만한 돌에도 사람이 앉아있어요.
(얼굴돌리면 바로 옆에 다른 가족 얼굴 있음 ㅋㅋㅋㅋ)
신기하고 한편으로 귀여웠습니다. ^^
그리고 계곡에 놀러왔다고 그렇게들 수박을 들고 위태롭게 내려오는데 그것도 참 귀여웠어요.
바다에서는 통수박 가져오는 사람이 없잖아요.
계곡 = 수박 이런 고정관념인건지.
무거운 수박 그거 들고 내려와서 어디서 썰거며, 끈적끈적.
날이 하도 뜨거워 시원하지도 않을텐데 기분내는게 중요하니까요.
그렇게 다들 라면 먹어도 막 함부로 버리고 이러지는 않은 것 같아요. 옛날하고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시민의식이.
사람이 너무 많은데 물이 참 맑았고요. 물고기들이 막 다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