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야기부터 먼저 하자면...
저는 인간관계에 비교적 탁월한 재능이 있고, 지능이 평균이상이고, 직관력이 뛰어나서
학창시절 공부로는 힘들어본적이 없고
회사에서도 관계로 힘들어본적이 없었어요.
늘 주위에 사람이 끊이지 않고
제가 물론 사람들 만나서도 재밌고, 좋은 면을 먼저 보는 것도 있고요 (이건 마흔넘어서 알게됨.)
근데 현실감각은 좀 떨어지는 편이에요. 그래서 제 손해보는것에도 별로 민감하지 않아서 더 관계가 좋달까...
근데 집안이 그렇게 없는 편도 아니고
양쪽집 첫손주에다 울아빠의 첫딸로 너무 귀하게 자라서 크면서 자존감도 많이 높았던거 같아요.
이런제가 힘든건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를 가거나, 회사를 가거나
매일매일 같은일을 반복하는 등의
덮어놓고 성실하게 꾸준한 노력을 하는 것 ㅠㅠ
그리고 멀리 내다보면서 하루분의 최선을 다하는것... 이런건 정말 젬병이에요 지금도.
잘하는건
예상치 못한 문제에 내면의 폭발적인 집중력과 네트웍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류요.
이런 제가 애를 둘 낳아서 (남편은 제 반대입니다)
진짜 세상 재미있게 육아를 했어요.
아이들이 중고딩인데 아직까지도 크게 힘든적이 없고요, 매일 웃고 행복합니다.
애들도 사춘기가 거의 없어요.
근데 한번씩 현타가 오는게 ㅠㅠ
아이들을 키우면서 단,중장기적 고민과 계획을 수립하고
목표에 도달하게 하고 이런게 너무 어렵고 힘든거에요
무능함을 매일느끼고...
초등때까지는 그럭저럭이었는데.
중등되고서부터는. 어후 ...
그래서 애들이 중간이상정도는 되는 걸 확인하고서는
큰학원 코스를 쭉 밟는 쪽으로 노선을 정하고,
공부는 그나마 했던 축이니, 집에서 오답정리하는걸 조금 봐주고 있습니다ㅠㅠ
그치만 공부라는 작업에 있어서
치밀한 자기주도학습 하나하나 집요하면서도 꼼꼼한 피드백 같은건 제가 되지 않기때문에 (97학번인 저는 중고딩때진짜 벼락치기도 진짜 잘하고, 수업시간 빡집중 &평소는 학원다니고 &꼼꼼한예복습따위는 해본적이 없고, 시험 2주전부터 밤패가면서 평균97이상 유지하던 타입...)
아이에게 이야기는 하고 알려주지만
아이가 끝까지 잘 해내지 못하는데 대해 엄마매니저로써의 빡침이 없고,
그냥..그렇구나...하면서 타협하는.ㅠㅠ
(일례로 중3아이가 이번방학에 중등패스를 사서 과학을 보기로했는데 너무너무 싫다고 안하고.. 국영수만 학원통해 해나가는 중)
근데 아이는 제가 아니기 때문에
저같은 파워풀한 집중력은 잘 없더라고요...
그럼 제가 진짜 매니징을 잘해야하는데...잘못하니까
돈을 써야하고....
저보다 공부를 잘 못했던 제 친구는
광장히 스스로에게 엄격한 편이고, 막 자책도 많이하는 편인데 (저는 스스로에게 매우 관대 ㅠㅠ)
아이들을 진짜 너무 야무지게 관리해서..
와 대단하다...부럽다 맨날 그러거든요
밥도 식단짜서 해먹이고
매일 몇장씩 문제집 과목별로 추가풀이하고.. 뭐 그런요.
아이들이랑 실갱이 엄청하고 맨날 싸우는데
다 싸워서 이기구요.
저는 진짜 제가 먼저 져서...
아... 진짜 쓰다보니 자괴감이 넘 심해지는데요
그냥 돈이나 벌어 학원보내고 그렇게 살아야겠죠?
저라는 한명의 인생으로는 딱히 뭐가 없는데
사회적 기준의 엄마로써는 종종 낙제점인것같아서
가끔 + 많이 자괴감이 옵니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