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김선민 …선진국

../.. 조회수 : 975
작성일 : 2024-08-04 13:41:37

무더위를 식히는 소식이 파리에서 들려옵니다. 

이번 올림픽은 단연 총 칼 활이 열고 있다지요? 어린 친구들의 활약이 참 대답합니다. 오늘 준결승을 앞둔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도 기대됩니다. 안선수의 밝은 모습에 저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위생과 교통문제 등으로 파리 올림픽이 구설에 오르고 있지만, 제게 프랑스는 영원한 선진국으로 남아있을 겁니다.

2009년부터 14년동안 OECD 의료의 질 분야 전문가 협의체에 한국대표로 참석했습니다. 2019년부터 3년동안은 의장으로 활동했기에, 저는 파리를 정말 자주 왔다갔다했습니다.

세계 제일의 문화도시에 사무실과 회의장소가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지만, 바쁜 일정 탓에 가장 제게 익숙한 곳은 한인이 운영하시는 숙소와 OECD 본부회의실, 그리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지하철이었습니다. 파리 지하철은 서울에 비한다면 정말 낡고 불편했습니다. 

그 사건이 없었더라면 프랑스가 우리보다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날도 긴 시간 회의를 마치고 숙소로 가는 지하철을 타려고 La Muette 역으로 향했습니다. 표를 사서 개찰구로 들어가려는데 역무원이 저를 막아세웠습니다. 

무슨 일인지 물으려 했으나 답을 구할수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듯이, 저는 영어로 역무원은 불어로 하는 대화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지나가는 시민 몇 명에게 물은 끝에 이유를 알았습니다. 지하철 노조에서 파업을 시작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치고 배고픈 저는 짜증이 올라왔습니다만 마땅히 붙들고 하소연할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상황이 참 낯설었습니다. 파업으로 지하철 운행을 하지 않음을 말했던 역무원도 미안해하지 않았고 시민들도 불평의 내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현장은 그저 고요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한인인 민박집 사장님께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 사장님은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한국분들이 프랑스에 와서 가장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그 부분이죠. 프랑스에서는 노동자가 파업을 하면 시민들은 불편해도 노동자를 응원해요. 거기에 불만을 쏟는 분들은 없어요. 각자 다 파업을 할 수 있으니까요. 박물관도 파업하면 못들어가지요.”

이게 바로 선진국입니다. 효율을 이유로 소수의 권리를 제한하지 않는 것, 노동자의 권리는 사회 전체로 존중한다는 것, 따라서 정부가 노동자와 시민을 이간질하지 못한다는 점.

수백년 프랑스대혁명의 역사가 허튼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어린 선수들이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돌아오기 전에 프랑스의 문물을 즐길 시간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문물에는 미술 음악 건축과 함께 성숙한 사회분위기도 포함되기를바랍니다.   

다시, 안세영 선수 화이팅!!

#파리 #프랑스 #올림픽 #안세영_화이팅 #똘레랑스 #파리의_지하철 #민중을_이끄는_자유의_여신 #사모트라케의_니케 #에펠탑 #노동자의_권리

IP : 172.226.xxx.47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7442 길 지나가는데 황당한일 8 ㅇㅇ 2024/10/13 2,502
    1637441 강동구와 동작구 어디가 더 살기 편할까요? 24 2024/10/13 3,193
    1637440 피부시술 경험 23 적당히 2024/10/13 3,427
    1637439 유튜브 오디오북에 한강의 소설 1 오디오북 2024/10/13 1,016
    1637438 55세 은퇴... 현금 10억 어떻게 운용하면 좋을까요? 6 이제 2024/10/13 3,734
    1637437 무슨 진동일까요? 3 . . 2024/10/13 1,014
    1637436 채식주의자는 줄거리만 읽어봐도 통찰력이 대단한 소설 9 궁금 2024/10/13 3,363
    1637435 무릎 인공관절수술 아시는 분이요~ 13 ... 2024/10/13 1,080
    1637434 주인과 겸상(?)하고 싶어하는 울 강아지 4 해피엔젤 2024/10/13 1,318
    1637433 치즈는 짭짤해서 맛있나봐요 3 ... 2024/10/13 693
    1637432 나이 80에 공공기관 일 다니는 이모 54 34vitn.. 2024/10/13 21,414
    1637431 코스트코에서 산 진공포장기가 안되는데 7 진공 2024/10/13 924
    1637430 전에 캐셔 10년 다니다 그만둔다고 8 .. 2024/10/13 2,786
    1637429 얼굴 크고 넙대대한 40대 중반이예요 헤어스타일 추천 좀 해주세.. 3 ㅇㅇ 2024/10/13 1,522
    1637428 여의도에서 홍대입구역 10 2024/10/13 587
    1637427 저체중인 사람이 10개월전보다 체중이 더 줄었는데 컨디션은 나쁘.. 9 익명 2024/10/13 1,355
    1637426 전세사기, 안 막나 못 막나…‘전세지옥’ 청년들의 절규 9 ... 2024/10/13 1,298
    1637425 박위 송지은 결혼식에서 남동생 축사라는데... 63 ..... 2024/10/13 39,852
    1637424 키로 베이커리 잘 아시는분 2 판교나 정자.. 2024/10/13 558
    1637423 7막7장에 밑줄 긁고 읽었던 사람 ㅋㅋㅋ 15 ㅇㅇ 2024/10/13 3,502
    1637422 데이트 가는 길 9 데이트 2024/10/13 847
    1637421 자전거 운동 3 103308.. 2024/10/13 574
    1637420 노량진에서 꽃게 사가요 1 워리워리 2024/10/13 1,156
    1637419 경솔해서 사람을 안만나게 되네요 9 아니 2024/10/13 2,796
    1637418 자디앙 복용 후 부작용 극복 4 걱정인형 2024/10/13 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