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병원에 5개월째 계셔요
못걷게 되었고 기저귀 차고 간병인 도움 받고 있어요
걷지만 못힐뿐 정신은 또렷하고 아주 멀쩡해요
되도록 자주 찾아뵈려고 노력하며
휠체어에 모시고 나와 외식도 자주 하는데
엄마가ㅠ병원생활에 지치고 싫증이 나서 못참겠는게 느껴집니다
저는 기가 센 엄마에게 사로잡혀 평생을 고분고분한 딸이었고 엄마의 욕구에 딱딱 맞게 효녀 코스프레 하며 살았어요
그런데 저도 나이 먹고 힘들고 내인생은 뭔가 싶어요
엄마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엄마가 병원생활에 질력나 힘들어하는게 잘 느껴집니다
제가 집으로 모셔와서 케어하고 통원치료하며
엄마가 힘들어하는걸 풀어드려야 언제나처럼과 같은 저다운 행동인데
제 체력이 그렇게 하기 힘들고, 마음도 그렇게 고생하기 싫어요
제가 현실적으로 할수도 없고 하기도 싫으니
엄마가 길어지는 병원생활에 피폐해져도
어쩔수 없이 본인이 감당할 몫이라는 냉철한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정신이 멀쩡하고 기 센 엄마 본래 모습이 회복되어
만나면 저렇게 멀쩡한데 병원에 갇혀 답답해하는 엄마가 불쌍하고, 제가 죄책감이 들어서 마음이 괴롭네요
원래 같았으면 엄마가 불편해하는거 눈치채고 해결해 주었을 것이 저의 자동 습성일텐데요
현실적으로 자신도 없고 제가 너무 힘들어서 이제는 하기 싫어요
사실 엄마는 저를 낳아만 줬지 이기적으로 평생 자기 하고싶은대로 살았고, 그에 비해 저는 속 한번 안썩이고 원활하게 자라서 엄마 몸종처럼 편의를 제공하고 마음과 금전을 다해 효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엄마 병수발 길게 하게 된 이 현실에 내 인생은 뭔가 싶습니다
신은 저에게 너무 가혹한것 같아요
엄마를 계속 병원에 놔두고 앞으로 요양원으로 모시고...
현실적으로는 그래야할것 같은데
정신이 너무 멀쩡하여 아프기 전과 같이 기가 살아
병원생활 힘들어 못참겠다는 상태를 느끼게 만드는 엄마를 만나면
제가 기가 죽고 죄책감에 사로잡혀서
엄마를 자주 찾아가기도 싫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