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고 유달리 정많은 엄마.
유일한 낙이 절에가서 봉사활동하는건데 종교 존중해요
절에서 지인이 입이 약간 돌아갔는데 한의원다닌다는 소리듣고
일단 일반병원을 다녀봐라 하니 그 지인이 따님한테 얘기해서 의사좀 최대한 빨리 알아봐달라고 하셨다네요
뭐 이거까지는 좋아요. 남에게 좋은일하며 서로서로 돕는게 좋죠
제가 잘 아는 병원 신경과 수소문하니
얼마전 모 유명 교수님이 따로 나와 개인병원 차리신거 알고
그 개인병원에 연락해 지인분 성함으로 예약까지 잡아서 일정 카톡으로 보내드렸어요
예약이 오래 걸리는데 아는 사람이라 신경써주셔서 바로 며칠만에 예약 잡았고요
엄마에게 전화가 또 옵니다.
지인이 그날 시간이 안된다는데, 다른날로 잡아달라네..(내 눈치보시는듯) 너 바쁘니 그 병원 전화번호좀 알려주면 안될까? 직접 본인이 전화해서 예약변경하라고 할께
여기에서 화가 나더라고요
(저) 그 분은 자식없어?
(엄마) 있어 아들도 있고 딸도. 근데 다 결혼해서 따로 살아
(저) 그래도 자기엄마 입 돌아간건 알거 아냐. 그거 빨리 치료해야해...내가 보내준 병원이름 검색하면 전화번호 나와. 검색못하면 본인 자식들에게 검색해달라고 해서 알아서 예약 변경하시라고 해. 나 바빠요
(엄마) 그냥 네가 좀 알려주라. 넌 금방 찾잖아
(저) 엄마는 내가 지금 노는걸로 보여? 무조건 빨리 잡아달라고해서 제일 빠른 날짜로 잡아줬더니 뭔 또 본인이 시간이 안된데. 사정이 급한 분이 아니네. 급한 사람이 아닌데 엄마는 왜 이래? 엄마 뭐 빚진거 있어??
(엄마) 너는 뭘 그리 예민하냐. 잘 모르는 사람들 도와주면 좋잖아. 이러는 동안 벌써 검색해서 알려줬겠다
너는 그게 문제야
객관적으로 엄마말이 맞아요. 그런데 저는 화가 나요.
전에도 무슨 암 환자분이 엄마께 매달려서 제가 인맥 동원해서 예약 엄청 빠르게 잡아줬고요
또 이전에도 어디 아픈 엄마 친구분 그분야 최고 명의로 예약까지 잡아드렸고요
제 입장에선 공짜 아니에요. 제 선후배 인맥동원하면
제가 오다가다 어떤식으로든 그때 내 부탁 들어줘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식사도 대접하고 그래요.
물론 서로 돕고 사는거 좋아요. 저희가 뭐 바라는 것 전혀 아니고요.
그게 제 입장에서 아주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런 일이 반복되니 화가 납니다.
제가 화나는 이유가 뭘까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